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가격 폭락으로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적자에 직면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 14일 경영설명회를 개최한 삼성전자 LCD 총괄의 4분기 실적은 매출 1조9500억원에 약 100억원의 흑자를 기록, 사실상 손익 분기점에 도달했으며 삼성SDI는 지난 4분기 4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분기실적으로는 5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줄줄이 적자 전환 예상=삼성전자는 상반기만 해도 거의 3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나 하반기 40%가 넘는 가격하락에 따라 4분기의 영업이익률이 0.1%로 급감했다. 삼성SDI는 지난 3분기까지 1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왔다. 양사는 영업이익률이 급감한 것에 대해 “4분기 특별 성과급 지급과 가격 하락이 주 요인”이라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이처럼 저조한 실적을 보임에 따라 후발기업들의 실적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LCD업체들은 4분기 모두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으며 디스플레이 관련 재료 및 부품 업체들의 실적 악화도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컬러필터, 편광판 등 핵심 부품들의 4분기 가격 인하가 20%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 부품업체도 4분기에는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가격 하락 도미노=LCD가 모니터나 노트북 외에도 지난해부터 휴대폰, TV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LCD 가격 폭락의 여파는 전 디스플레이 분야로 파급되고 있다. LCD 가격에 따라 다른 디스플레이 업종이 웃고 우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40인치 이상에 특화된 PDP의 경우 아직까지 LCD와는 큰 연관이 없지만 40인치 LCD 가격이 올해 말 1000달러로 인하된다는 얘기에 덩달아 가격 인하 압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초 1300달러에 이르렀던 42인치 SD급 모듈은 지난해 4분기에는 840달러대로 떨어졌다. 지난 4분기에는 삼성SDI를 비롯한 전 PDP업계가 적자로 전환됐다. STN LCD업체와 OLED업체들도 LCD 가격 폭락에 직접적인 영향권이다. LCD업체들이 대형 제품 수익 악화에 따라 중소형 분야로 라인을 전환하고 그에 따라 중소형 TFT LCD 가격이 하락하면서 동반 가격 하락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초 18달러였던 96×96 해상도의 OLED는 지난해 말에는 8달러대로 하락했으며, STN LCD는 지난해 30% 정도의 가격 인하가 이루어졌다. 모니터용 브라운관인 CDT는 지난해까지는 LCD 가격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지만 올해 초부터 주문 수량이 급감하는 등 후폭풍이 본격화되고 있다.
◇구조조정 본격화=디스플레이 분야 시황악화로 구조조정이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만의 CMO는 최근 일본의 자회사인 ID테크를 소니와 도요타의 합작사인 ST LCD에 매각했으며 대만의 OLED업체인 옵토테크는 사업을 포기하고 관련 시설을 매각키로 했다. 삼성SDI는 OLED 자회사인 삼성OLED를 흡수합병한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대만의 한 LCD업체는 매각설이 계속 유포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PDP업계의 경우 지난해 어느 정도 구조조정이 이루어졌지만 TFT LCD업계의 중소형 사업 확대로 올해는 STN 및 OLED 구조조정이 더욱 가시화될 것”이라며 “이 분야의 선두 업체마저도 시장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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