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듀얼코어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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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머리에 두 개의 뇌를 담는다.’

 전자기기의 머리에 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가 내년에는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똑똑해질 전망이다. 연산 기능을 담당하는 CPU 코어가 내년부터는 하나씩 더 들어가기 때문. 듀얼코어를 채택하면 지능지수가 배가되고 처리할 수 있는 속도 및 용량도 많아진다.

 비PC 계열에서는 퀄컴이 처음으로 듀얼코어 제품을 내년 초에 선보일 예정이다. 컴퓨터 업계에서는 이미 인텔과 AMD가 듀얼코어를 놓고 기술 경쟁에 돌입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내년에 듀얼코어 시대가 열리며 시간이 흐를수록 하나의 칩에 여러 개의 프로세서 코어를 집적하는 ‘멀티코어’가 당연하게 인식될 것으로 보고 있다.

 ◇퀄컴, 내년 상반기 듀얼코어 제품 출시=휴대폰 베이스밴드 칩 설계업체인 퀄컴은 내년 1분기와 4분기에 각각 MSM7500(EVDO 리비전A)과 MSM7200(WCDMA·EDGE) 샘플을 출시한다. 새롭게 나오는 MSM7xxx 시리즈는 기존 모뎀 칩과는 달리 CPU 코어를 두 개씩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김철우 퀄컴코리아 박사는 “MSM7xxx 계열은 ARM11 및 ARM9 CPU 코어를 포함, 하나의 코어는 통신 기능을 전담하고 다른 하나는 멀티미디어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며 “소프트웨어 설계가 쉬워지고 시스템이 안정되는 등 기존 플랫폼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컴퓨터 업계, 듀얼코어 경쟁 본격화=컴퓨터 업계에서는 듀얼코어 시장을 놓고 인텔과 AMD가 자존심 경쟁을 시작했다. 인텔의 차기 CEO로 내정된 폴 오텔리니는 지난 9월 열린 인텔 개발자 포럼에서 “듀얼코어 프로세서는 인텔의 미래며 내년에 인텔이 서버와 PC용 듀얼코어 칩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내년에 서버용으로 ‘몬테치토’를, 데스크톱용으로 ‘스미스필드’를, 노트북PC용으로 ‘요나’를 출시한다.

 이국연 인텔코리아 이사는 “일단 90㎚ 공정에서 듀얼코어 제품을 내놓고 점차 65㎚ 공정을 통해 다이 크기가 작은 칩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MD는 듀얼코어 시대에는 인텔을 제친다는 전략하에 바삐 움직이고 있다. AMD는 내년 중순에 워크스테이션·서버용 듀얼코어 제품을, PC 및 노트북용은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AMD코리아 관계자는 “이미 지난 6월 듀얼코어 프로세서 디자인을 모두 마쳤으며 지난 9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서버용 옵테론 프로세서 듀얼코어 버전으로 시험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전망=듀얼코어 프로세서는 기존 CPU와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해석된다. 인텔 측은 “그동안 CPU 성능을 클록스피드로 높였다면 앞으로는 코어를 늘려 나가는 방식으로 향상시킬 것”이라며 “멀티코어 CPU로 실질적인 멀티태스킹 기능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PC와 휴대폰 등이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아 복잡한 기능을 실현하는 복합기로 변신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동시에 처리하는 기능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제품 크기가 작아져 여러 개의 칩보다는 다양한 기능을 하는 작은 칩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듀얼코어를 넘어 멀티코어에 대한 요구가 많아질 것이라며, 우선 내년이 듀얼코드 시대를 여는 첫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