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28일 진로산업 정리계획안에 대해 강제인가 결정을 내림에 따라 대한전선의 `부동의로 암초 위기에 처했던 LG전선의 진로산업 인수작업이 큰 고비를 넘기게 됐다. 이에 따라 정리계획안에 의거, 진로산업은 내년 1월 감자와 3월초 신주발행을 거쳐 3월이면 LG전선의 `품으로 완전히 넘어가게 될 전망이다.
이같은 일정은 정리계획안 부동의로 인수작업이 지연되면서 당초 계획보다는 한달 가량 연기된 것이다.
그러나 대한전선측이 항고를 추진키로 하는 등 법원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며 강력 대응 입장을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LG전선, 진로산업 고지 `근접 = 대전지법은 이날 진로산업의 파산은 담보채권, 정리채권을 가지고 있는 채권자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정리계획안에 대해 강제 인가 결정을 내렸다.
대전지법은 파산으로 갈 경우 임직원들이 직장을 잃게 될 수 있는 등 사회적 파장이 예상되며 강제인가가 회사 정리법의 취지에도 부합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 대전지법에서 열린 진로산업 채권자 집회에서 최대채권자인 대한전선 등이 반대, 부동의 처리되면서 LG전선의 진로산업 인수가 불투명해진 상태였다. 이와관련 진로산업은 `회생이 확실하다며 채권자 권리보호 제도를 적용, 직권으로 정리계획안을 가결시켜 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었다.
대한전선은 진로산업 정리채권의 34.2%, 담보채권의 75.8%를 보유하고 있다.
진로산업은 선박용 전선과 고무전선 등 특수전선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전선업계 매출 4위의 중견기업으로, 회사정리 절차가 진행중인 ㈜진로와 더불어 옛 진로그룹의 주력 계열사였다.
LG전선 및 대한전선.조흥은행 컨소시엄은 지난 8월말 진로산업 인수를 위한 복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이후 지난 10월 대전지법이 LG전선에 진로산업 인수를 위한 최종 인수협상 자격을 부여했다.
LG전선은 법원의 합리적인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계획대로 인수 절차를 마무리해 이른 시일내에 진로산업 정상화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전선 `승복못한다..불씨남아 = 이번 법원의 결정에 따라 진로산업은 내년 1월안으로 감자(대주주 100% 소각, 일반주주 2대 1 비율 병합)를 단행한 뒤 3월초에 신주발행을 거치게 된다.
신주 발행 규모는 648억원(액면가 5천원, 1천296만주)으로 LG전선은 이 가운데 95.7%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LG전선은 이어 채권 변제 작업을 일단락 한 뒤 3월말께 진로산업의 법정 관리 종료를 신청, 진로산업 인수 작업을 종료할 계획이다.
당초 LG전선은 연내에 감자를 단행하고 내년 1월말께 신주를 발행, 2월안으로 채권 변제를 마무리한다는 정리계획안을 마련했으나 대한전선의 `제동 등의 여파로 일정이 다소 늦어지게 됐다.
그러나 대한전선측이 `법원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법적 자문 등을 거쳐 항고절차를 진행키로 하는 등 인수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적지 않은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전선은 법원의 최종 결정이 파산쪽으로 가닥이 잡힐 경우 영업양수도에 의한 자산 포괄매각 방식을 통해 인수를 재추진한다는 입장이었다. 대한전선은 LG전선이 진로산업을 인수할 경우 전선 부문의 독점 현상이 심화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밖에 없다며 구체적 대응방안을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선은 이에 대해 대한전선이 항고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진로산업의 경영정상화에 악영향을 초래할 뿐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리계획안의 부동의 결정 이후 LG전선과 대한전선은 진로산업 인수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는 등 팽팽한 신경전을 전개해왔다.
hanksong@yonhapnews.co.kr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