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콤은 새해 벽두부터 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레인콤은 세계 mp3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애플에 맞설 대표주자로 미국의 600개 언론에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양덕준 사장은 좋든 싫든 MS 진영과 차세대 디바이스를 위한 그림도 그려야하고 애플과의 경쟁도 경쟁을 해야한다. 올해 그에게 지워진 운명이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도곡동 캠코양재타워 레인콤 본사에서 그를 만나 올해의 구상을 들어봤다.
-아이리버MS 진영과 애플의 아이팟 진영 간에 큰 전선이 형성됐다. 두 진영간 싸움의 전망은.
▲애플은 폐쇄적인 전략을 사용하는데 비해 MS의 플레이포슈어는 개방형을 지향합니다. 애플의 전략이 얼마나 주효할지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역사적인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동안 폐쇄적인 솔루션들이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과거의 사례로 볼 때 시장의 대세는 MS의 플레이포슈어로 가는 것이 자명한 사실입니다.
-MS와 인텔이 PC에서 지녔던 아성이 그들의 소원대로 정보 가전에 진입하는 셈입니다. ‘윈텔’의 가전 시장 진출에 대해서 어떻게 보나요.
▲이미 인텔과 MS는 PC라는 매체에서 주도권을 잡았기 때문에 유리한 고지에 있습니다. 소니와 애플 등 독자적인 전략을 추구하는 진영의 힘은 아무래도 떨어질걸로 생각된다. MS와 인텔이 가장 강력한 주도권을 행사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윈텔 진영이 PC에서처럼 절대적인 힘을 갖지 못할 것입니다. 가전 쪽에서는 PC와 달리 호환성이 강조되지 않습니다. 휴대기기에서는 이미 팜OS 등 비MS 진영이 확대됐습니다. MS 등의 윈텔의 장악력은 많이 떨어질 것입니다. 2∼3개 정도가 시장을 2분, 3분 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봅니다. 유감스럽지만 1위는 MS가 될 것입니다.
-콘텐츠 분야가 어느 쪽과 연합하느냐도 중요한 변수다. 소니 등의 변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소니는 MS 진영으로 들어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연합을 한다면 애플하고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솔직히 소니가 많은 콘텐츠가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한 주도권을 갖기에는 ‘오리엔탈 회사’라는 한계를 부정하기 어렵다.
-MP3플레이어는 PMP, PMC, DMB 수신기 등 휴대용 멀티미디어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합니까.
▲디지털의 큰 조류는 ‘퍼스널화’와 ‘모바일화’로 요약됩니다. 가정용 전자기기가 개인용으로 바뀌고 또 이동형으로 제공될 것입니다. 오디오가 MP3 플레이어가 되고 TV가 PMP가 되고 거기에 게임이 접목될 것입니다. 앞으로 과제는 콘텐츠 자체를 무선으로 가는 것입니다. 무선화를 어떻게 적절하게 접목하느냐가 과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4세대 무선통신과 휴대인터넷 등이 있습니다.
-결국, 휴대형 멀티미디어 시장을 놓고 휴대폰 쪽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하는 건가요.
▲휴대폰에서 중요한 것은 휴대폰 자체가 아니라 휴대폰이 갖고 있는 ‘스크린’입니다. 그동안 콘텐츠를 제공해줄 수 있는 스크린을 가진 단말기는 휴대폰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릅니다. PMP나 PMC 등 스크린을 가진 다른 기기가 등장했습니다. 여기에 CDMA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입니다. 휴대폰에서 쓰는 운용체계(OS)는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기에는 불안정하다.
휴대폰의 무선통신과 휴대 멀티미디어기기의 멀티미디어가 결합한 새로운 어떤 것이 나타날 것입니다. PMP가 될지, PMC가 될지 아무도 예측은 못합니다. 누가 먼저 하느냐, 좋은 ‘개념’을 시장에 내놓느냐 하는 경쟁입니다.
