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매사에 자신감이 넘친다. 지난해 실적을 잠정 추산한 결과 매출액과 공급대수 등 모든 면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2위에 올라선 것도 그런 자신감을 갖게 하는 데 한몫 했다. 올해는 가격과 품질을 놓고 글로벌 휴대폰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이 사장은 이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출·이익·시장점유율 등의 3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자신한다. 휴대폰 1억대 판매를 위한 구체적인 복안을 들어봤다.
-올해 기업 경영의 화두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새해에는 ‘변화와 도전’이 기업 경영의 화두가 될 것 같다. 불안정 시대, 저성장 시대, 무한경쟁 시대에 대응하는 생존과 발전을 위한 지혜가 더욱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세계 정세는 전쟁과 테러 위협, 자연 재해 등으로 혼란 상황이 여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유가, 금리 인상, 달러화 약세로 세계 경제는 저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 침체로 생존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따라서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대응해 나가는 능력과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굴하지 않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도전 정신이 필요한 때다.
-삼성전자 정보통신 부문의 올해 사업계획이 어떻게 정리됐는지 궁금한데.
▲우선 사업 목표는 초일류로 도약하는 것이다. 지난해 매출 기준 2위, 이익률 기준 1위 등의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새해에는 삼성 휴대폰을 최고 브랜드로 만들어가겠다. 이를 위해 가격, 시장점유율(MS), 브랜드 선순환 사이클을 강화할 예정이다.
수익 위주의 견실경영도 주요 목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융·복합화하는 멀티미디어 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래경쟁력을 위한 핵심기술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초일류 도약을 위한 핵심역량 강화에 진력할 방침이다. 궁극적으로는 협력회사들과 동반 성장을 꾀하고 불황 탈출 돌파구를 마련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길 것이다.
-새해 휴대폰 경기 전망은.
▲지난해 세계 휴대폰 시장은 전년에 비해 22% 성장한 총 6억3000만대 규모였다. 올해 세계 휴대폰 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6% 증가한 6억7000만대 규모를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600만대 판매했는데(점유율 13.7%), 올해는 1억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올해 휴대폰 부문은 가격이 최대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대응전략은.
▲삼성 휴대폰은 ‘제값 받기’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중고가 제품 중심의 건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고 가겠다는 것이다. 물론 제품 가치에 상응하는 가격을 받는 것이 ‘제값 받기’의 목적이다.
지난해 하반기 일시적인 이익률 하락은 R&D 투자 및 마케팅 투자가 하반기에 치중됐기 때문으로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삼성 휴대폰 경영의 고유한 패턴이기도 하다. 올해는 브랜드 향상과 기술력 및 원가 경쟁력 제고를 통해 적정 이익률을 유지할 계획이다.
-글로벌 업체 간 특허(GSM·CDMA·WCDMA) 문제도 심각하게 얘기되고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보나.
▲무엇보다도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우선은 CDMA 우위를 지속하고 전세계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GSM에서 위상을 강화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 차세대 세계 통신 표준을 주도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데도 힘을 쏟을 것이다.
3세대(G) 이동통신 분야와 관련해서는 전 표준기술의 확보에 나설 생각이다. 그동안 동기식 cdma 1x 2000 EVDO 세계 최초 상용화(2002년), 중국 TD SCDMA 세계 최초 통화(2004년 12월), 비동기 WCDMA 장비 및 단말 핵심 부품기술 확보 등을 통해 우위를 확보한 만큼 앞으로 이 같은 리더십을 이용, 주도권 확보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기술적으로는 컨버전스(융합)가 본격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컨버전스’라는 기술 화두에 대해 기업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컨버전스는 하나의 기기로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내 손 안에 큰 세상을 창조하는 것을 뜻한다. 컨버전스 성공 여부는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쉽게 구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은 그동안 세계 처음으로 TV폰(1998년), MP3폰(1998년), 워치폰(1999년), 카메라폰(2000년), HDD폰(2004년), DMB폰(2004년), 유무선복합폰(2004년)을 출시하는 등 컨버전스 시대에 대비해 왔다.
