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디지털존 기술연구소

디지털 영상, 우리에게 맡겨 주세요.

디지털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비주얼에도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다. 각종 동영상을 디지털 화면으로 실감나게 즐기고 이를 스스로 편집하는 마니아까지 등장했다. 고선명 (HD) 방송을 시작으로 열리는 디지털 영상 시대를 앞서 준비하는 곳이 바로 디지털존 기술연구소다. 연구 인력이 10여 명 안팎의 작은 연구소지만 디지털 동영상을 좀 더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 대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심상원 디지털존 사장은 “연구소의 핵심은 영상 처리 기술력” 이라며 “남들이 다 하는 제품이 아닌 우리 만의 독자 제품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라고 말했다.

이 연구소에서 개발해 히트한 상품 만도 상당하다. 비록 틈새 시장이지만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제품 대부분이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히트한 상품이 ‘존TV’. 이 제품은 캠코더·PC·디지털카메라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로 TV를 시청할 수 있다. 삼보컴퓨터에 번들로 탑재될 정도로 품질과 성능을 인정받았다. 심 사장은 “그동안 주로 HD 카드는 내장형 제품이 많았는데 외장형으로 아이디어를 낸 첫 모델이었다” 라며 “주5일 근무제로 야외 활동이 크게 늘면서 반응이 좋았다” 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자체 브랜드로 영상 편집 보드 ‘비디오 캡’을 개발해 디지털존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비디오 캡은 해외 시장까지 넘볼 정도로 당시 시장에서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디지털 영상으로 전환해 주는 영상 편집 장비인 ‘트랜스코드’ 제품도 디지털 존의 연구소에서 개발한 효자 상품이다. 이 제품은 가격이 외국 제품의 절반 수준이지만 PCI 방식으로 컴퓨터 슬롯에 간단히 꼽아 사용하고 외국 제품에서 제공하지 않는 해상도 변경 프로그램까지 제공해 초보자에서 AV 마니아까지 고르게 인기를 끌었다.

기술연구소는 지난 10월 서울 용산에서 서울 구로동 디지털 벤처 단지로 새 둥지를 마련했다. 인원도 크게 늘렸다. 연구소 안은 아직 페인트 냄새가 가시지 않았지만, 차기 제품 개발 열기로 분위기는 한껏 고조돼 있다. 기술연구소는 지금 전시장에 설치된 PDP·LCD TV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에 디지털 화면을 분배해 주는 분배기와 셀렉터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대기업에서도 제품의 시장성을 인정 받아 참여 의사를 내 비친 상황이다. 제품 출시와 함께 내년 ‘세빗(CeBIT)’ 쇼에 독자 부스로 첫 참가해 기술력을 온 세계에 알릴 꿈에 부풀어 있다. 심 사장은 “대부분의 가정에 이미 캠코더와 PC가 생활 가전으로 자리 잡아 몇 가지 장비만 설치하면 일반인도 손쉽게 자신만의 멀티미디어 작품을 만들고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이런 시대를 앞당기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