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방송 재송신 심의 강화

방송위, 2단계 승인 거치도록 규정 바꾸기로

방송위원회가 국내 방송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방송 재송신 승인정책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방송산업에는 일시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지만 미국 등의 유력 미디어그룹의 반발을 사 국제 통상마찰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외국 미디어그룹은 재송신 강화의 대가로 국내 방송사에 대한 직접 투자 제한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관측돼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위는 최근 외국방송 재송신 국내 담당자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국내 방송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부정적 효과를 미치지 않도록 영화·애니메이션 장르를 배제하는 동시에 방송위 승인 절차도 기존 한 차례에서 두 번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외국방송 재송신 승인기준 정책방안을 설명했다.

 현재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위성방송은 전체 채널의 20% 이내에서 외국방송을 재송신할 수 있고 SO 및 위성방송사업자의 경우 개별적으로 채널마다 방송위의 재송신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방송위는 이를 외국방송사업자가 직접 방송위에 재송신 가능 여부를 승인받도록 하고 이후에 각 SO와 위성방송사업자가 또 다시 송출할 외국방송 재송신을 승인받도록 규정을 강화키로 한 것이다.

 방송위는 승인시 장르별 국내 방송산업에 대한 기여도를 검토하며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채널은 각국의 공영방송만 허용키로 했다. 민영방송은 국제적인 가시청자수 및 신뢰성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승인한다. NHK월드프리미엄·스타월드·피닉스차이니스채널·CNN인터내셔널·BBC월드·CNBC아시아퍼시픽·ABC아시아퍼시픽·CCTV4·TV5 등이 해당한다.

 방송위는 또 편성비율 특별보호를 받는 분야 가운데 영화와 애니메이션은 영화 스크린 쿼터제와 방송 프로그램 쿼터제, 국내 애니메이션산업의 활성화 취지 등을 고려해 승인을 배제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 승인 채널은 법을 개정한 후 반영할 계획이다. 국내에는 현재 디즈니채널·카툰네트워크·플레이하우스디즈니채널 등이 방송중이다.

 이에 대해 외국방송 재송신을 담당하는 국내 관계자들은 케이블TV 디지털 서비스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상용 서비스를 앞두고 외국계 거대 미디어그룹들이 한국 시장 진출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각국 정부를 통한 외교적 압력도 예상하고 있다.

 세계적 미디어그룹인 AOL타임워너의 계열사인 터너의 카툰네트워크와 CNN 국내 재송신을 담당하는 CSTV 측은 “터너 본사가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상대적으로 외국인 투자 지분제한이나 쿼터제 등을 완화할 경우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대한 직접 투자로 한국 진출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