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대 이슈](3)휴대폰 3G 패권경쟁

[2005년 10대 이슈](3)휴대폰 3G 패권경쟁

*WCDMA폰 3716만대 선점 레이스

‘꿈의 휴대폰’으로 불리는 3세대(3G) 이동통신 시대가 열리고 있다. 생생한 영상통화를 지원하는 3세대 비동기식 WCDMA 서비스가 현실로 성큼 다가선 것이다.

 허치슨·NTT도코모 등 유럽·일본 통신서비스 사업자에 이어 싱귤러 등 미국 이동통신업체들도 단말기 및 시스템 업체 선정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올 하반기부터 3세대 WCDMA 서비스 도입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영상 통화(Video Telephony)를 지원하는 3G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휴대폰 제조사들의 본격적인 레이스가 올 한 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국내 빅3 휴대폰 업체는 차세대 3G 단말기 사업에 사운을 걸고 나섰고, 노키아·모토로라 등 글로벌 통신업계 강자들도 새로운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003년 253만대, 2004년 1396만대를 기록했던 전세계 WCDMA 휴대폰 시장 규모는 올해 2.5배 가량 성장한 3716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WCDMA폰, 한·일전 ‘2라운드’=1, 2세대 단말기 사업에서 참담한 실패를 경험했던 일본 업체들도 WCDMA 휴대폰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WCDMA 시장을 놓고 불꽃 튀는 한·일전이 예상된다.

 지난 2001년 10월 세계 최초로 WCDMA 서비스를 도입한 일본은 지난해 가입자 1000만명, 올해 40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세계 WCDMA 시장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NEC는 최근 휴대폰 사업본부를 중국으로 옮기고 WCDMA폰은 물론이고 GPRS폰 등 글로벌 시장에 대한 밀착마케팅에 들어갔다.

 특히 NEC는 유럽의 보다폰과 허치슨에 자사의 3G WCDMA폰을 공급하면서 유럽 시장 확대를 선언했다. 샤프도 보다폰에 WCDMA 휴대폰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독일의 T모바일과도 공급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산요 역시 내년에 오렌지와 100만대 가량의 WCDMA폰을 공급키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특히 내년 서유럽 WCDMA폰 공급량을 2∼3배 늘린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기업들은 특히 유럽 시장에 진출한 자국의 통신서비스 사업자인 NTT도코모와 공동 보조를 취하고 있다. 프랑스·스페인 등에서 i모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있는 NTT도코모는 유럽에서 i모드 가입자 수를 장차 6000만명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유럽 시장에 공급하는 3G 단말기는 NEC·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가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세계 WCDMA폰 시장 점유율은 일본의 NEC와 파나소닉이 각각 34.3%와 8.6%로 1, 4위를 차지했다. LG전자가 25.8%로 NEC를 추격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내년에는 시장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세계 WCDMA 시장에서 노키아·모토로라·소니에릭슨 등 WCDMA칩을 확보한 메이저 업체, NEC·파나소닉·샤프 등 일본 업체, 제품 혁신성과 디자인 차별화에 강점을 갖고 있는 한국 업체가 경쟁하는 3각 구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WCDMA폰 시장에도 코리아 깃발을’=연초 3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단말기 업체들의 발걸음은 유럽과 미국으로 옮겨질 전망이다.

 유럽은 지난 2003년 3월 허치슨이 서유럽에서 WCDMA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이래 보다폰·오렌지·T모바일 등 거대 사업자들이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시장에서 앞다퉈 시작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년 세계 비동기식 3G 이동통신 시장에 최소 1300만대가 넘는 WCDMA휴대폰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총 2000만대로 예상되는 유럽 WCDMA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 차세대 휴대폰 시장을 리드해 나가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해 공급 계약을 한 유럽 3G 사업자들과 내년 초 2005년도 공급 물량을 확정짓고 600만대 이상의 WCDMA 휴대폰을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2월경부터 보다폰을 통해 공급을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물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보다폰이 내년에 공급할 전체 물량 600만대 가운데 400만대 가량을 삼성이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독일 T모바일, 프랑스 오렌지, 독일 O2 등에 올해 시제품을 공급한 데 이어 내년 4분기부터 상용제품을 본격 공급할 예정이다.

