최근 들어 PC방에 가보면 젊은 여자 손님들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특히 남자친구와 손잡고 PC방 데이트를 즐기는 여성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절대적인 비중에서 남성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최근 들어 PC방을 찾는 여자 손님들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들어 전략시뮬레이션이나 MMORPG 일색이던 게임 판에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PC방에 가보면 골프게임을 대중화한 ‘팡야’나 레이싱 게임의 대중화 물꼬를 튼 ‘카트라이더’ 등을 즐기는 여성 게이머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여성이 게임의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현상은 지속되는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임 업계의 숨통을 틔어 주고 게임산업 자체에도 장르 다양화 등 여러 모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정작 게임업계에서는 여성의 입장에서 여성을 위해 개발하는 게임을 찾아보기 힘들다. 또 군데군데 담배 연기가 피어오르고 어두컴컴한 PC방도 아직까지는 여성이 쉽게 찾을 만한 환경은 아니다. 이들은 아직까지 여심 마케팅에는 무심한 듯 하다.
최근 소비시장의 키워드는 ‘여성’이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소비 주체이자 유행을 창조, 선도하는 경제 활동 주체로서 여성이 부각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미래학자 페이스 팝콘은 21세기를 ‘이브(Eve)’와 ‘진화(evolution)’의 합성어인 ‘이브올루션(EVEolution)’의 시대라고 정의한 바 있다.
앞으로 여성의 구매력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여성 소비자들이 한해 쓰는 돈은 무려 3조7000만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나라 여성의 소비력도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임에 틀림없다.
게임업계는 치열한 경쟁 때문에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여성중 잠재고객을 끌어들여 게임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방안에 대해 심사숙고해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