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각) 발표된 주요 글로벌 IT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세계 IT경기 회복세가 한층 탄력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을 낳고 있다.
특히 IBM 실적 호조는 그동안 위축돼온 기업의 IT 투자가 활성화될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 최근 휴대폰 시장조사에서 삼성전자에 2위 자리를 내줬던 모토로라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34% 증가, 이 부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IBM 실적 호전, IT경기 회복 신호탄=IBM의 실적 호전은 세계 IT 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IBM의 최고재정책임자(CFO) 마크 루리지는 “IT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전세계 IT 지출은 지난해 대비 4∼6%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IBM은 IBM 역사상 최초로 지난 4분기에 30억달러에 근접하는 27억달러의 분기 순이익을 달성했다. IBM은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매출 1000억달러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BM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965억달러였다. 애널리스트들은 “IBM의 통신부문 매출이 분기별 10%씩 늘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통신시장이 IT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세계 휴대폰 시장 경쟁 심화=삼성전자와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의 지난 4분기 순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세계 휴대폰 시장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 모토로라는 작년 4분기 318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해 3분기 2330만대에 비해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말 20개 기종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에드 잰더 모토로라 최고경영자(CEO)는 “초슬림형 휴대폰 라즈르의 판매 호조가 예상보다 컸다”며 “올해 1분기 역시 실적 호조가 지속돼 월스트리트 예상치인 75억9000만달러보다 많은 7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루프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 렌 자모라는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가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업계는 오는 27일 실적발표 예정인 노키아에 주목하고 있는데, 애널리스트들은 “노키아의 유럽 시장 매출이 늘어나 실적이 호조됐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체도 매출 호조=일주일 앞서 실적을 발표한 인텔과 18일(현지시각) 4분기 실적을 공개한 AMD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 나갔다. 인텔의 경우 순이익이 다소 미흡했지만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 반도체 경기가 꼭 비관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거의 10% 늘어난 96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전체 매출은 342억달러를 달성했다. AMD는 지난해 12월 26일 마감된 4분기 매출이 전년 12억1000만달러에서 12억6000만달러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인텔, AMD 등 반도체 업체는 메모리 칩 판매 부진과 플래시 메모리 가격 하락 등의 부정적 요인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IT업체 2004년 4분기 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