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에게 듣는다](2)임주환 ETRI 원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임주환·ETRI)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정보통신부가 추진중인 IT839 전략 실현에 전력 투구하면서 세계적인 R&D 및 이의 상용화 제품을 쏟아내는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ETRI에 포진해 있는 석·박사급 IT 고급인력은 1800여명. 이들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낸 특허는 국제 특허 3000여건을 포함해 총 1만3000여건에 달한다. ETRI는 국내 IT 분야 최고 두뇌집단으로서 그동안 1386건의 기술을 2700여개 기업에 기술이전했다. 기술료만으로 한 해 3650억원의 수익을 올렸을 정도로 신기술의 산실이다.

 발전소처럼 끊임없이 신기술을 쏟아내는 ETRI는 올해 상용화 주력 품목으로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과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을 내세웠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지상파 DMB기술을 통해 ‘내 손 안의 TV, 나만의 방송’ 시대를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 기반을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올해에는 또 ‘월드 DAB 포럼’ 기술위원회에서 표준으로 채택된 ETRI의 지상파 DMB기술이 국제통신연합(ITU)-R에서 국제표준 권고안으로 최종 채택될 것으로 기대된다.

 ETRI는 우리나라가 IT기술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발판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동하면서 무선으로 초고속 인터넷망에 접속할 수 있는 와이브로 시스템의 개발 성공으로 그동안 퀄컴 등 해외 업체에 의존해 왔던 이동통신 핵심 기술 분야에서 선진국과 대등한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일반 가정까지 기가급의 초고속으로 전송할 수 있는 댁내광가입자망(FTTH)과 오는 2월부터 EBS 인터넷 수능 강의에 적용할 비디오 압축 표준인 ‘H.264 기반 고화질 VOD 시스템 기술 개발’ 등도 본격 상용화에 나선다.

 지능형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는 이동성과 지능의 두 가지 축을 기반으로 유비쿼터스형 로봇 개발을 중점 전략 분야로 추진한다.

 이와 함께 홈네트워크 분야에서는 ‘제2의 와이브로’로 주목받는 초고속무선근거리통신망(UWB)기술 상용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딘다. 이 기술이 연말 마무리되면 치렁치렁 늘어뜨렸던 유선을 없애고 홈서버와 LCD TV 등 각 가정용 기기를 모두 무선으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TRI는 또 국제 표준화에 관심을 쏟으면서 올해 핵심 지적재산권(IPR) 발굴 등을 통한 기술료 수입 목표를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4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임주환 원장 인터뷰>

 -올해 ETRI 계획을 설명해 달라.

 ▲산·학·연 협력체의 구심점인 국가 CTO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것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정보통신부가 주도하고 있는 IT839 성장동력엔진 개발의 중추 역할에 공을 들이고 있다. ETRI는 항상 IT분야 국가 R&D의 중심 축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IT시장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다고 보는가.

 ▲향후 세계 IT 지도는 유비쿼터스 환경으로 바뀌며,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통신·가전·컴퓨터 등이 서로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를 생성하는 디지털 컨버전스로 급변하고 있다. 따라서 ETRI는 정부 정책 기조 위에 R&D와 상용화에 올인할 것이다.

 -자회사 설립은 어디까지 논의됐나.

 ▲올해 안에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출연연은 R&D에서 상용화까지 종합적인 시스템으로 나아갈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새로 구축한 IT기술이전본부(ITEC)를 통해 IPR 확보와 국제 표준화에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 IPR가 곧 ‘돈’이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