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기업의 재도약이 올해 IT 업계의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컴퓨팅 분야는 인터넷과 함께 2000년 초반의 닷컴 열풍을 주도했던 벤처 기업들의 옥토였다. 과거의 화려했던 스포트라이트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곳곳에 탄탄한 기술력과 우수한 인력을 무기로 국내외 시장에서 성과를 올리는 기술 선도 기업은 많다. 앞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특화된 기술과 제품으로 틈새 시장에서 승부하는 숨어 있는 알짜배기 기업의 소개한다.
‘드림 잇, 메이크 잇(Dream it, Make it)’
경기도 성남시 야탑동 분당 테크노파크. 벤처 기업이 밀집돼 있는 곳이다. 부쩍 추워진 겨울 날씨로 을씨년스런 분위기지만 벤처 단지 내부를 들어 서면 한 여름만큼이나 뜨거운 개발 열기를 느끼게 된다. 이 곳에서 세계 시장을 무대로 꿈을 만드는 주인공이 바로 ‘이노웰(대표 문병도)’이다. 지난 2000년 6월 벤처 붐 끝물에 창업한 이노웰은 노트북·PDA 등 차세대 PC 관련 글로벌 연구·개발(R&D) 하우스를 꿈꾸는 기술 집약적 기업이다.
‘꿈을 만드는 기업’이라는 모토답게 이노웰의 강점은 연구 인력이다. 중소기업 임에도 자체적으로 노트북을 설계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엔지니어가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 PC연구소 출신으로 탄탄한 실무 경험이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 지금까지의 프로젝트 성과는 이노웰의 현재와 미래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노웰은 현주컴퓨터 노트북 ‘드래곤’을 개발한 주역이다. 최근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중국과 대만 업체의 노트북을 개발해 노트북PC 전문 개발업체로 해외에서도 명성을 얻고 있다. 이 곳에서 개발한 노트북은 전세계 PC업체의 각축장인 중국 현지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일본의 도시바·마쯔시타와도 컴퓨팅을 기반한 산업용 보드· 시스템 설계와 관련해 기술 제휴를 맺고 있다. 해외 기업 뿐 아니라 휴맥스·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도 숨은 고객 중 하나다.
문병도 사장은 “아직은 국내 기업 풍토가 R&D 전문 기업이라면 용역 회사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다행히 그동안 중소기업이 수행하기 힘든 연구 성과를 성공적으로 끝마치면서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노웰은 올해 노트북PC와 주변기기, 컴퓨팅을 기반한 산업용 보드 위주에서 PDA·헨드핼드 PC 등 차세대 PC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자체 브랜드 제품도 구상 중이다. 모바일PC와 PDA 응용 제품의 하나인 POS 시스템을 통해 신규 시장 진출도 적극 타진하고 있다. 문 사장은 “모바일 PC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시스템에서 디바이스 드라이버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춰 나갈 계획”이라며 “가장 큰 강점인 설계와 시스템 디자인 능력을 기반으로 차세대 PC업계의 전문 R&D 기업으로 새로운 성공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