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서현진 디지털문화부장
정동채 문화관광부장관의 문화에 대한 해석은 ‘문화도 국가적인 목표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이제는 문화를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한 문화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할 때라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정동채장관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남다른 의욕을 갖고 문화산업 육성에 헌신해 왔다. 든든한 기초예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문화산업을 세계 5대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온 정장관을 직접 만나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에 대한 평가와 새해 계획을 들어봤다.
-참여정부는 오는 2007년까지 ‘문화산업 5대 강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실천계획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우선 문화산업기술(CT)대학원 설립 등을 통해 창조적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콘텐츠 창작기반 확대를 위해 애니메이션제작센터와 지역 영상미디어센터 등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투자 활성화와 유통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은 물론 아시아문화콘텐츠 교류 확대와 문화산업 수출종합지원센터 운영등 해외 진출 계획도 마련하겠습니다.
-10대 차세대성장동력 분야에 ‘문화관광산업’을 추가하는 이른바 ‘10+2’ 전략을 추진해왔습니다. 추진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10+2’전략은 10대 차세대성장동력 육성논의가 기술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이를 서비스 분야 등으로 확대해야 된다는 취지에서 ‘문화관광산업’과 ‘부품소재 및 공정혁신’ 등을 추가하자는게 골자입니다. 이 가운데 문화관광산업은 지난 13일 연두기자회견중 대통령께서도 강조하신 내용입니다. 구체적으로 10대 동력중 ‘디지털콘텐츠·SW솔루션’에 CT분야 개발과제(8개)를 포함시켜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에 준하는 형태로 추진하는 것입니다. 지난 9월에는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을 통해 ‘문화관광산업’과 ‘부품소재 및 공정혁신’을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심의 및 정책조정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문화산업진흥기금이 기획예산처의 기금운용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서 존폐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문화산업계는기금 정부의 문화산업 육성정책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는데요. 문화부 입장은 무엇입니까.
▲짧은 기간의 운용성과를 평가해 기금폐지를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됩니다. 문화산업은 투자 위험이 높고 회수기간이 길어 민간투자가 미흡하지만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타산업과는 다르게 기금의 투·융자를 통한 정부의 ‘펌프’ 역할이 상당기간 필요합니다. 민간투자를 유도·활성화하기 위해 문화산업진흥기금을 신축적이고 탄력성 있는 투·융자지원 체계로 개편해 운영한다면, 중소제작자의 안정적 재원 마련 및 문화산업 육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산업계의 의견수렴을 통해 기금이 효율적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8년만에 저작권법이 전면 개정됩니다.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의지와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듣고 싶습니다.
▲인터넷 등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형태로의 저작물 이용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일반인들의 저작권에 대한 인식은 부족합니다. 또 제도 미비 등으로 무분별한 불법복제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상 유통질서를 정착시켜 문화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습니다.우선 저작권법 개정 등을 통해 공중송신권과 디지털음반에 대한 보상의무 조항을 신설하고 온라인서비스업자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여 디지털 환경하의 저작권 보호에 나서겠습니다. 또 저작권 내용을 초중고 정규교과 과정에 편성하는 등의 교육도 강화하겠습니다.
-장관께서는 지난해말 ‘e스포츠 발전 정책간담회’를 통해 e스포츠 집중 육성 계획을 밝힌바 있습니다. e스포츠 육성에 대한 기본 전략은 무엇입니까.
▲e스포츠는 최근 양적·질적으로 급속 성장하여 젊은이들의 새로운 문화매개체로서 그 중요성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표준화 등의 시스템과 제도가 미흡하고 특정장르 및 종목의 편중화 등의 위기요인이 상존하는 등 문제점도 적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올해부터는 기초인프라 조성, e스포츠 문화정착, 국제협력 강화, 법제도 및 지원시스템 강화 등 4대 중점과제를 지원해 나갈 계획입니다.
-최근 중국정부는 자국 시장을 보호를 위해 한국산 온라인게임에 대해 강력한 규제정책을 펴기 시작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는 어떤 대응책이 있는지요. 또 수출 확대를 위한 정책도 궁금합니다.
