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회사가 마찬가지이겠지만, 모바일게임 개발사를 운영하다보니 참으로 다양한 이들을 만나게 된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류 중 하나가 우리 회사와 밀접하게 연관된 ‘모바일 마니아’들이다. 특히 어린 마니아들을 만난 후에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난 5월에 ‘께매(게임빌 매니아)’라는 모바일게임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 운영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아직 성숙하지 않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함께 발전시켜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는데, 주부나 회사원도 있지만 대부분 나이 어린 중·고등학생이 주축이 됐다.
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문득 ‘열정’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어린 학생들이지만 이들이 말하는 꿈과 목표, 특히 모바일 게임에 대한 생각들을 접하고 나면 ‘내가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과연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우리는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게 스스로를 채찍질 할 수 있는 숙제를 던져준 셈이다.
마니아들은 왜 그토록 열정적인가.
중요한 사실은 이들이 ‘억지로 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마니아에게 있어 모바일게임이라는 존재는 진심으로 즐기고, 느끼고, 사랑하는 그 자체다. 여타 플랫폼의 게임(비디오, 온라인 게임 등) 보다 모바일게임을 더 즐기는 모바일 마니아의 열정은 이렇게 아주 단순하고 기본적인 원인에서 나온다. 이들은 또 수시로 “이런 게임을 만들어 주세요”, “이것보다는 이렇게 하면 안되나요”하며 우리에게 부드러운 푸시를 가한다.
모바일게임 업계 전반에서 이처럼 모바일 마니아의 열정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단순히 매출을 올리기 위해 잘 나가는 게임과 비슷한 아류작만을 고집하지는 않았는지, 새로운 형식으로 도전할 기회를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대충 쉽게 해외 게임을 들여와 시장에 무임승차하지는 않았는지, 게임성 확대 이외의 다른 것에 시간을 소비하지는 않았는지 모두가 자문해 볼 때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속도로 성장하는 모바일게임 시장. 이제는 진정으로 고객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야 하며, 개발 제작진 역시 마니아의 순수한 열정을 그대로 담아내야 하지 않을까. 조금이라도 매너리즘에 빠질 듯 했다면 이런 어린 마니아들의 열정에 자극을 받았으면 한다.
당당한 어린 스승들이 있기에 참 든든하다. 이들이 있어 국내 모바일게임 산업의 미래는 여진히 밝은 것이다.
<게임빌 송병준 사장 bjsong@gamev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