 또 현재 KPN(네덜란드)·TMN(포르투갈) 등 유럽의 군소 3G 사업자와도 WCDMA 휴대폰 공급 계약을 추진중이서 내년도에 600만대 이상을 무난히 공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대표 김쌍수)는 올해 WCDMA 단말기 시장에서 세계 수위 달성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LG전자는 올해 허치슨을 통해 500만여대, 독일 T모바일과 프랑스 오렌지를 비롯해 유럽 군소 3G사업자 등에 150만대 등 모두 650만여대를 공급한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LG는 지난해 차세대 단말기인 WCDMA 휴대폰 400만대를 판매해 일본 NEC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WCDMA 휴대폰 사업 성공에 힘입어 GSM 및 CDMA 사업에서도 동반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허치슨에 공급한 3G 단말기는 영국, 이탈리아 등지에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해 350만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올해에도 허치슨, T모바일, 오렌지, 텔레포니카 등 기존 유럽 3G 사업자에 대한 공급물량 확대는 물론 유럽 내 국가별 중견 3G 사업자에 대한 신규 진출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황운광 LG전자 정보통신사업본부 부사장은 “내년 유럽 휴대폰 사업의 가시적인 성공이 전체 3G사업은 물론 ‘2006 글로벌 톱3 달성’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며 “향후 유럽 내 국가별, 사업자별 휴대폰 공급을 확대해 유럽 3G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점하고 기존 2G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이동통신 서비스사업자들의 행보

 새해에는 3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가 전세계적으로 개화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우선 국내에서는 SK텔레콤과 KTF가 전국망 서비스를 시작한다. SK텔레콤은 새해 6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3G WCDMA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고, KTF도 3000억원을 투입한다. KTF의 경우 전국망 서비스는 아니지만 6대 도시에서 WCDMA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3G 서비스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도 3G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다 건너에서는 일본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 일본은 이미 전국망 커버리지 수준을 99%까지 높였고, 가입자 규모 역시 1000만명 돌파를 조만간 달성할 전망이다.

 중국도 올 하반기에는 사업자를 선정해 중국식 WCDMA 서비스인 TD-SCDMA 시범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중국 역시 삼성전자와 다탕텔레콤이 3G TD-SCDMA 서비스 시험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시연한 바 있어 올해에는 사업자 선정과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통신사업자들도 3G 이동통신 서비스 준비에 부산하다. 허치슨은 이미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서 유럽 3G시장의 기선을 제압했다. 보다폰·T모바일·오렌지·텔레포니카·O2 등도 새해 3G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단말기 테스트에 들어가는 등 시범 및 본 서비스를 위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유럽 사업자는 특히 국내 삼성전자·LG전자와 접촉을 갖고 초기 단말기 공급 계약을 했거나 협상중이다. 유럽 사업자들은 현재 단말기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중이어서 유럽이 올해도 3G 단말기 시장의 최대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북미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북미지역은 유럽보다는 한발 뒤지기는 했지만 이미 북미지역 최대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로 부상한 싱귤러와이어리스사가 새해 들어 3G 이동통신 서비스에 들어가기 위해 단말기 및 시스템 공급자들과 시범테스트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고, 연말에는 상용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로드맵을 확정해 놓은 상태다.

 이 외에도 남미·호주 등 다른 대륙의 통신서비스 사업자들도 일본·유럽과 북미 이동통신 서비스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행보에 자극받아 이들의 서비스 상황을 지켜보며 이르면 연내에 시범서비스를 포함한 3G 서비스 사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해에는 이동통신시장이 3G 서비스를 앞세운 글로벌 통신사업자들의 주도권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면서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유선통신과 무선통신 간 발전의 갭은 더욱 커져 통신시장의 주도권이 아예 무선통신으로 넘어가고, 새 수익모델 창출 없이는 유선통신 존립 자체가 문제가 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

사진: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영국 이탈리아·미국 등 글로벌 WCDMA 시장 선점을 위한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유럽 현지인들이 삼성전자의 WCDMA 단말기를 시연해 보고 있는 모습(上). 이탈리아의 휴대폰 사용자들이 LG전자의 3세대 단말기(U-8150)를 이용해 화상통화를 하고 있다.(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