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적인 PC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노트북PC 특허 공세에 적극 나섰다.
이들 업체는 대만 메이저 PC업체가 노트북 기술과 관련, 자사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는 판단 아래 특허 소송을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LCD·PDP 등 디스플레이와 관련해 특허 시비가 붙은 적은 있지만 노트북PC 설계 기술로 국제적인 소송이 진행되기는 극히 드문 일이다.
특히 삼성과 LG는 승소할 경우 일부 대만 업체에서 전세계 주요 메이저 PC업체로 특허 공세를 확대할 뜻을 분명히 밝혀 국내 기업 주도의 ‘특허 대란’도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대만 메이저 PC업체를 대상으로 특허 침해 소송을 진행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삼성은 이들 업체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노트북PC 기술 특허 가운데 일부를 도용하고 있다고 판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르면 내년 초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은 이에 앞서 특허 관리를 강화키로 하고 지적 재산권 관리 인원을 크게 확대했으며 이번 소송과 관련해서는 1년 동안 치밀한 사전 준비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노트북PC 설계 기술은 디스플레이 분야처럼 서로의 특허를 크로스 라이선스하는 풀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 특허 시비가 일어날 소지가 크다”며 “특히 대만업체의 특허 침해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 소송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또 “결과를 예측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충분한 사전 검토 끝에 소송을 결정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노트북·PDA·차세대 PC 등과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1500여건에 달하는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LG전자도 특허료를 내지 않고 노트북PC 핵심 기술을 사용해 온 대만의 대표적 PC 제조업체인 콴타·컴팔 등 2개 업체를 상대로 한 항소가 미국 연방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LG는 이달 초 열린 1차 재판 결과 일부 사례에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아 기각당했지만 기술 침해 정도가 상식선을 넘어서고 특허 자체도 워낙 비중이 커 이례적으로 항소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측은 “1차 재판에서는 배심원이 참여하지 않고 약식 판결로 결정을 내리는 등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 항소했다”며 “자체 법무팀을 총 가동해 항소심 준비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이미 자체적인 법률 검토를 충분히 거쳐 항소심에서는 승소를 자신한다”며 “이번 건과 별개로 추가 특허 소송도 준비중”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PC와 관련된 2000여건의 특허 기술을 출원한 상태다. LG는 이번 소송에 앞서 이들 특허를 기반으로 이미 일부 업체에서 특허료를 받고 있거나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는 데 활용해 왔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