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금융IT시장 `냉기류`

세밑 금융IT 시장에 프로젝트 발주 보류, 차세대 시스템 개통 지연 등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이 시장을 겨냥해온 금융IT 업계의 내년도 영업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금융권 및 IT 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추진이 예상됐던 광주·경남 은행간 IT통합 프로젝트가 최근 무기한 연기된 데 이어 이달부터 본격적인 사업발주가 기대됐던 국민은행의 차세대 사업도 당초 예상된 추진시기와 범위가 안개 속에 빠져 들고 있다. 이와 함께 내년 1월 3일을 목표로 구축된 신용보증기금의 차세대 시스템 개통일이 약 3∼4개월 정도 늦춰지는 등 금융IT 시장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 9월 말 우리은행 차세대 시스템 개통 이후 내년에 본격 추진될 것으로 예상됐던 광주·경남 은행의 IT통합은 우리금융그룹 전반의 긴축투자 방침에 따라 무기한 보류됐다. 당초 광주·경남 은행의 IT통합은 IT허브로 포지셔닝된 우리은행 차세대 시스템과 연계를 통해 그룹 내 뱅킹 시스템의 선진화와 비용절감 효과를 겨냥한 사업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두 은행은 단위 업무 시스템 위주의 시스템 업그레이드, 신규 구축에 나서고 향후 우리은행 차세대 시스템의 가동 성과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재추진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11월부터 프로젝트 발주가 기대됐던 국민은행의 차세대 관련 사업들도 유닉스 서버 선정을 위한 벤치마크테스트(BMT) 외에는 이렇다할 발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강정원 신임 행장 취임 이후 차세대 사업의 추진 일정과 규모에 대한 내부 조율이 거듭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이 같은 양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내년 1월께 전산정보그룹의 위상과 차세대 사업에 대한 강 행장의 판단이 서야 구체적인 추진일정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사업이 본격화되더라도 전체 프로젝트 규모는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1월 말부터 멀티채널아키텍처(MCA),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계정계 시스템 슬림화 등 차세대 사업과 관련된 세부 프로젝트를 잇따라 발주할 예정이었다.

 한편, 내년 1월 3일을 개통 목표일로 잡고 구축돼온 신용보증기금의 차세대 시스템은 약 3개월 후로 가동이 연기된다. 약 200억 원이 투입된 신보의 차세대 사업은 지난해 7월 한국IBM을 주사업자로 선정, 기존의 메인프레임과 웹 기반 시스템을 혼용하는 업무 시스템의 구축과 전사데이터웨어하우스(EDW)를 토대로 한 정보계 시스템 재구축, 싱글사인온(SSO)이 적용된 기업정보포털(EIP) 시스템 구축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본 개통을 앞두고 실시한 세 차례의 테스트에서 신보 측은 데이터 입력·품질, 처리속도 등에서 기대보다 다소 미흡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 개통일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신보 전산관계자는 “현재 한국IBM 측과 기대 수준에 부합하는 시스템 구현을 위해 협의중인만큼 3개월 뒤에 시스템 개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