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인 로크웰의 반도체 부분이었던 커넥선트는 지난 2001년 반도체 불황 때 회사를 분사, 전문화 전략을 통해 위기를 극복, 통신용 칩 부분에서 일가를 이루었습니다.”
커넥선트코리아 이상욱 사장(45)은 로크웰에서 분사한 지난 99년 시점부터 위기를 넘어온 과정에 대해서 자세하게 언급했다.
“로크웰시절에 팩스 모뎀 분야 칩 업체로 유명했습니다. 팩스 모뎀 칩으로 상당히 많은 수익을 올렸고 지난 99년 로크웰에서 분사, 커넥선트라는 이름의 종합 반도체 회사로 독립했습니다.”
지난 99년 분사 이후 커넥선트는 ADSL, 무선랜, 셋톱박스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로 관련 시장에서 수위를 차지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러나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반도체 시장의 급속한 냉각에 따라 커넥선트도 다른 업체들과 같이 큰 위기를 겪었다.
“분사한 이후 회사의 규모가 컸습니다. 통신에 관한 거의 모든 부분에 사업을 하고 있었고, 반도체 공장도 갖고 있었습니다. 커넥선트 경영진은 위기 상황에서 이 모든 것을 가져가기보다, 사업부를 전문 분야별로 분사하고 팹리스로 변신하는 방법을 선택해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커넥선트는 2001년 이후 몸집은 줄이고, 민첩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했다. 로크웰이라는 대기업의 성격을 탈피, 벤처로 재탄생하게 됐다는 얘기다. 이 회사는 ADSL 모뎀 칩, 셋톱박스 및 디지털TV용 칩 사업부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를 분사시켰다. 무선랜 사업부는 스카이웍스로, 네트워크 장비용 칩은 마인드스피드로, 반도체 공장은 재즈세미컨덕터라는 이름으로 독립해 나갔다. 이외에도 GPS솔루션, CMOS이미지센서 부분 등이 독립해갔다.
“커넥선트를 비롯해 분사된 회사들의 실적이 좋습니다. 전문화를 바탕으로 한 분사 전략이 성공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분사하고 몸을 가볍게 한 것은 아니다. ‘분사’라는 전술 뒤에는 ‘전문성 강화’라는 전략이 숨어있었다.
“커넥선트는 통신용 반도체 시장에서 강자가 되기 위해 경쟁사인 글로브스팬비라타를 지난해 인수했습니다. 이를 통해 시장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갖게 됐고 통신 부분에서 더 많은 설계 자산을 갖게 됐습니다.”
전문화를 통해 기술 리더십을 갖음으로써 부침이 심한 반도체 업계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것이 이상욱 사장의 평가다.
“국내 벤처 업체들도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코어 기술을 많이 확보해야 합니다. 단순히 틈새 시장만을 겨냥해서는 성장할 수 없습니다.”
커넥선트는 코어기술과 미래 기술에 대한 전략을 짜기 위해 경영층과 엔지니어 간에 의사소통이 활발하다고 귀띔했다. 그는 “국내 벤처 업체들도 이제는 미래의 기술 전략을 짜기 위해 고민을 해야하며, 특히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고 시스템업체와 공생을 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커넥선트는 어떤 회사>
커넥선트는 디지털 홈 정보 및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를 이끄는 반도체 시스템 솔루션을 개발, 제공하고 있는 업체로 지난 99년 로크웰에서 분사됐다.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뉴포트비치에 있으며 연간 매출 6억 달러 세계 팹리스 10위권에 드는 회사다.
이 회사의 주요제품으로는 xDSL과 케이블 모뎀 솔루션, 홈 네트워크 프로세서, 방송 비디오 인코더와 디코더, 디지털 셋톱박스 부품과 시스템 솔루션, 전화 모뎀 등이다.
이 회사는 무선통신용 칩 회사인 스카이웍스, 네트워크용 솔루션 회사인 마인드스피드, 팹 업체인 재즈세미컨덕터 등을 자회사로 갖고 있다. 커넥선트는 지난해 3월에는 경쟁사인 그로브스팬비라타를 인수했다. 커넥선트는 최근 ‘디지털 홈의 구현’을 새로운 비전으로 내세우고 초고속 인터넷 사업집중화를 주도하고 있다.
커넥선트코리아는 본사가 지난 99년 1월 로크웰인터내셔널에서 분사하면서 설립됐다. 지사는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 있으며 지난 2003년 한국지사에서만 전체 매출의 10%가 넘는 65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주요 고객으로는 국내업체인 삼성, LG, 하나로 통신, KT, 휴맥스 등이 있으며 외국 회사로는 에이서, 애플, 캐논, 델, 에코스타, HP, IBM, 링크시스, 마쓰시다, 마이크로소프트, 모토롤라, 페이스, RCA톰슨, 도시바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