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를 둘러싸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화질에 이어 음질이 디지털TV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잣대로 부상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음질 개선 알고리듬인 ‘DNSe’를 자체 개발한 데 이어, LG전자도 멀티미디어 프로세서인 ‘헤론칩’을 통해 디지털TV의 음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외 국내 디지털TV 전문회사들도 오디오 프로세서의 성능을 높이는 한편, 울림통 구조를 바꾸고 있어 내년에는 ‘홈시어터 수준의 고음질 구현’이 디지털TV 업계의 또 다른 화두가 될 전망이다.
◇또 다른 디지털, ‘음질’=이는 생동감 있는 동영상 감상은 물론, 5.1채널 디지털방송을 감상하기 위해서도 TV에서 사운드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디지털TV에서 활발히 벌어지는 화질 경쟁이 최근 음질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앞 다퉈 선진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의 고민은 TV 두께가 얇아지면서 TV 내에 스피커를 내장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져 음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 특히 벽걸이 TV인 PDP·LCD TV에 이어 브라운관 TV마저 초슬림형으로 바뀌는 추세여서 업체마다 적은 공간 내에서 CD급의 음질을 유지하기 위한 연구를 나름대로 시도하고 있다.
TV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음질을 높이려면 스피커 뒤쪽에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지만, TV 두께가 얇아지면서는 공간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칩이나 프로세서, 소프트웨어적인 알고리듬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3D 스테레오나 저음을 보강할 수 있도록 오디오 관련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칩과 SW로 음질 높여=2년 전부터 ‘DNSe(Digital Natural Sound engine)’를 개발해 온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 개발을 완료하고 프로젝션TV 이상 고급기종에 장착하고 있다.
DNSe는 삼성전자가 음질을 개선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알고리듬. 두 개의 스피커로 5.1채널 음질을 내는 가상음향기술이다. 5.1채널의 스피커를 채택하지 않고도 5.1채널 효과가 나는 것처럼 저음 보강 및 3D 스테레오 기능, 자연스러우면서 풍부하고 다이내믹한 음질을 들려줄 수 있는 기술이다. 타사가 돌비나 SRS를 사용하는 데 비해, 삼성전자는 모두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화질개선엔진인 DNIe 홍보에 주력하고 있으나 곧이어 DNSe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갈 방침이다.
LG전자(대표 김쌍수)도 ‘헤론칩’을 통해 음질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헤론칩’은 오디오와 사운드 신호를 처리하는 멀티미디어 프로세서 칩으로 저음을 강화하고 풍부한 음량을 구현할 수 있도록 특화돼 있다. SRS 트루사운드 기술을 적용, 스피커 2개로도 5.1채널 입체음향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각 스피커에 연동해서 최적화해 주는 것도 특징으로 꼽힌다. LG전자는 현재 DTV연구소와 TV사업부 영상제품연구소에서 음질, 음향, 스피커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인 디보스(대표 심봉천)도 독일 미크로나스 사운드 프로세서를 통해 음질을 개선하고 있다. 이 프로세서는 같은 주파수(20∼20kHz) 내에서 모든 음을 출력해 주는 기술이 내장돼 있다. 디보스는 스피커 뒤 울림통 구조를 바꿔 저음을 보강하는가 하면, 40인치 LCD TV에 대해서는 별도 스피커통을 탑재하는 등 음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