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연구원(KETI)에 2005년 한 해는 위기이자 곧 기회다. 최근 연구사업비 수주를 위한 기관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력 위주의 경쟁력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정부의 산업기술정책이 연구기관에서 기업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점도 연구원으로서는 긴장해야 할 대목이다. KETI는 더욱이 타 정부출연연과 달리 100% 연구과제중심제도(PBS)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미래 국가 발전은 첨단 기술을 통해 가능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중소 벤처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국가 정책의 핵심 기조로 자리잡으면서 부품·소재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KETI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김춘호 원장은 “지난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KETI는 600억원대에 이르는 연구사업을 수행해 전년(486억원) 대비 22%의 높은 증가세를 일궈냈다”며 “특히 지난해는 기술이전 및 판매를 통해 중장기 발전기금을 적립하기 시작한 첫해”라고 설명했다.
KETI는 올해도 중소 벤처기업의 글로벌화를 촉진하는 가시적인 지원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신뢰성시험·평가 및 부품표준화 지원 △현장 애로기술 방문지원 △연구장비 공동 활용 △산·학·연 공동 기술개발 추진 △국제 세미나 및 상담회 개최 등을 적극 추진한다. 또 전자종합정보지원(EIC)을 통해 중소기업을 위한 업계 동향 및 최신 기술과 정부정책 정보서비스도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해외 주요 대학 및 연구기관, 다국적 기업 등과의 전략적 공동 연구개발이나 국제 기술협력기반 구축도 확대 추진된다. KETI는 아울러 다음달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실질적인 윤리경영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진정한 내부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김 원장은 “2005년에는 글로벌 연구역량을 갖춘 연구기관으로서 중소 벤처기업이 성공할 때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선도기술 개발을 통해 신산업을 창출함으로써 국익에 기여하는 KETI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춘호 원장 일문일답>
-다음달 시행할 조직개편의 방향은.
▲신규 대형 연구사업비를 확보하고 기술사업화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선임연구본부장의 기능 및 역할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전략사업본부 내 국제협력 기능을 강화해 글로벌 연구체계를 구축하고 지원업무 및 지역균형발전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행정지원부서도 통합한다. 광주광역시 및 충남 아산에 별도 지역본부를 설치하고, 직원 개인별 교육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교육이수의무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KETI’라는 연구소명의 브랜드화 전략은.
▲올해부터 ‘전자부품연구원’이 아닌 ‘KETI’라는 이름으로 브랜드 네이밍을 강력히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KETI는 일반 출연연구기관과 달리 ‘비즈니스가 되는 연구개발을 하는 연구기관’, 즉 ‘글로벌 R&BD를 하는 연구기관’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생각이다.
-2005년 역점 추진사업은.
▲무엇보다 신규 대형과제 기획과 동시에 보유기술에 대한 기술사업화 아이템을 발굴해 기술이전 및 러닝 로열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글로벌 R&BD체계를 통해 외국으로부터 연구사업비 수주도 추진한다. 지역본부를 설치해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 내 신산업 창출 및 혁신 클러스터 구현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올해 주요 목표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