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옆구리 연애 게임으로 달래요

옆구리가 허전한 솔로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가 되면 평소보다 더욱 쓸쓸할 수밖에 없는 법. 추운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여우나 늑대 목도리(?)를 아직까지도 마련하지 못했다면 아쉬운 대로나마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쓸쓸함을 달래보자.

혹시 연애게임으로 솔로를 탈출할 수 있는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 단, 연애게임은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대부분 여러 가지 변수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게이머의 특정한 선택에 따라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변화무쌍한 실제의 연애와는 차이가 있다는 점, 대부분이 성인용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연애게임의 원조라고 한다면 코나미가 내놓은 ‘두근두근 메모리얼’을 꼽을 수 있다. 이미 오래전에 나온 게임이지만 아직도 이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가 있을 정도다. 이 게임은 연애게임의 전형으로 이후 ‘동급생’ 등의 다른 많은 연애 게임에 영향을 미친 작품이다. 오래된 게임이어서 3D 그래픽에 익숙한 눈으로 보기에는 그래픽이 많이 떨어지지만 다양한 미소녀 캐릭터가 등장하는 데다 내용도 충실해 걸작의 반열에 든 게임이다.

‘두근두근 메모리얼’이 원조라면 ‘동급생’ 시리즈는 연애게임의 교과서적인 게임이라 할만하다. ‘동급생 1’과 ‘동급생 2’ 등 두편이 있는데 모두 도스용으로 출시됐다 후에 윈도우용으로 리뉴얼판이 나왔다. 95년도에 발매된 이 게임 역시 일본 게임이지만 와레즈 등을 통해 국내 게이머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작품. ‘동급생’ 시리즈는 노골적인 성적 묘사가 종종 등장한다.

1편의 줄거리는 사키마케 학원의 문제아인 주인공 타쿠로우가 부모님의 직장 문제로 혼자 살게 되면서 여름방학동안 동급생, 여자선배 등과 추억을 쌓는다는 내용. 윈도우판의 경우, 성우인 사토미나 미사의 연기 등이 볼만하고 음성녹음이 잘됐다는 평을 듣고 있는데 도스판에 비해 성적인 묘사가 다소 완화됐다.

2편은 역시 마찬가지로 문제아이며 플레이보이인 야소하치 학원의 류노스케가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겨울 방학을 맞아 진지한 이성교제를 하게 된다는 것이 줄거리.‘동급생’하고 비견될만한 게임으로 ‘투하트’와 ‘피아캐롯’을 꼽을 수 있다.

‘투하트’는 스토리를 중요시하는 게임. 다른 게임들이 날씬한 8등신의 미소녀를 등장시키는데 비해 이 게임에서는 귀여운 소녀풍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성인용 게임임에도 야한 장면은 엔딩이 다 돼서야 잠깐 나오고 만다. 따라서 야한 장면을 기대하면서 게임에 등장하는 지문을 대충대충 넘기면서 하다보면 별다른 감흥을 느낄 수 없는 게임이다.

고등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한 원작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임이어서 게이머 직업을 학생으로 설정하면 더욱 원작 애니에 가까운 재미를 볼 수 있다.

‘피아캐롯’은 2편이 한글화돼 국내에서도 정식 발매됐던 게임. 고등학생이 피아캐롯이라는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는 연애 경험이라는 기본 줄거리를 갖고 있는 F&C의 대표작이다. 화려한 커스텀과 탄탄한 스토리 때문에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이 게임은 전반적인 그래픽이 ‘투하트’에 비해 다소 야한 느낌을 주지만 성적인 장면은 게이머가 어떻게 플레이 했느냐에 따라 역시 엔딩 부분에 가서야 보너스식으로 등장한다.일본의 패밀리소프트가 내놓은 ‘미스틱마인드’는 캐릭터와 분위기가 만화풍을 띄는데 여러 면에서 독특한 게임이다. 우선 대부분의 연애게임이 남성이 주인공이 되는데 비해 이 게임은 남자 주인공인 케이와 여자 주인공 메구미를 중심축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게이머는 메구미라는 캐릭터를 선택해 남자들로부터 구애를 받을 수 있어 여성들도 부담없이 해볼만 하다. 또 한번 이성을 사귀다가 마음에 안들면 차버린뒤 새로운 이성을 사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놓았다는 점과 양다리 걸치기가 가능하도록 해 2~3명의 이성과 동시에 교제를 할 수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물론 양다리를 걸친 사실이 들통 나면 차이게 된다.국내 업체인 메가폴리가 올해 초 내놓은 ‘러브’는 게임의 주 소비층인 남성보다는 여성 게이머를 겨냥해 만들어진 게임이다. 줄거리는 첫사랑의 꿈을 간직한 여고생인 주인공이 1년 안에 남자친구에게 고백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 소녀 취향의 꽃미남이 대거 등장한다.

이 게임은 어린 아이들이 주로 하는 인형놀이에 착안해 만든 ‘화장 모드’라는 일반적인 연예 게임과는 다른 게임 시스템이 존재한다. 화장을 시작하면 거울에 주인공의 얼굴이 나타나고 마스카라, 아이라이너, 파우더, 아이브로우, 아이섀도우, 립스틱, 칼라렌즈 등 실제와 다름 없는 화장품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타입으로 얼굴을 꾸밀 수 있다. 이외에도 수백가지의 패션 아이템이 등장해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솜씨를 뽐내볼 수도 있다.

이 게임은 여자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혼자 사는 여고생인 주인공이 1년 안에 남자 친구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는 설정은 일반적인 연애 게임의 공식을 벗어나지는 못한다.

또 한가지 기대되는 점은 유통사인 위자드소프트가 메가폴리와 온라인게임 ‘러브온라인’ 서비스 운영권 계약을 체결해 온라인으로도 ‘러브’를 만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황도연기자 황도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