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세미컨덕터는 전세계적으로 인재양성소, 즉 반도체 인력 사관학교라는 얘기를 듣습니다. 50년 가까이 반도체 사업을 해오면서 많은 사람과 기업을 길러낸 것 때문에 이러한 평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셔널세미컨덕터코리아 김용춘 사장(46)은 인력 사관학교라는 말이 사람들이 외부로 자주 이탈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포함할 수 있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실제로 내셔널 출신들이 세계 반도체 업계 곳곳에서 주요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라며 이는 내셔널의 인력 자원 관리 노하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니어테크놀러지, 페어차일드 등 유수 반도체회사들이 내셔날 출신들이 설립했거나 분사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또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내셔널 출신들이 각종 반도체 회사에 임원으로 포진해 있다.
“내셔널은 ‘휴먼 오리엔티드’ 된 회사이기 때문에 반도체 업계의 인맥이 형성이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 회사는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을 절대적으로 중시합니다. 최고경영자나 평사원이나 주요 이슈에 대해서 자유롭게 토론이 가능합니다. ‘탑 다운’ 방식이 아니라. ‘바텀 업’ 방식의 의사소통을 추구하고 누구를 막론하고 1대1 대화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습니다.”
이러한 간부와 사원 간의 대화, 엔지니어와 영업사원 간의 정보 교류를 생산성으로 연결해내는 것이 내셔널의 경쟁력이라고 김사장은 역설했다.
“무엇보다도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의 비전을 서포트해 줍니다. 즉, 회사에서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은 물론이고 업무에 필요한 매너, 각각의 대응방안 등에 대한 매뉴얼을 완벽하게 만들어 놓고 교육을 합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회사의 제도적 교육과 자신의 능력을 결부시켜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김사장은 대외적으로는 고객과의 대화 채널을 상시로 열어놓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복잡한 시대에서는 한두 사람이 모두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셔널은 고객들의 지혜를 빌리기 위해서 고객 밀착형 영업을 강조합니다. 고객의 필요에 대한 ‘비즈니스 리뷰’를 추진하는 한편, 다양한 기술을 가진 업체들과 콘소시엄 등을 만들어 항상 배우는 자세를 취합니다.”
내셔널이 최근 국내에 반도체 설계 디자인 센터를 열고 국내 엔지니어를 고용, 한국의 상황과 자사의 기술을 접목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김사장은 내셔널의 인재 양성을 위한 의사소통 프로그램들을 국내 반도체 벤처 업체들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의사소통을 통해 고객의 움직임과 산업의 트랜드를 빨리빨리 흡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의 몇몇 반도체 업체들은 최근 들어 세계수준의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그것도 척박한 토양에서 이뤄냈다는 점에서 존경스럽습니다. 다만, 앞으로 2∼3년 뒤의 추세를 내다보고 다음 아이템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앞으로 고객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알아내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야 합니다.”
김사장은 결국 기업이 어떻게 자기계발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이를 위해 기업의 핵심인 인력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를 내셔널을 통해서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내셔널세미컨덕터는 어떤 회사>
지난 59년에 설립된 내셔널세미컨덕터는 정상급 아날로그 반도체 회사로 고성능 아날로그 장치와 서브시스템을 제작하고 있다. 내셔널 세미컨덕터가 공급하는 첨단 제품에는 전력 관리 회로,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오디오 앰프, 통신 인터페이스 제품, 데이터 변환 솔루션 등이 있다.
내셔널 세미컨덕터의 주요 시장은 무선 핸드셋, 디스플레이, PC 및 랩톱 분야이다. 내셔널 세미컨덕터의 아날로그 제품은 의료, 자동차, 산업, 계측 등 다양한 전자 시장의 다양한 분야에 맞게 최적화돼 있다.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내셔널 세미컨덕터는 지난 5월30일자로 끝난 2004년 회계년도에 19억8000만 달러(한화로 약 2조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내셔널세미컨덕터코리아는 서울 여의도와 구미에 세일즈 오피스를 두고 있으며, 50여명의 직원이 세일즈, 마케팅, 엔지니어링, 그리고 디자인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내셔널 세미컨덕터의 한국 내 첫번째 디자인 센터를 서울에 오픈했다. 여기서는 휴대용 애플리케이션, 평판 디스플레이, LCD TV 용 아날로그 전원 관리 통합 회로 및 서브시스템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