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이 오는 2006년 상용화되는 와이브로 네트워크 투자에 공동보조를 맞추기로 한 것은 유무선 통합구도로 진화하는 통신시장에 공동투자 이상의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짧게는 두 회사가 KT와의 전선을 공동으로 구축해 견제하는 효과를, 길게는 SK텔레콤-하나로텔레콤 M&A를 통한 2강 중심 통신시장 경쟁구도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와이브로 등장으로 투자 활성화를 기대해온 장비업계 입장에선 데이콤의 퇴장으로 투자액이 한 차례 다운그레이드된 데다 공동투자에 따른 투자액 감소가 예상돼 달갑지는 않은 표정이다.
◇배경=두 회사의 망 공동구축 합의는 와이브로 투자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SK텔레콤과 기지국 설비 이용 및 최단기간 망구축이 절실한 하나로텔레콤의 이해관계가 접점을 찾은 결과로 해석된다. 두 회사는 또 이를 통해 공동 라이벌인 KT에 심리적 부담을 안겨주고 시장을 선점하는 부수효과를 노릴 수 있어 양수겸장이다. 6점이 걸린 기지국 공용화와 망 공동구축에 대한 사업계획서 배점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두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의미와 전망=잠재적인 합병이슈를 가지고 있는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이 광대역통합망(BcN) 시범사업에 이어 와이브로 망 공동투자에 나섬에 따라 KT와의 장기적인 대결구도를 고착화했다. 와이브로는 사실상 통신시장의 두 강자인 SK텔레콤과 KT가 같은 시장을 놓고 처음으로 정면대결을 벌이는 사례인 만큼 통신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부분이다. SK텔레콤으로선 WCDMA 서비스와 중복우려가 있는 와이브로 투자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하나로텔레콤을 내세워 KT를 견제하는 효과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하나로텔레콤은 SK텔레콤과 공동보조를 맞춰 M&A 이슈를 계속 유리하게 끌고 가는 한편 KT에 대한 경쟁력 확보 수단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이 와이브로 사업에 보조를 맞추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유무선 통합시장에 대비한 KT-KTF의 공동 대응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장비업계 반응=KT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는 눈치다. KT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실제 투자 의지를 갖고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으나 “투자력에서 뒤처질 것으로 예상돼 온 하나로텔레콤이 기지국 공용화를 통해 투자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부분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하나로텔레콤의 공동보조에 따라 3개 대역 중 망 공동구축에 유리한 가운데 주파수를 누가 차지하게 될 것인지도 관심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편 장비 수요 확대를 기대해 온 삼성전자, 포스데이타 등은 아무래도 사업자별 투자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그러나 “국내 시장은 일단 상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기지국과 단말기 세계 시장을 개척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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