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정광춘 잉크테크 사장(5)

(5)기술로 승부하다

잉크테크는 국내 대부분의 프린터와 호환되는 400여 종 이상의 다양한 대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잉크젯 프린터용 잉크류 시장은 프린터 제조사가 장악해 왔다. 이들 프린터 업체의 소모품 판매 경쟁은 ‘전쟁’이라 불릴 정도로 치열하다.

프린터와 리필 잉크 제조사는 창과 방패의 관계다. 리필잉크는 수입 카트리지와 품질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훨씬 싸다. 리필잉크를 찾는 사용자가 많아지자 프린터 제조사의 ‘경계’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잉크 주입구를 밀봉하거나 주입구 위치를 계속 변경하는 방법을 썼다. 최근 전자 칩을 붙이거나 지속적인 카트리지 구조 변경으로 카트리지 자체의 재사용을 억제하고 있다.

잉크테크는 프린터 업체의 방어막을 뚫기 위해 새로운 리필 방법을 끊임없이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잉크젯프린터와 호환될 수 있는 기술력은 잉크테크의 가장 큰 강점이다. 자체 기술연구소를 통해 프린터 신제품에 발빠르게 대응한 것이 시장 선도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었다.

연구개발 중심 벤처기업 잉크테크는 ‘오늘 우리가 이룩한 첨단 기술이 내일도 첨단일 수는 없다’는 모토 아래 연구 개발과 설비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국산 신기술(KT마크)을 획득했고 잉크 조제와 합성· 카트리지 제조 기술 등에 관한 70여 건 이상의 산업 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중소기업 기술 경쟁력 우수 기업 선정 등 대외적으로 기술 인지도도 확보했다.

잉크테크 기술력의 원천은 정밀 화학이다. 흔히 나노기술이라고 불리는 미립자 기술은 최근 더욱 각광받고 있다. 잉크테크는 잉크색소의 안정적인 미립자화 분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모품에서 연관 분야로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의 성장 기반은 사람이고 인간 존중이 바로 내 경영철학의 핵심이다. 회사와 직원은 고용 관계가 아닌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잉크테크는 인력을 채용할 때 모든 부서의 책임자가 함께 결정한다. 능력보다는 발전 가능성과 융화력을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 그래서 2차 면접은 술자리에서 치르는 것이 전통이다.

회사 초창기에는 조직보다 개인의 열정이 더 필요한 시기였다. 그래서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선배의 모든 것을 전수하는 도제교육을 실시했고 이는 구성원간 끈끈한 네트워크로 이어졌다. 이런 체제로 10년을 지내 온 지금은 조직과 시스템을 접목시키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직원의 평균 연령은 29세로 젊은 만큼 열정이 매우 높다. 신규 사업 등 변화에 대한 탄력성도 어느 기업보다 강하다고 자부한다.

경영자의 역할은 구성원과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북돋아 주고 창의력을 강조하는 것이다. 잉크테크의 성공은 임직원이 보여준 열정의 결과물이다. 이들과 함께 연구하고 제품을 만들고 판매할 수 있다는게 행복하다. 가끔 우스갯소리로 ‘항상 최선을 다해 주어진 일을 하다보면 후회 없이 웃으며 죽을 수 있는 멋진 인생이 된다’는 말을 한다.

이 말처럼 현재에 충실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회사, 구성원 개인의 비전을 실현해 나가는 회사가 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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