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LG카드 증자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채권단에 밝히면서 LG카드 증자 문제가 새 국면을 맞았다. 이에 따라 채권단과 LG그룹의 ‘큰 싸움’은 사실상 막을 내리고 분담액을 둘러싼 작은 힘겨루기만 남았다는 분석이다.
LG카드 채권단은 2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9개은행 채권단 회의를 열고 LG카드 청산을 포함한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LG그룹이 증자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당분간 LG그룹의 회신을 지켜보기로 뜻을 모았다.
산업은행 나종규 이사는 “오늘 회의를 앞두고 LG그룹에 ‘증자할 뜻이 없다는 20일 답변이 최종적이냐’고 문의했다”면서 “이에 대해 LG그룹은 ‘7700억원을 증자하기는 어렵다는 뜻이지 전혀 증자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나 이사는 “이에 따라 이날 회의를 앞두고 ‘청산하자’ 위주였던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져 LG그룹의 회신을 기다리기로 했다”면서 “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규모나 캐시바이아웃(CBO·채권할인매입) 금액 등에 대해 회신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회신 기한을 못박지는 않았지만 이번주까지는 회신이 와야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그러나 나 이사는 “LG그룹이 채권단이 제안한 안과 터무니없이 차이나는 제안을 할 경우에는 수용할 수 없으며 청산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채권단이 너무 약하게 대응해 LG그룹의 반발만 키웠다며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