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업계, 이제는 `북미 골드러시`

빅3, 내년 북미수출 예상물량 시장점유율 50%

최근 수년사이 중국판 골드러시로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한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이번에는 북미 시장에서 금맥을 찾아 나서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계열 등 한국 빅 3의 내년도 북미 수출 예상물량이 시장점유율 규모에서 50%에 육박하고 있고 SK텔레텍, VK[048760], 이노스트림, 텔슨전자 등 중견 업체들도 북미시장에 대한 본격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북미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가장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면서 기술과 디자인 등 한국 휴대전화의 품질경쟁력이 시장에서 먹혀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LG전자를 합친 북미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2년에는 10%대였으나 지난해 20%대 초반에 이어 올해 30% 중반을 넘었고 내년에는 40%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최대 2천800만대, LG전자는 2천400만대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에는 두 회사 모두 3천만대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팬택 계열의 경우 올해 오디오박스를 통해 제조자설계(ODM) 방식으로 700만대를 공급했으나 내년에는 미국 시장의 10%에 육박하는 1천200만대를 자가브랜드로 수출할 예정이다. 여기에 VK는 이달들어 북미 이동통신 단말기 공급업체인 인포소닉에 초도물량을 공급한 데 이어 내년에 본격적으로 북미시장을 공략할 계획이고 SK텔레텍은 내년 초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미국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을 통해 CDMA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시장에서 의욕적으로 사업을 벌이다 경쟁격화로 경영이 악화된 텔슨전자는 버라이즌의 제품테스트를 통과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1X폰을 멕시코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며 이노스트림도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이 CDMA 종주국이라는 기술적 강점을 가지고 있는 데다 작고 깜찍한 디자인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면서 북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면서 현지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제품 선택에 있어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기술, 디자인 등 제품 경쟁력만 있으면 오히려 물건을 고가에 팔 수 있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국내 업체, 특히 중견업체들은 단순히 탈(脫) 중국의 일환으로 북미 시장에 접근하거나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물건으로 제값을 받는 제품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충고했다.kskim@yna.co.kr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