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새해 희망을 이야기 합시다](3)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참여정부 최장수 장관인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의 의욕은 날이 갈수록 더욱 왕성해지는 듯하다. 지난 한 해를 국내외에서 쉼없이, 시간을 쪼개가면서 일을 해와 이젠 지칠 법도 하건만 그는 올해엔 할 일이 더 많다고 한다.

 시무식을 갖고 새해 업무를 시작한 3일, 진대제 장관을 만나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IT 정책의 방향을 들어봤다.

 -장관은 취임 때 차세대 먹거리를 만드는 게 임무라고 했습니다. 어디까지 진전됐으며 임기 중 가시화할 가능성이 있겠습니까.

 ▲차세대 먹거리 창출을 위해 성장잠재력이 높고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9대 IT 신성장 동력을 발굴했으며 프로젝트매니저(PM)와 공무원, 연구인력 등이 매월 전략회의를 실시했습니다. 일부 가시적인 성과도 나왔습니다.

 30Mbps급 휴대인터넷인 와이브로 개발에 성공했으며, 국제표준(IEEE 802.16)에도 반영했습니다. 디지털방송은 지상파 DMB 송수신 시스템을 개발하고 유럽표준(WorldDAB)에 반영해 방송분야 최초로 글로벌 표준으로 채택됐습니다. 홈 네트워크는 5대 지역 130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중입니다. 이 성과들은 한층 구체화할 IT839 정책과 연계돼 우리 주력산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계는 IT839정책의 기본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이젠 가시적인 성과도 나와야 한다는 봅니다. 그 시점이 언제가 될 것으로 봅니까.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마련중입니까.

 ▲지난해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면서 달성 목표를 2007년께로 잡아 세부 계획을 수립, 추진중입니다. 중장기 산업발전 전략이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하나 둘씩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나올 성과를 말하자면,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와이브로의 상용제품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DTV는 정보선택이 가능한 단말기를 개발할 것입니다. 지능형 로봇은 주인을 알아보는 휴머노이드에서 영접이 가능한 로봇으로 진화시키며, 차세대 PC는 입는 컴퓨터 개발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분기별, 월별로 세부 목표를 설정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IT839는 후속 추진은 어떻게 됩니까.

 ▲올해가 총 5개년 계획의 중간 징검다리가 되는 해입니다. 2003년 말 시작해 작년까지 1년은 핵심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면 2006년과 2007년께는 상용화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시범사업 등을 통해 상용화의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와이브로 시범서비스도 실시하고 제주도에서 텔레매틱스 서비스도 개시합니다. RFID는 국방부와 조달청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할 예정입니다. DMB의 경우 이미 시범서비스를 통해 올해 상용화합니다.

 -IT839 브랜드가 바뀌나요.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다만 이미 상용화된 서비스 등을 빼고 새로운 아이템을 집어넣을 계획입니다. 인터넷전화(VoIP) 같은 경우가 대표적 예입니다. 그 대신 지식기반서비스, 컨설팅 같은 소프트웨어 인프라 부분을 새로 추가할 예정입니다.

 -내수 진작 차원에서 디지털국력강화대책(IT뉴딜)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습니다. 올해가 첫해인데 어디에 초점을 둘 것입니까.

 ▲디지털국력강화대책은 국민경제의 활성화와 IT 인프라 개선을 목적으로 합니다. 관계 부처와 협의해 조기에 사업이 집행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습니다. 특히 행정DB 및 지식DB 구축 사업은 고용창출효과가 커 1분기 중에 사업을 발주하겠습니다.

 사업별로 예산을 소관부처에 배정하되 정통부와 소관부처가 협의해 세부사업계획을 수립하겠습니다. 특히 정통부는 부처별 사업 추진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ITS 표준화 및 통합DB 구축’ 등 전문기술적인 부분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신규 서비스의 핵심을 통신·방송 융합으로 꼽는 전문가가 많습니다. 파격적인 규제 완화를 추진할 의향이 있는지, 통합기구에 대한 복안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휴대폰 방송, IP TV와 같은 신규 통신·방송 융합서비스의 경우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신고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방송위원회는 방송법으로 새로 규제하려 합니다. 태동 단계인 융합서비스에 대해 사업승인, 약관규제 등 엄격한 방송법상의 규제를 적용하면 서비스 도입과 활성화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융합서비스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역무에 관한 규제(신고)를 적용해 서비스 활성화와 이용자 편익증진을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중장기적인 개선방안의 하나로 네트워크와 콘텐츠 분리규제 방안에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를 적용하려면 기존 규제 체계의 전면적인 개편을 수반하므로 사전에 충분한 연구·검토가 있어야 합니다.

 규제구조 개편 논의에 방송의 독립성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데, 국가적 핵심 성장 동력인 IT산업과 정보화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IT산업의 지속적인 육성방안에 대한 논의가 꼭 필요합니다.

 -지난해 통신시장의 유효경쟁체제을 정착시키려 했는데 만족합니까.

 ▲지난해엔 번호이동성제도 도입, 전파사용료 차등화 등 세부 정책방안들을 내실있게 시행했습니다. 후발사업자의 경영상황이 일부 호전되고, 선발사업자의 지배력도 다소 완화돼 시장 안정과 경쟁활성화의 기반을 어느 정도 마련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시내전화 및 이동전화시장에서 선발사업자의 지배력이 여전해 경쟁활성화 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중소 정보통신기업에 대한 직접 자금지원을 과감하게 줄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건전한 생태계 조성 중심으로 정책방향을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방향이 잡혔는지.

