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의 IT구상](1)염홍철 대전시장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설렌다. 참여정부의 지방자치단체 살리기 의지와 함께 표방해 온 과학기술중심사회 육성의지, 그리고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불어닥친 제2 벤처 육성정책 등은 이제 손에 잡힐 듯 하다. 그동안 수도권 중심의 정책과 지원으로 인해 말에 그쳤던 ‘지역 균형발전’은 이제 그 어느 때보다도 손에 가까이 와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이러한 정부의 의지와 경제난 극복을 위한 벤처살리기 열풍의 재점화 분위기 속에서 꿈과 포부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최근 대덕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된 대전시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광역자치단체와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육성을 통해 본격 지방시대를 맞는 각 지자체의 새 희망과 꿈, 그리고 가능성을 시리즈로 엮어본다. <편집자>

 대전시는 더 이상 한국의 과학기술 도시가 아니다. 대덕연구개발(R&D)특구로 지정되면서 세계 속의 혁신 클러스터로 급부상할 절대적인 호기를 맞고 있다. 대전시는 올해를 대덕R&D 특구 조성을 위한 ‘원년의 해’로 삼고 이를 위한 기반사업에 ‘올인’한다.

 염시장은 올해 대전시에 정보기술(IT)·생명기술(BT) 등 지역 4대 전략 산업을 기반으로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게 할 경제 성장의 근원지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기존 클러스터의 개념에 공간적 개념을 강화해 대덕밸리 산학연이 한 건물에서 협업할 수 있는 체제를 확고히 다져나감으로써 ‘한국형 클러스터링’의 모델을 일궈나간다는 구상이다.

 민선 3기 시정을 펼치고 있는 염홍철(61) 대전시장이 구상하는 올해 대전시의 경제과학분야의 설계와 전망을 들어봤다.

  -대전시는 지난 연말 대덕R&D 특구법의 국회 통과로 대덕밸리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대전시가 구상하고 있는 대덕R&D 특구의 청사진과 향후 역점 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나?

 ▲향후 대덕R&D특구를 한국 경제를 이끌고 나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성장 동력 기지로 육성해 ‘과학주권 한국, 첨단 도시 대전’을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혁신 주체인 산·학·연의 공간 밀집형 클러스터를 조성,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네트워크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나갈 방침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연구역량의 고도화 △상업화 기반 구축을 통한 창업 및 기업활동 촉진 △전문 분야별 클러스터 육성 △국제적인 연구 환경 및 기업 활동 여건 조성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상업화 기반 구축 사업으로는 정부와 연계해 정부출연연의 연구소기업 설립을 허용하고 이에 따른 기술 출자와 투자를 활성화 해 나갈 계획이다. 또 외국인 투자기업 및 연구기관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세제지원과 국공유재산 임대료 감면, 임대부지 조성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생각이다.

 -최근에 발족한 대덕R&D특구 비전위원회의 성격과 역할은.

 ▲비전위원회는 대덕R&D 특구 지원을 위해 대전시의 대표적인 기업과 교수, 연구원, 창업지원 관련자 등 각 분야별 실무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됐다. 혁신 주체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구성된 만큼 운영 방법도 시 조례 등에 의한 위촉 등 형식적 절차 없이 자율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월 2회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해 대덕R&D특구의 비전을 마련하고 추진 전략을 주도적으로 세우게 된다. 혁신 주체별 유기적인 협조 체제 구축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특구 육성을 위한 연구 개발 사업도 발굴하게 된다.

 -대덕밸리는 대덕연구단지의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IT·BT·NT 등 첨단 산업 인프라 구축이 가장 뛰어난 곳이며 이제 이에 바탕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따른 특성화정책 구상은.

 ▲대덕R&D특구의 목표는 대덕의 R&D 역량을 기반으로 부족한 생산 기능을 보완하고 인프라 지원보다는 소프트웨어적인 운영 시스템 개선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IT·BT를 포함해 원자력(RT)·에너지(ET)·나노(NT)·항공우주(ST) 등 6T 분야 중심의 세계적 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현재 시에서 추진중인 정보통신·바이오·첨단 부품 및 소재·메커트로닉스 등 4대 전략산업과 유비쿼터스·원자력·국방·항공우주 등 4대 신성장 산업은 특구에서 추진코자 하는 사업과 대부분 유사한 사업으로,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면서 첨단 산업을 육성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대전시 1∼4공단의 전통 산업을 첨단 산업과 퓨전화를 추진하면서 신3차산업인 첨단 문화산업과 회의 산업도 병행해 육성할 방침이다.

