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리뷰]마그나카르타:진홍의 성흔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흔’은 롤플레잉 게임의 명가 소프트맥스에서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최초의 국산 PS2 롤플레잉 게임이다. 이 작품은 동명의 PC 게임을 원작으로 삼고 있지만 완전히 다른 스토리와 캐릭터, 게임 시스템을 완성해 전혀 다른 타이틀로 봐도 무방하다.

최초로 국내보다 일본에서 먼저 발매돼 약 20만장에 이르는 판매고를 올렸으며 게임의 캐릭터 또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의미가 깊다. 그러나 더게임스 리뷰팀은 이 작품의 숨겨진 단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많은 의문점을 던졌고 역사적으로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타이틀이지만 냉정한 평가로 살펴보면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플랫폼 : PS2

배급사 : SCEK

장르 : 롤플레잉

개발사 : 소프트맥스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흔’은 소프트맥스에서 오랜 기간동안 개발한 최초의 국산 PS2용 롤플레잉 게임이다. 일본에서도 일부 게임 개발사만 지니고 있는 그래픽 기술에 뒤지지 않는 유려한 동영상이 특징이며 사운드에 심혈을 기울여 슬프고 애절한 OST가 유저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또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김형태의 캐릭터는 게임 유저를 벗어나 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게다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방식의 전투 시스템은 자칫 지겨울 수 있는 롤플레잉 게임에 긴장감을 줘 마치 액션 게임과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이 게임은 SCEK를 통해 국내보다 일본에서 먼저 발매돼 호평을 받았으며 약 20만장에 이르는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큰 역사적 의미를 거뒀다. 그러나 ‘파이널 판타지’와 스타일이 너무 비슷하고 잦고 긴 로딩은 큰 단점으로 지적돼고 있다.

평점: 7 그래픽: 7.7 사운드: 8 완성도: 6 흥행성: 7.3 조작감: 6

★제 살 깎아 먹는 로딩이 큰 문제

누가 뭐래도 국내 롤플레잉 게임에 있어 빼놓고 말할 수 없는 게임메이커 소프트맥스. 그들이 만들어 낸 한국 최초의 PS2 롤플레잉 게임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흔’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큰 의미를 갖는 타이틀이다.

뿐만 아니라, 반프레스토를 통해 유통된 일본 시장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가슴 뿌듯한 일이다. 특히 최근 들어 시리즈 작품 일색인 일본 시장에 오리지널 작품으로서 국산 게임이 파고들었다는 점이 더욱 기쁘다. 물론 국내 시장에서의 인기도 매우 뜨겁다.

그러나 국내 뿐 아니라 흔히 ‘일본식 롤플레잉’이라 말하는 이 장르의 본 고장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사실이 과연 실제로 게임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일까 라는 의문이 생긴다. 물론 여러 가지 면에서 뛰어난 작품인 것은 사실이다.

최근 PS2의 한계를 의심하게 할 정도로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주는 여러 게임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아름다운 그래픽, 장소마다 흘러나오는 뛰어난 배경 음악과 수준급의 스토리를 부인하긴 힘들다.

 기존의 롤플레잉 게임들과 차별성을 두고 싶었다는 개발자의 의지가 느껴지는 잘 짜인 전투방식까지, 여러 부분에서 훌륭한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느린 로딩이 문제다. 만약 다른 작품이라면 조금 참고 플레이하면 해결되는 문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게임만의 특징이 로딩으로 인해 깎아 먹고 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마그나카르타’의 독특한 전투 방식과 느린 게임 템포는 상극이다. 신선하고 독창적인 이 게임의 전투 방식은 게임의 템포가 빨라야 빛을 발할 수 있는 형태다. 따라서 잦고 느린 로딩은 게임의 완성도를 낮추고 유저에게 게임의 흥미를 떨어뜨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매우 아쉽기만 하다.

평점: 7 그래픽: 8 사운드: 7 완성도: 6 흥행성: 8 조작감: 6

★의외로 불만족 안긴 감동은 `굿`

모두가 손가락질 했던 2002년의 ‘마그나카르타’라지만 본인은 당시의 작품이 상당한 감동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인스톨조차 되지 않았던 수많은 버그 아래에서 다른 국산 롤플레잉게임이 시도하지 못했던 풀 3D 그래픽과 아련한 음악, 그리고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스토리라인 속에서 어렵사리 맞이한 엔딩은 웬만한 해외 대작게임에 못지않았던 경험이었다.

