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IT 대예측]가전·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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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디지털 가전·부품의 핵심 이슈는 환율과 고유가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대국들이 경기 침체로 인한 성장 둔화와 성장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도 올해 디지털산업계 CEO들이 눈여겨 보고 있는 대목이다. 세계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대외여건 악화로 어려움이 예상되며, 내수 또한 정부의 경기활성화 시책 등에도 불구하고 회복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디지털TV·디스플레이·반도체 등 일부 첨단 가전·부품은 올해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가전업계 CEO들은 올해부터 디지털TV와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으며,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도 올해 지난해 수준의 성장세는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중국을 위험 요소로 보기보다는 시장으로 보는 관점이 우세한 것도 이 분야 CEO들의 공통된 시각 가운데 하나다.

<가전>

 ◇가전 상승세 올해도 이어간다= 국내 대표적인 가전업체 CEO들이 예측하는 올해 세계 가전 시장은 ‘매우 맑음’이다. 대부분 작년 수준보다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으며 올해 경기가 최악으로 떨어져도 최소한 가전 시장은 작년 수준은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작년 줄기차게 이어진 해외수출 성장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침체된 내수시장은 별다른 탈출구가 없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특히, 내수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신상품 개발 속도가 저하되고 결국 국제경쟁력 기반도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전 업계가 국제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기 위한 선행 조건을 ‘내수 촉진’으로 꼽았다. 이를 위해 과거 ‘국민PC’와 같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디지털TV·웰빙가전이 견인차=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가전시장은 소비자의 고급화 및 편리성과 효용성 위주의 제품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가전 시장의 활기는 ‘디지털TV’와 ‘웰빙가전’이 이끌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지난해 디지털방송 전송방식 확정으로 예상된 수요 확산이 기대치보다 못 미쳤으나 올해에는 디지털콘텐츠의 대량 확산과 LCD·PDP 등 벽걸이TV의 부품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디지털TV 가격의 지속적인 인하로 이어져 올 하반기에는 대기 수요가 실제 구매로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등장한 초슬림 브라운관 TV의 본격 상품화는 비용 문제로 다소 주저하던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고가형 프리미엄 가전의 수요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지난해 두각을 나타낸 시스템·웰빙 가전들도 시장 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작년 하반기 쏟아져나오기 시작한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도 새로운 소비 경향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위협은 ‘현재 진행형’= 중국은 이미 가전 시장에서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다는 데 가전 CEO들은 견해를 같이했다. 세계적인 가전 기업들의 생산·제조시설들이 대거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상당 수준에 육박한데다 저임금 노동력을 바탕으로 높은 생산력을 갖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막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면서 올해에는 중국의 세계 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중국기업들의 글로벌 가전 브랜드에 대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지속될 것으로 확신했다. 한 중견 가전업체 CEO는 ‘저가·단순 노동력 위주의 가전 시장은 중국의 위협에 굴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단정해 가전업계의 ‘중국 공포증’이 상당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국내 기업 스스로 △기술·제품의 고도화 △복합화 △부가 가치화 등으로 대응체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경기 상승세는 이어진다=반도체업계 CEO들이 밝히는 올해 세계 반도체시장 전망은 맑음이다. 국내 메모리반도체 메이저업체들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반도체 시장도 지난해에 비해 다소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성장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국내 비메모리반도체 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반도체 수요 확대와 내년 본격화될 DTV 관련 칩의 수요 발생에 힘입어 어느 때 보다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CEO들은 올해 세계 시장 전망을 흐린 후 맑음으로 보고 있다. 패널 생산규모의 경쟁적인 확대로 올해 초반에는 다소 어려움도 예상되지만 하반기부터는 현재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는 LCD TV시장이 확대되면서 수요를 급속히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계 CEO들도 지난해에 비해 다소 침체가 예상되나 차세대 제품에 대한 검증 및 투자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고, 세계 메이저업체들을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 최소한 지난해 수준의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휴대폰용 반도체·대형 디스플레이가 견인차=반도체업계는 올해는 PC용 반도체의 기본적인 성장세와 휴대폰용 반도체의 급속한 수요 증가로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는 플래시메모리, MCP 등이 휴대폰시장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디스플레이구동IC, 카메라컨트롤프로세서, 시모스이미지센서(CIS) 등 휴대폰용 각종 칩들이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디스플레이업계는 올해는 LCD TV 부문이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대형 LCD를 중심으로 시장은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직 중국은 없다=반도체업계는 중국은 우수인력, 자금력, 자체시장 등 반도체 사업에 필요한 인프라가 좋은 상황이고 국가적으로도 반도체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어 급성장이 예상되지만, 아직 한국의 경쟁상대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중국의 급성장이 지속될 것이지만, 메모리 분야의 경쟁력은 최소한 2010년 이전에는 한국이 우위를 지킬 것으로 예상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중국이 정부의 지원과 자본에 힘입어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하면서 과거 대만과 마찬가지로 짧은 시간에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디스플레이 1위 국으로서의 표준 주도 및 지속적인 투자 확대로 당분간 시장 주도권은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리더 CEO의 ‘올해는?’

 ◇반도체=세계 반도체시장을 쥐락펴락 하는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의 황창규 사장은 “올해 세계 반도체시장은 디지털컨슈머·모바일기기 등 반도체 활용분야 확대에 힘입어 IT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비 1.2% 수준(세계 GDP 성장률 4.3% 기준)의 소폭 성장은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조차도 올해 세계 경제를 좌우할 요인인 △유가 △ 중국경제 △환율 △이라크·테러·북핵 등 국제 정세의 여러 변수로 반도체 경기전망에 조심스럽다. 그러나 황사장은 2001년과 같은 큰 폭의 역성장(전년대비 - 32%)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황 사장은 반도체산업의 경쟁은 기업 간 경쟁에서 국가적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한국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뿐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스플레이=LCD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이상완 LCD 총괄 사장은 내년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LCD TV 부문이 큰 성장을 하는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정부 지원부분에 대해서는 “전문인력 육성”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답해 최근 디스플레이 분야의 인력 채용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급부상을 예상하는 일반적인 의견과는 달리 “한국은 명실공히 디스플레이 분야의 1등 국가로 하루아침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니다”며 “2010년이 돼도 한국을 능가하지는 못할 것”으로 단언했다.

 ◇가전= 가전시장의 양대 산맥인 LG전자 디지DA사업본부 이영하 부사장은 “올해 세계 가전시장은 작년 수준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국내 가전 산업을 이끌어갈 수종 품목으로 ‘디지털TV·홈네트워크·트롬세탁기 등 정보가전’으로 꼽았다. 이는 올해 본격화될 디지털방송의 확대와 컨버전스 시대의 도래 등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가전업계의 최대 경쟁국으로 중국이 부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올해 세계 가전 시장은 ‘가격경쟁 심화와 더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첨단 기술 개발의 가속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꾸준한 연구개발(R&D)역량과 핵심인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산업부>

◆업종별 경기전망 및 이슈 

분류 경기전망 주도 아이템 긍정요인 위협요소

가전 매우 맑음 디지털TV/웰빙가전 디지털방송규격확정/휴대형 기기수요 확대 환율, 고유가, 내수침체, 중국급부상

반도체 맑음 휴대폰용 반도체 휴대폰용 메모리용량 증가/휴대폰 멀티미디어화 세계경기침체/중국 파운드리업계 급부상

디스플레이 흐린후 맑음 대형 D-TV 세트 LCD TV시장 개화/대형 TV 수요 확대 디스플레이 공급과잉/대만 중국 급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