 -지난해 BT전략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IT 전략 구상 중에 있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진전사항이 있나.

 ▲IT는 우리 시의 4대 전략산업 중 가장 큰 부분이다. 다음달 준공되는 이동통신 및 무선통신 분야의 부품 기술 개발을 본격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또 IT 산업의 물적 기반이 될 3000평 규모의 IT 전용 벤처타운을 올 상반기 착공, 이 산업을 주도해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산업 효과가 큰 IT 산업 육성을 위해 IT를 기초로 이뤄지는 유비쿼터스 산업을 4대 신성장 산업을 선정해 집중 육성해 나가겠다. u대전 로드맵을 수립해 공공 부문 통합 모델 및 산업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 디지털홈 실현을 위한 u스마트홈을 구축해 대전을 테스트베드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나가겠다. 첨단산업진흥재단의 소프트웨어타운 구축 사업을 중심으로 지역 기업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에도 집중하겠다.

 -대덕R&D 특구 성공의 관건인 연구 성과물의 구체적 상업화 추진방안은.

 ▲시에서는 최근 상업화 지원을 위해 대덕R&D특구 지원본부 산하 조직으로 기술상업화센터 설치를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기술 평가와 기술이전, 기술 마케팅, 상업화 펀드 운영 등 종합적인 상업화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상업화 지원 방안으로는 연구소 및 대학 보유 기술의 상업화를 위한 기술거래시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특구 연구개발 사업을 본격화 해 나가겠다. 또 2000억원 규모의 특구 전용 벤처 펀드를 조성해 금융 지원에 나서며 다학제·융합 학과를 설치해 수요 지향적 인력 양성·수급 시스템을 조성해 나가겠다.

 -올해를 포함한 장기적인 차원의 대덕밸리 벤처 산업 육성 방안은.

 ▲지난해까지 대덕밸리에서는 총 9개의 기업이 코스닥에 진출했다. 시에서는 올해 15개 이상의 지역 벤처기업들이 코스닥에 진입해 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육성책을 펼치겠다. 특히 올해를 ‘제2의 대덕밸리 벤처 활성화의 해’로 삼아 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자금확보, 인력수급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지원에 ‘올인’할 생각이다. 장기적으로는 오는 2009년까지 튼튼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벤처기업 1300여개가 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단위 벤처 단지로 육성해 나가겠다.

 --------------------

  

 

 -최근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대덕밸리의 부지난 해소 방안은

▲기존 부지 활용 면적과 건폐율·용적률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 3단계 산업에 돌입한 대덕테크노밸리는 1월 현재 가용 부지가 22만4000평에 달하고 있다. 연구단지내 건폐율은 20%에서 30%로, 용적율은 80%에서 120%로 각각 상향 조정됐다. 연구단지내 녹지 구역 중 36만평을 추가 개발이 가능한 부지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대전시 외곽 지역에 30만∼50만평 규모의 3∼4개 신규 산업 단지를 조성, 연구단지의 R&D 상업화를 위한 시설 부지로 제공할 계획이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

-대덕R&D 특구법 통과로 그 어느때보다 대덕밸리에 대한 국내 대기업과 해외 유수 연구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현재까지의 유치 진행 상황은 어떠한가

▲대덕R&D 특구 지정 이후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대덕밸리 입성을 위해 검토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규모의 문제로 대기업들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는 수도권 소재 휴대폰 제조업체인 VK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일본의 IT 분야 연구개발 및 제품 생산 기업인 아리스넷과 에이아이에스 등과도 MOU를 체결, 연내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해외 유수 연구소로는 허친슨암 연구소와 영국 카벤디시 연구소, 캠브리지대, 미국 프로메가사 등이 대전지역 대학 및 연구소와 MOU를 체결하고 대덕밸리 입성을 추진중에 있다.향후 대전시에서는 대덕밸리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 클러스터 육성을 위해 오는 2009년까지 15개의 외국 R&D 센터와 기업 유치를 목표로 다각적인 접촉과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