-레인콤은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지만 그만큼 도전을 많이 받을 것입니다. 레인콤이 전략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연합한 상대는 MS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가장 충성심이 없고 힘은 센 사람과 연합한 것이지요. 위기냐 기회냐 라기 보다도 이제는 거의 동시다발적인 경쟁이라고 봐야합니다. 중요한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브랜드고 두 번째는 어떠한 ‘고유한 스타일’을 창출해 내는가 하는 것이지요.
차세대 시장에서 휴대폰 업체들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은 브랜드 때문입니다. 앞으로 아이리버의 성공은 어떻게 네트워크화를 잘 시켜서 아이리버만의 고유한 문화(스타일)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레인콤은 경쟁사인 애플, 삼성 등에 비해서 규모가 작습니다. 불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이 분야에서 자금력은 기존 산업에서처럼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닙니다. 소비자들에게 호소하는 요소들은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이뤄집니다다. 아이리버는 광고를 통해서가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 알려졌습니다. 이분야에 가장 적합한 마케팅전략은 이미 수립해 놓았습니다.
규모 문제는 무시할수 없습니다. 이 산업도 규모의 경쟁에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레인콤은 올해 중국 공장이 완공돼 생산 능력이 크게 확대됩니다. 규모 확대를 위한 자금은 충분한 동원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차세대 시장과 산업에서 어떤 강점이 있는지,그리고 약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최대 약점은 원천 기술이 없다는 것이나 그렇다고 미래가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시장을 리더해갈수 있는 창의력과 시장만 있으면 세계가 나를 위해 기술 개발을 해줍니다. 레인콤도 아이리버라는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주위로부터 많은 기술을 제공받고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은 바로 창의력,속도에 강점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를 뒷받침해줄 정밀부품과 소재입니다. 휴대형이 될수록 더욱 정밀하고 튼튼한 신소재가 필요합니다. 휴대폰 부품이 많이 개발됐지만 아직도 부실합니다. 정밀·소재 산업이 영세하고 낙후돼 있습니다. 이에 대한 지원과 육성이 절실합니다.
-올해 사업 준비는 잘되가는지.
▲올해 목표는 ‘애플 타도’가 소비자들에게 각인되도록 하는게 일차 목표입니다. 레인콤은 단순히 애플을 따라가지 않을 것입니다. 기존 개념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을 것입니다.
음원 확보도 준비하고 있다. 콘텐츠 서비스의 주도적인 위치를 갖고, 한중일 아시아권에서 콘텐츠를 글로벌화하는 작업을 준비중입니다.
정리=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2005년 레인콤 사업전망
올해 레인콤은 글로벌 MP3플레이어 시장 선도 브랜드인 아이리버로 보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매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73% 성장한 8080억원, 순익은 40% 증가한 775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도 각각 46%, 44% 늘어난 1050억원, 929억원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급성장을 기대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브랜드마케팅 강화를 통한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구축 △신제품 출시에 따른 라인업 강화 △세계 MP3 시장 성장에 따른 판매지역 다양화 등을 들 수 있다.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에 쏟아붓는 비용만 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며 고용량 플래시메모리 타입 제품과 미니 HDD타입 제품을 선보일 방침이다. 해외에서 선보이고 있는 동영상재생기(PMC)와 국내에서 돌풍이 기대되는 전자사전 등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수요를 충분히 감당하기 위해 중국 내 자체 생산공장이 오는 3월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중국 광둥성 둥관시가 조성한 첨단 산업단지인 송산호 인더스트리얼파크에 새 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레인콤은 4만㎡의 공장 부지에 초기 1년간 800만 달러를 투자해 신규 공장을 건설, 내년부터 가동하는 것을 시작으로 5년간 총 2000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연산 400만대의 새 공장이 완공되면 레인콤은 기존 신천 공장의 300만대를 합쳐 중국 내 두 공장에서 연간 700만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와 더불어 중국 내수 매출 신장 또한 더욱 촉진될 전망이다.
한편, 세계 시장 수요가 급속히 늘어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마케팅 및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현지 법인을 통한 해외 대형 유통채널을 더욱 넓혀간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