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국산화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시행돼온 ‘부품소재기술상’은 국내 부품·소재 기술 개발자나 관련 정책 유공자들에게 수여되는 산업부문 최고 수준의 기술상이다. 올해 2004년에는 국내 부품·소재 분야 기술개발 촉진에 기여한 총 28명의 유공자들에게 산업훈·포장과 대통령표창 등과 함께 총 1억4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포상대상 및 부문=기계·자동차·금속소재·전기·전자·섬유소재·화학 등 산업자원부가 지정한 ‘부품·소재산업 7대 기술분야’가 1차적인 대상이다. 포상은 개인으로 하되, 기술직 종사자는 물론 비기술계도 포함된다. 포상 부문은 기술, 공헌, 신뢰성 등 크게 3개 영역으로 나뉘며 산업포장, 대통령표창, 국무총리표창, 산업자원부 장관표창의 훈격으로 포상된다. 신뢰성 부문과 수요창출 부문은 2003년도 신규 포상부문으로 신설됐다.
이 가운데 기술 부문은 국내 부품·소재기업에 소속된 기술직 종사자나 정부출연 연구기관 소속연구원, 대학교수 등이 주요 대상으로 기술 개발에 기여한 대표 공로자 1인에게 수여된다. 해당 부품소재는 이미 실용화돼 회사 매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어야 하는 등 수상 조건도 까다롭다.
공헌 부문은 부품·소재산업 육성정책 수립이나 외국인 투자유치 등 현안 해결에 기여한 공로자가 주요 대상이다. 또 국산 부품·소재의 시장 진입 환경을 개선하거나 저변확대 및 기반구축에 공헌한 사람에게는 신뢰성 부문 포상이 주어진다.
◇어떻게 선정되나=매년 추천된 후보자들은 기술, 공헌 및 신뢰성 등 2개 부문으로 구성된 전문심사위원회를 통해 1차적인 심사를 받게 된다. 전문심사위원회를 통과한 후보자들은 다시 통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게 되며 산업자원부 및 행정자치부 공적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유공자가 최종 선정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지난 2003년까지 총 61명의 유공자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는 기술 부문 55건, 기타 부문 37건 등 총 92건의 신청(추천)서가 접수됐으며 정부의 포상규모 확대 방침에 따라 당초 통합심사위원회 추천인원 25명에 기술 및 공헌부문 후보자 3인이 추가돼 기술부문(16), 공헌부문(7), 신뢰성부문(5) 등 총 28명이 유공자로 최종 선정됐다. 이들 28명의 유공자에게는 산업훈·포장, 대통령표창, 국무총리표창, 산업자원부 장관표창 등과 함께 총 1억4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지난 2001년부터 부품소재기술상을 주관해온 부품·소재통합연구단 이덕근 소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산업부문 기술상이란 위상에 걸맞게 내년부터 부품소재기술상 행사를 단순한 유공자 발굴 및 포상 차원을 넘어 국내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위한 범국가적인 전략을 수립, 발표하는 축제의 장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etnews.co.kr
*산업포장/김상영 대한정밀 대표
김상영 대한정밀 대표이사(53)는 합성섬유 방사용 노즐 및 초극세사 노즐 개발의 총괄책임자로 지금까지 100% 수입에 의존하던 국내 합성섬유 방사용 노즐을 국산화, 섬유 방사용 노즐의 수입 대체·국내 화섬 기술 발전 및 해외 경쟁력 강화 등 섬유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포장을 수상하게 됐다.
합성섬유 방사용 노즐은 고도의 정밀 기술을 요구하는 합성섬유 제조의 근원 기술이며 합성섬유 제조의 핵심 부품이다. 또 이 제품은 국내 합성 업계가 소량·다품종·고급화를 지향하며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자주 교체해야 하는 핵심 부품으로 관련 수요도 커질 전망이다.
초정밀도와 오랜 기술 축적을 요구하는 기술집약형 산업으로 향후 방사용 노즐의 활용 범위는 나일론·폴리에스테르뿐 아니라 의료용·산업용·실험용·방산용 등으로 광범위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신기술 개발로 인한 기술적·경제적·산업적 파급 효과도 막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상영 대표이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와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87년 대한정밀을 설립, 첨단 섬유 산업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
*산업포장/조세현 한국화이바 이사
조세현 한국화이바 이사(39)는 1990년대말까지 방산·항공산업 위주로 적용되던 복합 소재를 민수 사업에 적용, 철도 차량 분야에 응용해 세계적 수준의 초경량 불연성 내장재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포장을 수상하게 됐다.
조 이사는 표준조차 전무한 국내 실정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수준의 복합소재를 개발하는 선구적 성과를 이루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연구의 책임자로서 자료 조사·연구원 조직 구성에서 개념 정립·소재 개발, 물성 평가, 성형 평가,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총괄했다.
개발된 제품은 미국·영국 등의 엄격한 화염 성능을 만족하는 철도차량용 내외장재 부품으로 연간 2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또 홍콩 70억원, 인도 150억원을 수출했으며 유럽·북남미 지역에도 500억원대의 수출이 예상된다.
철도차량용 불연성 재료는 세계적으로도 1∼2개 업체만 보유하고 있는 특수 기술로 철도 차량의 경량화를 통한 수송량 증대 및 고속화로 물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또 철도차량 및 부대 시설의 운영비를 절감,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전망이다. 승객의 안전과 직결된 지하철·항공기 및 선박용 내장 부품까지 응용이 가능하다.