▲각국의 문화와 정치경제 상황이 모두 달라 문제를 제기하는데는 한계가 있지만 정부차원의 대화채널은 상시 가동하고 있습니다. 상호간 건전한 게임문화를 조성하고 국제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정책기준을 만드는데 노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해외수출지원을 위해서는 유관기관 및 단체 간 협력채널 구축을 통해 실질적인 교육 및 인력양성프로그램, 건전 게임문화 조성사업 등을 전개해 나갈 계획입니다.
-문화부와 정통부는 지난해 10월 ‘문화콘텐츠·디지털콘텐츠 업무협력합의서’를 교환하는 정부부처 간 업무 조정의 모범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앞으로 정통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갈 계획입니까.
▲업무협력합의서에 서명한 이후 양부처 국장급 정책협의회를 통해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의 공동개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문화부)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간(정통부) 간 정책협의회 등을 구성·운영하기로 했습니다. 모바일 테스트베드도 연계 운영하기로 한바 있습니다. 앞으로도 관련기관 정책협의회 확대 및 MOU 체결 검토와 함께 양부처간 공동 워크샵, 현장 방문교육을 실시하고 해외시장 다변화, 콘텐츠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대국민 공동 홍보사업 등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지난해 말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을 직접 방문하여 문화산업 중추기관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장관께서 그리고 계신 문화콘텐츠 육성에 대한 밑그림이 궁금합니다.
▲문화콘텐츠진흥원은 그동안 장르별 지원사업을 펼치면서 창작기반을 조성하고 해외 수출을 늘리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통합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습니다. 앞으로는 기관명칭에 걸맞게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영화진흥위원회등 문화부산하 유관기관을 아우르며 문화콘츠산업 전반을 끌고갈 중추기관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입니다.
-지난해 말 문화미디어국을 신설해 신문과 방송 등 언론 정책을 전담케 한 바 있습니다. 인터넷 언론의 급성장으로 언론 정책의 다양성이 요구되고 있는데 앞으로 문화부가 추진할 정책의 주요 방향은 무엇입니까.
▲크게 두개의 목표를 갖고 정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미디어간 균형 발전을 통해 소통의 문화를 정립하고 미디어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미디어가 국가발전의 성장동력이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신문법 및 언론중재법의 후속 조치를 통하여 매체간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언론 수용자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참여형 미디어환경을 조성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 인터넷 언론 등 뉴미디어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기반도 마련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문화미디어산업 진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하여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인력을 양성하는 등 인프라를 집중지원할 것입니다.
정리=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전자신문, dschung@
◆문화산업 예산 어디에 쓰나
문화관광부는 성장잠재력이 큰 문화산업을 미래 핵심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 해 문화산업분야에만 전년대비 10.8% 증가한 1911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문화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고급전문인력 양성에 중점 지원하겠다는 것이 올 해 문화산업 육성정책의 기본 방향이다.
문화산업 부문 예산편성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세계 최대 도서축제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참가지원에 130억 원을 책정한 것이 눈에 띈다. 지방문화산업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도 15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문화부는 전국에 분야별로 특화된 10개의 지방문화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해 지역 문화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장르별 연관 사업간 시너지를 도모할 계획이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전문 지원 시설 건립에도 많은 예산이 사용된다. 방송영상공동제작시설(DMS) 건립에 154억 원이 들어가는 것을 비롯해 창작문화콘텐츠를 연구·개발하고 공급까지 책임지는 신개념 문화콘텐츠콤플렉스 조성에 30억원이, 영상 자료의 보존·관리시설인 종합영상아카이브센터 건립에 50억 원을 반영했다.
대학의 문화산업 연구개발과 창의적인 인력양성을 주임무로 하는 지역대학 문화산업연구센터(CRC) 지원에는 25억 원이 사용되며 영상문화의 균형적 확산과 영상산업 기반확대를 위한 지역영상미디어센터 설립 지원에도 20억 원이 새롭게 투입된다.
한국애니메이션제작소 설립에 10억원을 투입해 애니메이션 창작 활성화와 전문인력 양성을 노리며 게임 문화의 세계화를 위한 e스포츠 활성화 사업에도 5억원이 배정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