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품·소재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대형 처방전을 내놨다. 이번 처방전은 허약한 중소 부품·소재기업의 치료를 위해 중핵기업 300개 육성, 대기업 부품·소재 분야 총액 출자제한 제도 완화 등이 골자다.
산업자원부가 이번에 발표한 부품·소재 산업 육성책은 △10대 전략 부품·소재의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민·관 공동으로 향후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하고 △매년 50개 내외의 시장 수요형 부품·소재 품목을 발굴·지원하며 △국내에서 개발이 어려운 품목에 대해서는 기술을 도입하고 맞춤형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자부는 이를 통해 오는 2010년까지 매출규모 2000억원, 연간 수출 1억달러를 초과하는 중핵 부품·소재 기업을 300개 육성(현재 150여개)하고 수출은 현재보다 2.5배 늘어난 2500억달러에 이르도록 한다는 목표다.
이희범 산자부 장관은 부품·소재 산업 육성책과 관련, “국내 산업의 양극화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품·소재 산업을 강력히 육성할 계획”이라며 “부품·소재 기업 육성이 앞으로 참여정부의 핵심 산업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핵기업 300개 육성=산자부의 이번 발전전략 목표는 2010년까지 우리나라가 핵심 부품·소재의 세계적 공급기지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그 핵심에는 중핵기업 육성이 있다. 중핵기업은 모듈화 방식의 생산이 가능하고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이 가능한 기업으로서 중견기업을 넘어서는 규모를 갖춘 기업이다. 구체적으로 매출 2000억원 이상, 수출 1억달러 이상을 달성하고 특정기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지 않아야 한다. 오영호 산자부 차관보는 “중핵기업 기준은 원천기술 개발이 가능하고 대기업과의 종속적 관계를 끊을 수 있는 매출·수출 비중 등을 정해 결정했다”며 “집중 투자해 중핵기업을 육성, 중핵기업이 다른 부품·소재 기업들을 다시 끌고 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성에 따른 차별화 육성 정책 마련=정부는 기업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처방을 내리게 된다. 중핵 소재기업 등은 원천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10대 전략 부품·소재 개발을 위해 민·관 공동으로 향후 5년간 총 5000억원을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또 시장 수요형 부품·소재는 한·일 FTA에 따른 수입증가 예상품목, 중국 수출 확대 품목 등 매년 50개 내외 품목에 500억원을 지원한다. 원천기술이 부족한 경우 기술을 도입하고, 시장 규모가 협소한 제품은 투자 유치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 밖에 대기업의 부품·소재 사업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총액 출자제한 제도를 완화키로 했다. 현행 대기업이 순자산의 25% 정도를 계열사에 출자할 수 있으나 부품·소재 분야에 한해서는 50%까지 출자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양한 지원책 마련=정부는 부품·소재 투자를 위해 다양한 투자 정책을 마련키로 했다. 사업화 생산설비 투자에 대한 금융지원을 1조5000억원으로 확대하고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요 업종의 ‘수급 기업 투자펀드’를 상반기에 조성할 예정이다. 수급 기업 간 협업 활성화를 위해 자동차,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에 대해 ‘제조 장비 개발 로드맵’을 수립하고 양방향 구매 정보 포털도 구축키로 했다. 또 현행 9.2%인 국방 기술 개발자금의 부품·소재 비중을 1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협력사에 대한 부당한 가격 인하, 제조 노하우 공개 요구 등 대기업의 불공정한 관행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히 조사, 제재키로 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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