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부품 수요가 고가 제품과 저가 제품으로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작년 말부터 카메라모듈이나 키패드 등은 기존 제품보다 더 성능이 좋은 고가 제품 수요가 점점 늘고 있는 반면 힌지나 안테나 등은 원가절감이 가능한 제품이 환영을 받고 있다.
부품 업계의 전문가들은 “품목에 따라 고급화냐 아니면 원가절감이냐를 확실히 결정하는 게 올해 휴대폰 부품 업계의 성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기능과 디자인에는 과감히 고급 부품 사용=고급화 경향이 두드러지는 품목은 대표적으로 카메라모듈과 키패드다. 카메라모듈은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휴대폰 구매 조건의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소비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키패드 역시 눈에 바로 띄는 품목으로 디자인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그대로 반영된다.
카메라모듈 시장에서는 올해 메가 픽셀 제품이 완전히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카메라모듈 업체는 3분기 이후 메가 픽셀 제품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리고 연말께는 70%까지 바라보고 있다.
수량면에서는 130만 화소 제품이 주류를 이루겠지만 가격이 3배 이상 비싼 300만 화소 이상 고가 제품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카메라모듈 업체들 가운데 선도 업체는 1분기 중에 500만 화소 제품의 국산화를 이뤄내 일본 제품을 대체, 고가 제품 비중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키패드도 고가 제품인 EL키패드가 주목을 끌고 있다. EL키패드는 기존 LED키패드에 비해 가격은 20∼30% 정도 비싸지만 밝기가 균일하고 발열과 전력 소모가 적다. 작년 말부터 EL키패드를 사용한 휴대폰이 간간이 등장해 이제는 20종 이상의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다. 아직은 EL키패드의 시장점유율이 1% 미만에 그치고 있지만 키패드 업계에서는 올해 이 비중을 10%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부품은 원가절감=눈에 보이지 않는 부품은 원가절감의 삭풍을 맞고 있다. 품질이 약간 떨어지더라도 과감히 저가 부품을 사용하겠다는 게 휴대폰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힌지와 안테나 시장에서 이러한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최근 급성장한 힌지 시장에서는 원가절감을 위해 금속 재질 일변도에서 플라스틱 힌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플라스틱 힌지의 원가는 금속 힌지의 절반 수준이다. 소재 자체가 금속보다 싸고 금속 힌지 제조 방법인 프레스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사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열에 약하고 강도가 떨어지는 단점만 조금 보완되면 곧바로 상용화가 기대된다. 이미 국내 주요 휴대폰 업체는 플라스틱 힌지를 내부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테나 시장에서도 원가가 싼 인테나 바람이 거세다. 기존 안테나는 대개 1000원이 넘지만 인테나는 300∼400원 수준이다. 기존 안테나는 플라스틱 사출에 코일이나 메모리와이어 등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가지만 인테나는 플라스틱 사출에 인쇄를 하면 끝이다. 게다가 디자인 측면에서도 인테나가 신세대의 감각에 맞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인테나 시장은 25%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기 조사 자료에 따르면 세계 인테나 시장은 작년 2100억원에서 올해는 257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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