*대통령표창/요네야마 스쓰무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지점장
요네야마 스쓰무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지점장(48)은 한·일 기업간 긴밀한 교류 및 일본 첨단 부품·소재 기업의 기술·생산제휴 형태의 진출 지원 등을 통해 한국 부품·소재 산업 육성과 대일 무역 불균형 해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게 됐다.
이를 위해 요네야마 지점장은 한국의 투자환경 및 경제·산업에 대한 적극적 홍보 활동을 벌였으며 일본 첨단 부품·소재 기업 투자 유치 활동, 양국 산업 집적지 교류 사업 등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요네야마 지점장은 향후 2년간 일본 부품·소재 기업 30개사를 유치, 전자전기 분야에서 14억달러, 자동차 및 기계 분야에서 1억달러 등 총 15억달러의 무역 불균형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또 이를 통한 고용 창출 및 고도기술 이전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표창/김창훈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부품소재실장
김창훈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부품소재실장(46)은 부품·소재 기술개발사업 기술성평가 사업 책임자로서 부품·소재 분야의 글로벌 소싱 참여 유망 품목, 시장 선점 효과 및 기술 파급 효과가 큰 핵심 부품·소재 발굴 등에 기여했다.
또 2010년 500억달러 무역 흑자 달성을 위한 부품·소재기술개발사업 기술평가기반구축, 프로그램개발, 기술개발과 신뢰성평가연계구축, 사업홍보, 성과증대 등의 활동에 사명감을 갖고 임해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김 실장은 지난 2000년 부품·소재기술개발사업 최초 수행시 평가에 참여하고 제도개선안을 도출해 사업의 평가기반 구축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부품·소재사업 관련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도 차별화 및 특성화 요소를 감안, 기술성 심사를 마쳤고 민간 투자 심사를 유도해 사업의 성공적 추진에 기여했다.
*대통령표창/신필수 기술표준원 공업연구관
신필수 기술표준원 공업연구관(46)은 부품·소재전문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 제정, 신뢰성 평가 기준 개발, 신뢰성평가 전문인력 양상 및 신뢰성 인증제도 구축·운영 등을 통해 국산 부품소재의 신뢰성 확보에 혁신적 계기를 마련했으며 이를 통해 부품·소재 신뢰성 향상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신 연구관은 중소기업의 품질 향상과 기술 개발 지원에 헌신적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특히 1999년부터 산업자원부와 공동으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신뢰성인증제도를 도입, 부품·소재의 신뢰성 향상의 초석을 놓았다. 특히 신뢰성평가시스템을 구축, 신뢰성인증시스템을 정착시켰다. 또 국산 제품의 신뢰성 향상을 위해 연구 개발을 통해 약 10여편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하는 등 많은 연구 실적을 남겼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특별기고]이희범 산자부 장관
현재 국제유가의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달러화 환율도 변동성이 증대되고 있는 등 해외 경제여건은 가변성이 많은 상황이다. 2500억달러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는 수출의 경우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급증세는 아니지만 완만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지속적인 고용창출과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핵심부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산업구조의 특성 때문에 수출의 증대가 고용창출에 직접 연결되지 못한다. 즉, 부품과 소재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 내실 있는 수출을 하게 되면 중소기업의 활성화와 고용창출이라는 우리 경제의 과제가 해결될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러한 부품·소재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지난 2001년 ‘부품·소재 전문기업 등의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350여개 과제에 총 47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지원했다. 또 중소기업의 현장 애로기술 해결을 위한 인력·장비 지원과 개발된 부품·소재의 시장진입 촉진을 위한 신뢰성 향상 등 다양한 지원시책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과 민간 기업의 기술개발 노력 등으로 우리나라의 부품·소재산업도 크게 경쟁력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말까지 부품·소재 1000억달러 수출과 사상 최초 150억달러 흑자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부품·소재산업의 육성에 대한 중요성과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새롭게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한·일 FTA의 추진과 중국 경쟁력의 급성장은 우리 부품·소재산업의 새로운 도전 과제다. 따라서 이러한 대내외적 환경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부품·소재산업이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발전전략을 추진해야만 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정부도 올해 12월 초에 지난 부품·소재특별법의 개정을 완료하는 등 그 동안 이뤄놓았던 정책적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새로운 도약이 가능한 부품·소재산업 발전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첫째, 그 동안 ‘소규모 살포식’으로 이뤄졌던 기술개발은 시장선점이 가능한 미래형 중장기 대형과제 중심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즉, 부품·소재산업의 궁극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원천기술을 기술개발과제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둘째, 개발된 부품·소재의 시장진입 촉진을 위한 신뢰성 사업도 향후 민간이양에 대비해 시장친화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신뢰성과 관련된 종합적인 지원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신뢰성종합기술지원센터’의 설립을 검토할 것이다.
셋째, 추진주체로서 중점적으로 육성하여 왔던 부품·소재전문기업도 이제는 수적인 확대보다 전문화·대형화를 추진하여 질적인 향상을 도모하고, 넷째 이러한 각종 지원시책의 전담기관으로 ‘부품·소재산업진흥원’의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제 부품·소재의 자립기반이 없는 물량 중심의 세계 일등은 무의미하다. 향후에도 정부는 핵심기술의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