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IT 대예측]"경기 둔화 대세…내수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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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는 피할 수 없지만 회복 시점은 앞당길 수 있다.’

 전자신문이 2005년 새해를 맞아 삼성경제연구소·LG경제연구원·대신경제연구소·대우증권 리서치본부 등 국내 주요 민간 경제연구기관을 대상으로 ‘2005년 IT 대예측’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문가들 모두 올해 IT산업의 성장 둔화를 대세로 인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가 하반기 이후 회복세로 돌아서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양상이 될 것으로 보고 정부 정책이 뒷받침되고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각 연구기관 리서치 책임자의 2005년 전망을 문답형식으로 알아본다.

 -2004년 하반기부터 IT산업이 둔화세로 돌아섰다. 올해도 둔화세가 이어지나.

 ▲윤종언 삼성경제연구소 상무=주요 IT제조업의 성장률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 휴대폰·모니터의 수요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수출 규모가 줄어들고 반도체 부문도 공급 과잉으로 인해 하강 국면이 이어질 것이다. 다만 반도체의 경우는 하반기 이후 조정기를 거치며 2006년 재상승기를 준비할 것으로 본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 상무=상반기까지 내수 침체가 이어지고 수출의 성장 기여도도 크게 하락할 것이다.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이 성장세 둔화의 원인이다. 특히 반도체·휴대폰 분야에서 급격한 둔화가 예상된다. 주요 5개 IT 부문의 전체 성장률은 2004년 16%에서 올해는 6%로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부정적인 전망 속에서도 하반기 이후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하반기 이후 전망은.

 ▲전병서 대우증권 상무=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2분기에 3.8% 수준으로 떨어진 뒤 3분기 4.6%로 높아지고 4분기에는 5%대를 회복할 것이다. 달러 약세와 미국 금리 인상 등이 변수지만 그동안 내성이 쌓인 만큼 이로 인한 충격을 적절히 소화하고 하반기부터 상승 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다.

 ▲조용백 대신경제연구소 이사=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에 힘입어 부진했던 내수가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세계 경제 둔화로 IT산업은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고 수출 증가세도 약화될 것으로 본다.

 ―대외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우리만의 경제를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우리와 가장 밀접한 미국·중국의 올해 경제를 점친다면.

 ▲김영민 상무=지난해 세계 경제는 사실상 미국과 중국이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금리인상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004년 대비 0.9%포인트 줄어든 3.3%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경제성장률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안정적인 성장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주요 변수는 달러화 급락으로 인한 미국발 금융위기와 중국 경기의 경착륙 우려다.

 ▲조용백 이사=미국 경제 성장률은 소폭 하락하겠으나 잠재 성장률 수준의 견조한 흐름은 이어갈 것이다. 이에 반해 중국 경제는 긴축정책, 위안화 환율 조정 등 불확실한 요인이 있어 ‘소프트랜딩(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IT경기 회복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전병서 상무=IT경기는 개별 산업 사이클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부 정책만으로 경기를 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연구개발(R&D) 지원과 수도권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

 ▲윤종언 상무=대기업이 국내 경제활동의 주역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고는 경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정 규제 완화 또는 폐지를 통해 정부에 대한 믿음을 심어준다면 투자의 주체이자 중소기업 제품의 최대 구매자인 대기업의 역할이 자리잡을 것이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