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모바일 게임 길드 ‘사신길드’는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으로 100만 다운로드를 넘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엔텔리전트의 ‘삼국지무한대전’ 마니아들이 모인 곳이다. ‘어! 어떻게 모바일 게임에서 길드를 조직할 수 있지?’하고 놀라는 이들이 많다. 온라인 게임처럼 일반화되고 다양하지는 않지만 네트워크 게임이기에 가능하다. 삼국지 무한대전 게임에만 약 20여개의 크고 작은 길드가 조직돼 활동 중이다.
사신길드는 지난 5월 인터넷 카페에 ‘삼국지무한대전’을 즐기는 마니아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해 자연스럽게 길드로 이어진 경우다. 처음에는 게임에 관한 여러 질문과 정보를 교환하던 수준에서 점차 휴대폰으로 일대일 대전을 즐기고 나아가 팀을 구성해 외부 대회에도 참여하게 된다. 게임은 모바일로 즐기지만 채팅 등 커뮤니티는 주로 카페를 통해 이뤄진다. 현재 등록 회원 수는 약 5500명에 적극적인 활동파만 50여 명에 이른다.
이처럼 사신길드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가장 먼저 생겨났고 현재 가장 많은 회원 수를 확보하고 있는 가장 규모있는 모바일 게임 길드라는 점이다. 많은 인원만큼 회원 구성도 10대 중학생부터 30대 샐러리맨까지 다양하며 활동력도 왕성하다. 정기적인 자체 토너먼트를 벌여 게임의 재미를 나누고 실력도 쌓는다. 자체 토너먼트의 상품은 20∼30대 비교적 여유 있는 회원들의 아이템을 기부받아 활용한다. 또 이중 실력이 우수한 회원을 뽑아 모바일 길드대항전에 참여한다.
길드원 중 100렙 이상에 5000승 이상 거둔 사람은 길드 내 별도의 혈맹에 가입할 수 있다. 이는 일반 회원에게 길드 활동은 물론 해당 모바일 게임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비록 모바일로는 ‘삼국지무한대전’ 하나만 즐길 수밖에 없지만 사신길드원들은 온라인에서 만나면 곧잘 ‘스타크래프트’나 ‘카트라이더’를 함께 즐긴다. 카페에서 만나면 ‘수업시간에 게임을 하다 들켜 혼난 얘기’부터 ‘딱 한 판만 하고 자려했는데 결국 또 밤을 세웠다’는 얘기 등 모바일 게임에 관한 웃지못할 얘기들을 나눈다.
대화를 나누고 1대1 대전 한판 하면 금방 친해져 어느새 친구가 되고, 형동생이 된다. 새로 들어온 회원들은 한결같이 처음에 ‘이런 카페에 이런 모바일 길드가 있는 줄 몰랐다’고 말한다.
사신길드원의 평소 필수품 1호는 여분의 배터리. 2∼3개의 배터리를 소지하고 있는 길드원도 상당수다.
사신길드는 내년 초 첫 공식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그동안 다양한 연령층에 많은 회원이 활동하다보니 오프라인에서 만나 어울리기가 힘들었다. 6개월 이상의 길드 활동을 통해 친해질 만큼 친해졌으니 이제 온라인 게임 길드처럼 서로 만나 친목을 다져보자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신길드원들은 지금 그동안 얼굴 한번 못보고 게임을 함께 즐겨온 동료의 실제 얼굴을 볼 날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 사진설명 : “사신길드원들 내년에는 얼굴 한번 봐요.” 모바일 게임 마니아들로 구성된 사신길드가 내년에는 처음으로 오프라인 공식 모임을 갖는다.한신호(26) 모바일 게임이지만 주위에 보면 게임에 너무 빠져 정작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길드원 중 학생들이 많은데 즐겨가면서 취미로 했으면 좋겠다.
최상우(17) 우리 길드는 커뮤니티가 활발한 곳이다. 이러한 장점을 잘 살려서 게임을 함께 하는 것뿐 아니라 서로 잘 어울려 지낼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정현수(17) 모바일 게임을 잘 아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라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다. 또 1대1 대전도 언제든지 마음껏 해볼 수 있어 즐겁다.
계민수(16) 개인적으로 볼 때 길드 활동이나 카페에서의 활동이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는 것 같다. 좀더 체계적이고 단순화시켰으면 좋겠다. 사실 뭘 하나 해보려 해도 너무 혼란스럽다.
배종원(16) 수업시간에 모바일 게임을 하다가 선생님께 들켜서 핸드폰을 뺏길 뻔한 적이 있다. 조심하자. 수업시간에는 웬만하면 게임하지 말고 방학 때나 휴일을 이용해 많이 하자.
이지환(20) 모바일 게임 개발사에서 모바일 게임 길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도 해줬으면 좋겠다. 특히 버그아이템을 알면서도 버젓이 판매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