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업체들이 고객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AMD는 정말로 고객 중심의 혁신을 통해 생존해왔습니다. 독점적 지위를 갖춘 경쟁사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 철저하게 고객의 편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고객 중심이 중앙처리장치(CPU) 분야의 1위 업체인 인텔의 독주 속에서 꾸준하게 사업을 펼쳐온 AMD의 핵심전략이라고 박용진 AMD코리아 지사장(48)은 강조했다.
“그동안 AMD는 CPU 분야에서 생존의 최고의 목적이었습니다. 인텔 경제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정도에 그쳤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AMD는 인텔이 칩을 내놓으면 그와 호환되는 칩으로 시장을 일부 잠식했다. AMD의 역할은 인텔이 독점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건전한 경쟁자 정도였다. AMD가 인텔의 후발업체로 사회에 기여한 것은 CPU 가격 경쟁을 통해 통한 PC를 대중화한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2위 생활을 하면서 꾸준하게 기술을 연마, 인텔 주도의 CPU 경쟁체제에서 탈피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독점적 지위를 갖춘 경쟁 업체의 전략을 반면교사로 삼으면서 시장에서 자신만의 지위를 만든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갖춘 기업들은 시장에 적극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속성이 있습니다. CPU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의 편의보다는 공급자의 기술 위주로 시장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고객들은 불만이 있어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AMD가 고객의 입장에서 기술을 개발한 대표적인 사례가 64비트 CPU라고 박지사장은 강조했다.
“처음에 64비트 CPU를 공급할 때, 32비트 기반의 기존 운용체계(OS)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서버 및 PC 사용자들이 사용자들의 불편을 없앴습니다.”
먼저 서버용 CPU 시장에서 호환성을 강조함으로써 주요 고객사를 확보해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시장에 진입한 데 이어 최근에는 PC 시장에서도 64비트 CPU로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고 있다.
“2위 업체로서 추격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트랜드 창조자가 되려는 노력이 주효했습니다. AMD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고객은 현명하다고 확신하며 이러한 정신을 실제로 칩 설계에 반영했습니다.
박지사장은 AMD의 고객 중심 경영 전략을 국내 반도체 벤처들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객의 마음을 읽는 것이 시장을 읽는 것이고, 이를 통해 ‘타임투마켓(적시 출시)’, ‘타입투볼륨(적시 양산)’을 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춰야 한다”며 “이러한 방식만이 거대 업체들과 경쟁해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AMD는 지난 69년에 설립됐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프로세서, 플래시 메모리와 실리콘 기반의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최고경영자는 헥터 루이즈며 전세계에 1만80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지난해 35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전공정 공장은 독일 드레스덴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있으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패망, 중국 쑤조우, 태국 방콕 등에 조립 공장이 있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R&D) 센터는 미국 캘리포니아 서니베일, 독일 드레스덴, 뉴욕 이스트 피시킬 등에 있으며 현재 IBM의 반도체 연구개발센터에서 공동으로 공정 기술을 개발중이다.
AMD는 CPU 생산 및 영업과 스팬션 메모리 제품 영업을 영위하고 있다. 스팬션은 AMD와 후지쓰의 메모리 생산 라인이 분사한 뒤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로, 올해 노어형 플래시 부분 1위 업체다.
AMD코리아는 지난 87년 설립됐으며 현재 3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다. AMD코리아는 공인 대리점으로 프로세서 부분에서는 윈트로닉스, 제이웨이브, MSD를, 플래시메모리는 멀티웨이브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