앞으로도 시장변화(소비자 취향)를 읽으려고 노력하고, 신기술을 준비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업체 및 관련 산업(방송업체, 이통사업체 등)과 긴밀히 협력할 생각이다. 또한 휴대폰에 다양한 컨버전스를 접목하기 위해 신소재 및 부품개발 관련 다양한 해외업체와 협력중이며 소비자 편이성을 높이기 위해 신규 디자인, 신규 UI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새해에는 DMB·와이브로가 업계 최대 관심사다.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DMB·와이브로는 어떤 의미가 있으며,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는지.
▲기술적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DMB나 휴대인터넷 부문에서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휴대인터넷(WiBro) 상용화를 세계 최초로 주도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해 12월 첫 통화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는 시스템을 개발·완료, 내년 상반기에는 상용 서비스 및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DMB 서비스 역시 올해부터 개화기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 삼성은 이미 세계 최초로 휴대폰용 위성 DMB칩과 DMB폰을 선보였다. 지상파 DMB 휴대폰도 시연 행사 성공(유럽·중국 등)으로 해외 수출시장에서도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의 시장 환경을 볼 때 앞서 언급한 가격과 수익·시장점유율 등의 3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올해는 삼성이 주도하고 있는 중·고가 시장에 경쟁사가 대거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들의 가격 인하 및 마케팅 강화로 힘든 경쟁이 예상된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품질·기능·디자인 면에서 제품 차별화 및 브랜드 강화, 원가 경쟁력 지속 확보, 규모가 아닌 기술력과 브랜드 등으로 경쟁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다가오는 4G 시대를 위해 삼성전자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4G 이통 표준화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현재 4G 관련 특허 220여건 확보, 3GPP·3GPP2 등 7개 표준화 기관에 의장단 진출(15석), 매년 4G 국제 포럼(삼성 4G포럼) 개최, 산·학 연계 개발 등으로 오는 2009년 상용화를 예상하고 있다. ‘삼성 4G포럼 2004’에는 세계 18개국 120여명이 참석해 4G 네트워크를 향한 진보(Migration Paths towards 4G Networks)’라는 주제를 앞세워 열띤 토론을 벌였다.
삼성은 앞으로 4G 표준을 주도하기 위해 국가·지역·국제 표준단체의 단계적 활동을 통해 4G 표준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리=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 사진=정동수기자@전자신문, dschung@
<2005년 삼성전자 정보통신사업부 주요 사업>
◇1억대 판매 달성=세계 휴대폰 시장은 지난해 6억3000만대 규모였다. 올해 세계 휴대폰 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6% 증가한 6억70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8600만대(점유율 13.7%)보다 1400만대 가량이 늘어난 1억대 이상을 판매할 계획이다.
◇첨단 단말기 출시=다양한 첨단 디지털 카메라폰 출시에 앞장설 계획이다. 스마트폰·DMB폰·WCDMA폰·와이브로단말기 등 첨단 단말기 출시에 나서 기술력으로 휴대폰 업계를 리드한다는 게 올해의 목표다. 특히 컨버전스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신개념 단말기 출시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4G 표준화 주도=나아가 세계 4G 이통 표준화에도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다. 현재 4G 관련 특허 220여건 확보, 3GPP·3GPP2 등 7개 표준화 기관에 의장단 진출 등의 실적을 앞세워 우리의 표준을 관철하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국가·지역·국제 표준단체의 연계를 통해 단계적으로 4G 표준 기반을 확보한다는 게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초일류 기업 도약=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이 궁극적인 목표다. 지난해 매출 기준 2위, 이익률 기준 1위 등의 실적 달성에 이어 올해에는 삼성 휴대폰을 최고 브랜드로 만들 것이다. 이를 위해 가격, MS, 브랜드 선순환 사이클을 강화할 예정이다. 물론 수익 위주의 경영이 주요 목표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나아가 협력사들과 동반 성장을 꾀하고 불황 탈출의 돌파구를 마련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달성에 앞장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