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치 하드디스크(HDD) 전쟁이 시작됐다.
HDD의 주력 시장이 기존 데스크톱과 노트북 등 PC에서 셋톱박스·개인용 저장장치(PVR)와 같은 디지털 가전과 MP3P·디빅스·캠코더 등 휴대용 디지털 기기로 바뀜에 따라 소형 HDD 시장을 놓고 관련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휴대폰을 비롯한 멀티미디어 단말기 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약진하면서 이를 선점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한층 치열해 지고 있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2.5인치 이상 제품을 가진 업체가 6, 7개에 달하지만 1인치 이하 시장은 아직은 초기 단계로 상대적으로 경쟁 업체가 없다는 점도 시장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PC시장에 주력했던 삼성전자는 모바일 시장을 겨냥해 0.85와 1인치 하드디스크 개발을 끝내고 출시 시점을 조율 중이다.
삼성전자 측은 “PC와 데스크톱 시장은 이미 정점에 와 있어 더 이상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다”라며 “늦어도 내년 2분기에는 1인치 이하 제품을 출시하고 OEM 업체를 대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이미 국내 대표 MP3P 업체인 레이콤을 비롯한 블루텍·팬택앤큐리텔 등 소형 디지털기기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사전 공급선 확보에 나섰다.
히타치와 IBM이 공동으로 설립한 히타치글로벌스토리지테크놀로지(HGST)의 국내 법인인 HGST코리아도 레인콤에 5GB용량의 1인치 제품을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이어 삼성 블루텍·정소프트 등에도 공급 계약이 끝난 상태다. 오는 22일에는 본사 회장이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마케팅에 무게를 실어 줄 방침이다.
이 회사 신동민 사장은 “중·소형 업체를 비롯한 50여개 디지털기기 제조사와 협상 중에 있어 공급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 이라고 말했다.
한국후지쯔도 국내 시장을 겨냥해 2.5인치에서 1.8인치 제품을 선보이고 공격 마케팅에 시동을 건다. 후지쯔는 그동안 2.5인치 시장을 주도해 왔으며 이번에 1.8인치 라인업까지 갖춰 DVR·PVR 등 디지털 가전 시장과 디빅스·MP3P·PMP 등 멀티미디어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후지쯔는 이미 디빅스 전문업체인 에이엘테크 등에 일부 제품을 공급해 왔다.
이 밖에 1인치 ‘ST1’을 출시한 씨게이트가 애플에 제품을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레인콤·삼성전자와 공급 협상 중이며 맥스터코리아도 내년 상반기 중 1인치 제품 출시를 대비해 사전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요 시장조사기관은 전세계 HDD 시장이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데스크톱·노트북PC 부문은 연평균 10% 성장률에 그치는 데 반해 디지털 가전 부문은 25%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병준·한정훈 기자@전자신문, bjkang·exi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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