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커멘더’를 아십니까? 미국 웨스트우드의 PC용 RTS(실시간 전략시뮬게임) 대작 ‘커멘더&컨커’(C&C)에 맞서 99년 한국형 C&C를 표방하며 출시돼 화제를 모았던 게임이다. 바로 그 개발사가 5년 만에 만만찮은 MMORPG를 들고 게임시장에 돌아왔다.
최근 클로즈베타 테스트에서 RPG유저들로부터 주목을 끌었던 ‘로한’(www.rohan.co.kr) 개발사 지오마인드(대표 권오준)가 그곳. 지오마인드는 2005년에 ‘로한’을 통해 ‘리니지’ 아성을 넘어 한국 게임시장에 새로운 획을 긋겠다는 각오다.
지오마인드는 온라인게임 시장에선 신생 개발사지만, PC게임 시장에선 나름대로 잔뼈가 굵은 기업이다. 2000년 7월 법인 전환 전까지 97년부터 ‘베틀커멘더’를 비롯해 ‘헬로우 대통령’ 등 다양한 PC게임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창업주이자 현재 프로그램팀을 이끌고 있는 이일승이사(서울대 전자공학, 88학번)를 비롯해 핵심 개발진이 약 8년째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그런 만큼 어떤기업 못지않은 다양한 경험과 개발 노하우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내년 초 오픈을 앞두고 있는 첫 온라인게임 ‘로한’ 의 핵심 엔진 개발 등에 4년 째 공을 들일 정도로 완벽을 추구한다.
# 만만찮은 기술력과 든든한 배경
‘로한’이 지오마인드의 미래라면, 그 미래를 담보하는 것은 이 회사의 탁월한 맨파워와 기술력, 그리고 비즈니스 네트워크다. 우선 작년 이맘 때 전문CEO로 합류한 권오준 사장을 축으로 기획, 프로그래밍, 그래픽 등 세 요소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보통 중소 개발사의 경우 특정 분야에 치우치기 마련이지만, 지오마인드는 중심을 잘 잡고있다.
기술력 역시 지오마인드가 자랑하는 부분. 특히 ‘로한’에 처음 적용된 풀3D 엔진 ‘에폭’(Epoch)은 이 회사의 기술을 함축적으로 설명한다. 지난 2년간 개발진이 밤낮없이 개발한 순수 국산 엔진으로 적은 폴리곤 수로도 콘솔게임과 같은 정교한 그래픽을 입히는 ‘픽셀 세이더’, 텍스쳐 질감의 사실상을 극대화할 수 있는 ‘노멀 범프맵핑’ 기술 등 선진 기법을 자유자재로 구현할 수 있다.
퍼블리셔 써니YNK와의 제휴를 통해 안정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것도 이 회사의 강점. 지난해말 써니는 지오마인드 지분 68%를 확보했다. 코스닥등록사 자회사로 편입됨으로써 지오마인드는 향후 서비스, 마케팅 등에 필요한 안정적인 자금줄을 확보했음은 물론 해외 시장 진출 기반을 구축했다.
# 블리자드같은 글로벌기업이 목표
지오마인드는 현재 ‘로한’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때문에 1차적인 성패는 ‘로한’에 좌우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로한’은 어떤 게임일까? 회사측은 ‘차세대 게임’이란 용어를 사용할 정도로 이 게임은 참 새롭다. 정통 팬터지물이지만, 단순 노가다형을 탈피해 새로운 개념의 성장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게임의 필요충분조건인 ‘재미’ ‘몰입성’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박진감 넘치는 전투시스템과 경제 및 전투시스템을 자랑한다.
아직 2차 클로즈베타만 마쳤을 뿐이지만, 독창적이면서도 최상의 그래픽, 게임성, 커뮤니티성을 지닌 진정한 의미의 블록버스터라는 평이다. 내부에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면 앞으로 ‘리니지2’ ‘WOW’와 3강구도를 형성할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다. ‘로한’은 앞으로 한두차례 더 클베를 거쳐 내년 중반 상용화될 예정이다. 써니YNK의 해외망을 활용한 수출도 함께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리니지2’를 100이라고 하면, 지금 ‘로한’은 50 수준입니다. 그러나, 상용화 때까지는 최소한 ‘리니지2’에 비교해 100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입니다. 현재로선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훨씬 많습니다.” 권오준 사장은 “앞으로 블리자드처럼 전세계 게임 유저들의 기쁨과 행복을 추구하는 세계 일류 게임제작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만드는 사람의 즐거움보다는 즐기는 사람이 즐거운 게임을 추구하고 싶습니다.” 권오준사장(35)은 개발사 대표이지만, “유저입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권 사장은 사실 마케팅 전문가다. 서울대 MBA(마케팅전공) 출신으로 현대자동차, 한국3M 등에서 마케팅업무에 능통했다. 그는 “지금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봤지만,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면서 ‘로한’도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오마인드 합류 전에 무슨일을 했나
▲시티뱅크에서 신규 금융상품 개발 및 론칭을 담당했다. 그곳에서 금융 및 경제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쌓았다. 아마도 지오마인드에 합류하지 않았다면 은행 등 금융계통에서 일을 계속했을 것 같다. 게임쪽일 하게된 것은 아마 내 인생의 가장 큰 도전 중 하나일 것이다.
-게임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게임은 IT와 엔터테인먼트의 환상적인 조합이며, 그동안 내가 마케팅과 IT분야에서 쌓았던 지식과 경험이 잘 결합되는 분야라 생각했다. 특히 MMORPG는 사이버상의 경제가 게임성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금융권에서의 경험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평소 가장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게임은
▲‘WOW’이다. 탄탄한 기획과 연출, 높은 완성도를 효과적으로 이룩한 게임이라 생각한다. ‘에버퀘스트2’ 등 경쟁작들이 캐릭터 완성도에 자원을 집중한데 비해 캐릭터의 디테일을 과감히 포기하고 배경연출에 더 집중해 높은 그래픽 퀄리티를 구현한 것 같다.
-경영철학이라면
▲게임회사의 최대 자산은 인재다. 유능한 인재들이 마음껏 각자의 능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회사 분위기를 만드는게 경영자의 몫이다.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