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통합전산센터 프로젝트사업, 삼성SDS·LG CNS 그들만의 잔치

 범정부통합전산센터 프로젝트 재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한 ‘삼성SDS-LG CNS-KT’가 센터 구축에 소요되는 솔루션 및 장비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관련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들 3사가 ‘경비 절감’을 이유로 컨소시엄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들에 심각한 수준의 공급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일부 솔루션의 경우 정상 가격의 5분의 1 수준으로 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격 경쟁을 버티지 못한 솔루션 업체들이 프로젝트 참여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히 솔루션 분야에서 저가 입찰에 따른 피해와 함께 이 프로젝트가 삼성이나 LG 관계사들의 ‘독식’으로 끝날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보안과 SMS 분야가 가장 심각=삼성SDS와 LG CNS 등은 입찰 실시 불과 이틀 전에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을 결정했다. 3사는 현재 제안할 솔루션 및 장비를 새로 선정하고 있다. 3개사가 하나의 컨소시엄으로 합쳤기에 중복 분야의 업체 배제 등의 선별은 불가피하지만 이 과정에서 터무니 없는 수준의 공급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안 및 시스템관리솔루션(SMS) 등 솔루션 분야가 가장 심각하다. 보안 분야 중 대당 5000만원대의 기가방화벽은 공급 가격이 1500만원선까지 내려 왔다. 또 20여대가 들어가는 방화벽은 시중가 기준 총 공급가격이 10억원인데 총 2억원에 납품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업체가 제품 공급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결국 컨소시엄 3사의 관계사 제품이 공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안영역 중 방화벽은 삼성 관계사인 시큐아이닷컴이, 침입방지시스템은 LG 관계사인 LG엔시스의 솔루션이 들어갈 것이 유력한 상태다.

 SMS 진영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HP나 CA, 브랜즈스퀘어, 엔키아, 누리텔레콤 등 솔루션 업체는 결국 컨소시엄 주관사인 삼성SDS가 자체 개발한 ‘맥시전트’라는 솔루션을 채택할 것이 유력해지면서 모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국산 SMS 솔루션 진영에서는 “그나마 국산 업체에는 공공 시장이 기회인데 SI업체가 국산 솔루션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꼴이 됐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솔루션 분리 발주 도입 필요=이번 통합전산센터 프로젝트 진행을 지켜보면서 업계에서는 솔루션 분리 발주와 최저가 입찰제 폐지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높게 일고 있다.

 특히 SI업체들은 그간 공공 프로젝트에서 최저가 입찰제 폐지를 요구했지만,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솔루션 선정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면서 스스로 최저가 입찰제의 폐해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경수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장은 “정보보호 산업을 육성한다는 정보통신부가 하는 사업조차 정보보호 솔루션 가격이 제값을 못 받으며 더 큰 출혈 경쟁만 야기하고 있다”며 “최저가 입찰제 폐지는 물론 신기술이나 첨단 솔루션은 정부가 직접 구매하는 분리 발주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컨소시엄을 주관하고 있는 삼성SDS 측은 “도입 솔루션 결정은 컨소시엄 참여 기업이 논의해 공동 결정하는 사안”이라며 “무엇보다 현재 예산으로는 정부가 요구한 업무 범위를 도저히 맞출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컨소시엄 업체를 포함한 모든 참여 기업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신혜선·이병희·김인순기자@전자신문, shinhs·shake·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