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인 에이서의 창립자 스탠 시(60) 회장이 은퇴한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스탠 시 에이서 회장은 평소 “60세가 되면 은퇴하겠다”고 공언해왔던 대로 오는 30일 그를 도운 선배, 임직원, 주주, 사업 파트너 등을 초대해 사은파티를 갖고 은퇴를 선언한다. 이로써 시 회장이 32살 때인 1976년 토대를 마련한 범에이서그룹도 그의 은퇴로 27년만에 역사로 남게 됐다.
범에이서그룹은 지난 2000년 시 회장이 IT산업의 거품 붕괴로 위기를 맞은 후 에이서 그룹을 에이서, 벤큐(BenQ), 위스트론 등 3대 그룹으로 나눈 데서 명칭이 유래됐다.
다른 그룹들과 달리 자식이 아닌 전문 경영인에게 자리를 물려준 시 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시 회장을 보고 에이서 주식을 샀는데 은퇴가 말이 되느냐?” “아들은 어디 갔느냐?”는 등의 질문이 쏟아지자 “자식이 나의 자리를 물려 받는다면 주주, 임직원, 그리고 자식들에게도 불공평한 것”이라고 대꾸하기도 했다.
시회장은 은퇴 후 에이서의 대주주로 남지만 회사 일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는 그러나 “평생 창업을 통해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재미를 즐기겠다”며 에이서에선 은퇴하지만 창업 투자 등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