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측기 시장에 특수 용도로 특화된 ‘전용’제품 바람이 불고 있다.
전용 계측기는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이지만 범용 계측기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고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각 회사만의 특화된 영역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요소로 꼽히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한국텍트로닉스 등 해외 메이저 업체는 물론 이노와이어리스·테스콤 등 국내 대표 업체들도 특화된 영역에 전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측기를 대거 내놓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메이저 계측기 업체들을 중심으로 범용보다는 전용제품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범용제품은 수요가 꾸준하지만 이들 장비만으로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IT환경에서 복잡해지는 제품 측정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애질런트(대표 윤승기)는 휴대전화 단말기 개발과 이동전화의 대량 생산 현장에 특화된 ‘8960CDMA2K’ 계측기를 선보였다. 무선 통신 전용제품으로 이미 국내외 수많은 무선 전화 단말기를 테스트해 온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애질런트는 무선 통신 단말기와 기지국, 신기술 개발에 특화된 ‘E4440A’ 시리즈 스펙트럼 분석기도 출시중이다.
한국텍트로닉스(대표 박영건)는 전자태그(RFID)용으로 활용도가 높은 8㎓대 고성능 실시간 스펙트럼 분석기 ‘RSA3408A’를 최근 출시했다. 회사 측은 이 제품이 RFID처럼 복잡하고 순간적으로 변하는 무선 주파수 분석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노와이어리스(대표 정종태)는 이동통신망 최적화(음영지역·서비스 품질 테스트)용 계측기와 솔루션 등에서 국내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4일 위성 DMB 단말기 개발과 생산에 최적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DMB 전용 스펙트럼분석기 ‘ISSG-2600A’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등 앞으로도 특화된 계측기로 시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테스콤(대표 김영대)도 블루투스에 특화된 ‘TC-3000A’ 계측기로 외산 장비들을 제치고 관련 측정기 시장에서 60% 이상을 점유했다고 밝혔다. 테스콤은 블루투스에 이어 지상파 DMB 전용 계측기 개발을 마치고 내년 1월부터 판매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정종태 이노와이어리스 대표는 “범용 계측기 시장에서 고가형은 외국 거대 메이커들이, 저가형은 국내 중소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며 “국내 IT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 특수 용도로 쓰이는 계측기는 기술력을 갖춘 국내 업체들의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