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DTV연구소의 정정오 책임연구원은 미국·한국·영국 시장용 PDP TV 와 LCD TV를 개발하는 연구원이다.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하고 84년 LG전자 중앙연구소에 입사, 55인치 일체형 LCD TV개발해 국내외에 이름을 날렸다.
정 책임연구원이 DTV연구소와 인연을 맺은 때는 지난 1998년, 프린터 등 사무기기 사업을 정리할 무렵. 이때부터 시작된 DTV와의 싸움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첫 작품은 PDP 전용 셋톱박스다. 애써 제품을 만들었지만 언론에는 PDP 본체만 거론됐다.
“심지어 신문광고에도 PDP 본체만 나오고 셋톱박스는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척 서운했습니다. 결국, 백화점을 방문해 출시된 셋톱박스를 보고 상한 마음을 달랬습니다.”
정책임연구원의 업적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형 55인치 일체형 LCD HDTV 개발과 북미용 DCR(Digital Cable Ready) PDP HDTV 개발이다.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55인치 일체형 LCD HDTV는 디지털 셋톱박스 일체형으로 일반 HDTV 보다 2배 이상 선명한 풀 HD(1920x1080p) 해상도를 지닌 제품. 지난 9월 말 양산을 시작해 올 연말까지 200대 이상을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북미형 DCR PDP HDTV는 디지털 케이블 셋톱박스 일체형으로 별도 케이블 셋톱박스 없이 케이블 카드를 TV에 꽂아 케이블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미국 젬스타의 최신형 전자프로그램 가이드(EPG)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10월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채널인 베스트바이를 통해 42인치, 50인치, 60인치대가 판매되고 있다.
정 책임연구원은 “향후 DTV 시장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고, 가격 하락 역시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PDP TV 수요는 약 1000만대, LCD TV 는 약 1500만대 정도가 예상됩니다. 가격하락과 함께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어서 신기술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 책임연구원은 기술경쟁력이 DTV 주도권 다툼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정오 책임연구원은 DTV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가족들과 백화점에 갔을 때마다 TV 매장에 들러 LG전자와 경쟁사 제품을 살펴보고 분석하는 직업병이 그것이다. 단순한 매장 방문이 아니다. “소비자의 트랜드와 경쟁사 제품과 자사 제품을 비교 평가하고 향후 개발할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매장 방문시간이 당연히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정 책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이디어는 현장에서 나옵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제품은 고객의 요구를 충실하게 반영한 제품이 될 것입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