물론 그것이 한국 유저들의 정서를 간파하고 ‘창세기전’ 시절부터 우려먹은 소프트맥스의 뻔한 신파극에 불과했다고 해도 지난 10년간 쌓아온 업적은 이번에 발매된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흔’의 기대로 이어지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뚜껑열린 이번 작품은 끝이 보이지 않았던 버그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재미를 찾았던 전편보다 감동의 깊이가 너무나 옅다.

전편도 그랬고 이것이 ‘마그나카르타’만의 전통이라고 하면 할 말 없겠지만 영상소설을 읽는 것인지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것인지 착각이 들 정도로 일방향 게임 진행방식은 여전하다. 단순히 캐릭터가 성장하고 필드를 돌아다닌다는 점 외에 왜 이 게임이 ‘롤플레잉’이어야하는지 의문이 드는 구성. 일명 ‘레벨노가다’라고 불리는 작업은 필요 없겠지만 비디오 게임을 즐겨온 유저에게 이러한 구성방식이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잦고도 긴 로딩시간은 둘째치고 느려터진 모션과 전투할 때마다 지겹도록 반복해서 들을 수밖에 없는 대사들. 게다가 유저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답답한 카메라 시점까지 ‘국산게임’이라는 이유로 치부해버리기엔 많은 단점들이 이곳 저곳에서 눈에 띈다.

또 전투시 기술 발동을 위해 타이밍을 맞춰 패드의 버튼을 누르는, 일명 트리니티서클 시스템은 처음엔 나름대로 신선한 느낌을 주지만 칼 한번 휘두르기 위해 끊임없이 리듬 액션을 반복해야하는 특성상 후반부에 들어선 짜증을 유발시키곤 한다. 결국, 그나마 건질만한 것은 제작사의 전통이기도 한 감성스토리(?) 하나뿐이었던 것이다.

평점: 7 그래픽: 8 사운드: 8 완성도: 6 흥행성: 7 조작감: 6

★역사적 의미 충만 완성도 제고 `숙제`

내 이럴 줄 알았다. 결국 이번에도 ‘파이널 판타지’의 숭배자임을 스스로 드러낸 게임에 불과하다. 소프트맥스의 로고와 스퀘어의 로고가 비슷하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파이널 판타지’와 여러 가지 면에서 매번 비교가 됐던 ‘창세기전’ 시리즈는 ‘마그나카르타’에서 정점을 찍었다.

도대체 근본을 알 수 없고, 롤플레잉이라는 장르를 자기네 마음대로 고쳐 얼치기 롤플레잉을 만든 일본을 그토록 경배하는 이유가 뭘까? ‘파이널 판타지’가 전 세계에서 몇 백만장이 팔려도 냉정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진 적은 없었고 모두들 그 화려한 동영상에 압도돼 무조건 ‘뛰어난 그래픽’과 ‘영화와 같은 연출’, ‘아름다운 사운드’ 등 칭찬 일색이 돼 버린 사실이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흔’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의 오프닝 동영상은 오우삼 감독의 느와르 영화를 연상케 한다. 머리카락 한올 한올의 디테일이나 미려한 색감과 뛰어난 연출은 게임에 대한 기대를 대폭 충전시킨다. 그러나 매우 긴 로딩이 여러 차례 발생하며 그 뜨거운 유저의 마음에 찬물을 끼얹고 오프닝과 너무나 다른 실제 플레이 그래픽은 어색한 침묵을 낳게 한다.

독특한 전투 시스템은 마치 액션 게임처럼 긴장감과 박진감을 불러 일으키지만 이 또한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면서 신선한 맛은 사라지고 은근히 짜증을 유발시킨다. 스토리에 남다른 재능이 있어서 길고 긴 여행을 마치면 가슴 깊숙한 곳에서 감동이 몰려 오긴 한다. 또 엄지영씨의 애절한 노랫소리와 아름다운 사운드는 절로 눈물짓게 만드는 핵심이다.

그러나 결국 이런 평가 자체가 스퀘어의 ‘파이날 판타지’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평가가 같다는 것은 동일한 작품이거나 만든 사람이 동일인이 아니고서야 거의 불가능하다.

동영상의 뛰어난 그래픽과 아름다운 사운드, 눈물나는 스토리. 이것이 이 게임의 전부이며 소프트맥스가 태양처럼 바라보는 스퀘어가 추구하는 ‘파이널 판타지’와 완전히 같은 맥락인 것이다. 조금만 눈을 떠 밝게 바라보면 이 게임의 진실이 보인다. ‘팡야’, ‘카트라이더’, 그리고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흔’. 훗….

평점: 7 그래픽: 7 사운드: 9 완성도: 6 흥행성: 7 조작감: 6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