-다음달 중 시에서 바이오테크노폴리스 선언을 준비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행사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대전은 전국 바이오 벤처기업의 20%가 소재하고 있는데다 연구단지내에만 무려 100여개의 기업이 자리잡고 있어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BT 집적화 단지로 각광받고 있다.시에서는 오는 3월 바이오벤처타운 준공식과 더불어 ‘바이오테크노폴리스­대덕’선포식을 계기로 바이오 산업에 대한 위상을 재조명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대덕R&D 특구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나가고 국제적 바이오클러스터 조성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하는 국내 최초의 바이오산업 축제 행사로 승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같은 시기에 세계 최고의 암전문 기관인 허친슨 암 연구소의 한국 센터 설립 조인식도 예정돼 있다. 아울러 한남대와 미국 프로메가·바이오벤처기업이 함께 연구·생산·실습을 하는 산학연 협력 모델을 구축토록 유도, 시에서는 이러한 국내외 인프라를 토대로 대덕밸리를 바이오 산업의 핵심 거점 및 동북아 허브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선두 주자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다.

 

◆역점지원사업및 예산

 대전시의 올해 역점 사업은 최우선적으로 대덕R&D특구 기반 조성 사업을 들 수 있다.시는 과기부로부터 100억원을 지원받아 40억원은 IT·BT 클러스터 구축에, 나머지 60억원은 대덕R&D특구지원본부 운영비로 활용할 예정이다.

정부의 10대 신성장 동력 산업의 하나인 지능로봇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센터 건립 사업도 본격화된다.

시는 국비와 시비를 합쳐 총 77억원을 투입, 올 3월 건물 착공에 들어가는 한편 10월에는 1차 도입 장비를 선정할 계획이다.

건물 건립을 끝내고 오는 3월 오픈 예정인 바이오벤처타운과 고주파부품산업지원센터에 대한 장비 지원 사업도 활발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바이오벤처타운내 장비 도입을 위해 93억원의 예산을 책정, 입주 기업과 지역 바이오벤처기업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험 기자재와 장비를 구입할 예정이다.

이동통신 및 무선통신 분야의 부품기술을 지원할 고주파부품산업 지원센터에는 48억원을 지원해 8개 입주 기업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연차적으로 도입키로 했다.

특히 IT벤처기업의 공간적 집적화를 도모하고 연구 공용장비를 갖춘 ‘IT전용벤처타운’건립을 위해 지난해 10억원에 이어 올해 3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배정한다.

센터는 오는 5월중 건물 착공에 들어가 성장단계에 들어선 지역 IT 벤처기업들에게 안정된 입주 공간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건립중에 있는 나노팹센터 지원을 위해 지난해 30억원에 이어 올해도 2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이밖에도 △지방과학연구단지 육성사업(40억원) △허친슨암연구소 한국센터 설립(35억원) △지역혁신특성화(RIS)시범사업(19억원) △대전영상특수효과타운 건립(10억원) △문화산업지원센터(2억5000만원)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1억원)등의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프로필-염홍철 대전시장

  지난 88년 대통령 비서실 정무 비서관으로 관계에 입문한 염홍철 대전시장은 이론과 실무에 해박하고, 강한 추진력으로 난관을 돌파하는 정치학자 출신이다.

‘종속이론’ 전문가로 학계의 주목을 받던 그는 경남대, 경희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관계 입문 후에는 주로 정치기획, 남북관계, 여성문제, 당정 협조 등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5년간 중앙 행정을 두루 경험한 그는 93년 마지막 관선 대전시장에 취임, 대전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치러내 ‘엑스포 시장’으로 널리 알려졌다.

민선 3기 시장에 오른 뒤에는 특유의 추진력과 끈기를 내세워 치열한 정쟁속에서도 대덕R&D 특구 지정을 일궈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도 높아 전국 최초로 ‘복지 만두레’를 시행, 차상위 계층에 대한 복지 모델을 도입하기도 했다. 충남 논산이 고향으로, 혈액형은 O형이다. 부인 이종숙 여사(55)와의 사이에 2녀가 있으며, 종교는 기독교이다. 저서로는 ‘종속과 발전의 정치경제학’, ‘공직자에는 마침표가 없다’등이 있다.

<약력>

△1972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74년 연세대 행정대학원(행정학 석사) 졸업 △1981년 중앙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정치학 박사) 졸업 △1983년 미국 콜럼비아대 대학원 정치학과 수학 △1988년 대통령 정무 비서관(88.6∼93.3) △1993년 대전시장(93.3∼95.3) △1996년 한국공항공단 이사장(96∼98) △2002년 한밭대 총장(200.4∼2002.4) △2002년 대전시장(2002.7∼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