 ▲9개의 세부과제로 구성한 ‘IT중소·벤처기업 활성화(IT SMERP)’ 정책을 수립해 추진중입니다. 직접자금 지원 등 그동안의 일률적 정책을 지양하고 기업의 업종, 규모, 성장 단계별로 세분화된 정책을 추진해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서비스, 기기, SW, 디지털콘텐츠 등 76개를 전문협의회를 구성해 업계 현안을 파악하고 대책도 논의중입니다. 공통서비스 지원과 기술이전·평가체제 확립을 위해 ETRI 안에 ‘IT기술이전 본부(ITEC)’를 설립해 ‘원스톱’지원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추진 방향은 9개 추진과제를 각 산업영역에 적용해 구체적인 성과를 얻어내는 것입니다. 시범적으로 IT SoC분야를 연구해 대통령께도 보고할 예정입니다.

 중소벤처기업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이 목표입니다. 장흥순 사장 등 벤처기업인들을 만나면 이런 얘기를 서로 많이 나눕니다. 전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벤처 생태계에 좋으냐 하는 것입니다. 벤처기업 생태계를 형성해 2만개 중소기업을 재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출 경쟁력 향상도 진 장관의 관심사라고 들었습니다. 우리 IT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어느 수준에 왔다고 봅니까. 정통부의 과제는 무엇입니까.

 ▲지난해 우리 IT수출은 고유가, 미국의 금리인상, 급속한 환율인하 등에도 불구하고 전년에 비해 31% 증가한 754억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특히 이동전화 단말기, 메모리 반도체, 액정모니터 등은 세계시장을 이끌고 있으며 차별된 기술 개발과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당분간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봅니다. 이에 따라 올해는 850억달러 수출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이를 위해선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우선 DTV와 DMB, 와이브로 관련 제품을 차질없이 차세대 주력 수출품목으로 육성해야 하며, IT핵심부품 및 소재산업의 경쟁력을 키워 국내IT산업의 체질을 강화해야 합니다.

 중소 IT기업의 수출경쟁력도 높여가야 합니다. 중소 IT기업의 수출과 해외진출 확대를 위해 애로사항을 상시 모니터링해 지원책을 마련하겠습니다. 통신서비스, SI, 디지털콘텐츠 분야를 중심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해외 공동진출을 위한 IT수출기업협회를 구성해 IT수출의 선단화를 추진하겠습니다.

 -올해 역점 사업은 무엇입니까.

 ▲따뜻한 디지털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디지털의 역기능 해소에도 중점을 두겠습니다. 해킹, 바이러스, 사생활 침해 등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습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이 같은 걸림돌을 제거해야만 가능하다고 봅니다. 총괄적으로 말하자면 IT839와 u코리아를 두 축으로 삼아 따뜻한 디지털 세상을 만드는 것이죠.

 디지털국력강화대책과 관련해선 공공 DB와 지능형교통시스템(ITS) 등을 구축해 청년 실업자를 구제할 예정입니다.

정리=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2005년 정통부 주요과제

 정보통신부가 올해 추진할 중점 과제는 한 마디로 ‘IT839’와 ‘u코리아’ 전략을 가속화하는 것이다. 참여정부 들어 지난 2년간 수립한 정책들이 구체적인 결실을 얻을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고 뿌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정통부는 올해 역점을 둘 5가지 중점 추진전략을 정리, 진대제 장관 신년사를 통해 발표했다.

△`IT839`전략 가속화=우선 작년에 체계화한 ‘IT839’ 전략을 가속화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IT분야가 선도하겠다는 것. 상반기에 와이브로 사업자를 선정하고 지상파DMB 방송국 허가를 차질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또 연말까지 지상파 디지털TV 가시청 권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8대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BcN 등 3대 인프라(BcN, RFID/USN, IPv6) 구축 등 2차 시범사업도 올해 추진해야 할 일이다. 이외에도 9대 신성장 동력 핵심기술을 개발, 상용화하는 데도 민·관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u코리아 실현-두 번째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인프라 구축 등 지금까지 이룩한 정보화 성과를 바탕으로 지식정보사회를 더욱 고도화·지능화하는 지능기반사회 ‘u코리아’를 실현하기로 했다. 또 정보 소외계층을 비롯한 모든 국민에게 IT 기술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오는 2008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세운 ‘정보격차해소 중장기 계획’을 본궤도에 올려 놓아야 한다. 여기에 개인정보 침해 구제와 보호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범정부통합전산센터 구축, 정보기술아키텍처(ITA) 도입·확산에 따라 정부 CTO 역할을 더욱 제대로 해낸다는 계획이다.

△규제 선진화 추구=세 번째로는 와이브로·텔레매틱스 등 신규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통신규제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을 통해 규제의 선진화를 추구하는 한편, 공정경쟁질서의 확립과 상호접속제도 개선 등 통신시장 경쟁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전파방송분야의 경쟁력 강화도 정통부가 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u코리아 건설 지원을 위한 중장기 주파수 정책 마련과 주파수 관리체계의 과학화 추진, 디지털방송의 전국망 구축과 방송수신 환경개선, DMB의 세계시장 진출 등도 과제에 올랐다. 이와 함께 IPTV 등 통·방 융합 서비스 도입과 관련 제도 정비도 정통부 몫이다.

△해외 IT기업 R&D센터 유치=마지막으로 글로벌 IT협력 가속화를 위해서 세계적 IT기업 R&D센터의 국내 유치를 지속 추진하고, IT수출 및 해외진출 지원체계 강화를 통해 중소 IT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FTA 등 통상협상에 대한 대응체계를 내실화해 국제 통상환경 변화에도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