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의 IT구상](3)박광태 광주광역시장

 광주시의 2005년 시정 슬로건은 ‘경제가 살아야 시민이 산다’이다.

시는 이같은 대명제 아래 올해를 ‘생산도시 광주의 원년’으로 삼아 시정의 모든 역량을 경제살리기에 결집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잘사는 경제도시 건설 △아시아 문화수도로의 도약 △따뜻한 복지공동체 구현 △미래지향 도시 공간조성 △일류 행정 실현 등 5대 분야별 과제를 역점 추진키로 했다.

박광태(62) 광주시장은 “올해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좋은 ‘1등 광주’를 건설하는 기틀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생활가전 유치, 광산업 2단계 추진, 문화수도 원년 선포 등 전자와 정보기술(IT), 문화기술(CT) 산업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둬 자신감을 얻은 그는 새해를 힘차게 시작했다.‘경제살리기’와 ‘문화수도 조성’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되는 박 시장의 새해 시정구상을 들어봤다. 

 

-지난 한해의 시정을 평가한다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이전으로 광주가 명실공히 국내 최대의 디지털 정보가전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또 광산업의 성장단계 진입을 위한 2단계 사업도 예정대로 추진했으며 첨단 과학산업단지를 LED 중심의 혁신클러스터로 조성하기 위한 발판도 다졌다고 본다. 특히 문화수도 원년 선포식도 성공적으로 치렀다. 비록 개인적인 사정으로 시정의 공백을 빚어 아쉬운 해였지만 전자와 IT, CT 등의 분야에서 예정대로 사업이 진행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첨단도시 광주를 만들기 위한 구상은.

▲올해부터 오는 2009년까지 5년간 1등 광주건설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열악한 광주를 선진도시로 탈바꿈시켜 놓을 청사진이다. 우선 자동차·정보가전·광산업 등 3대 산업을 중점 육성하고, 4대 전략산업인 첨단 부품소재산업·디자인 산업·신에너지 산업·문화콘텐츠 산업의 성장기반도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에 생명정보기술 융합사업과 나노클러스터 사업, 정밀금형산업 등 신기술 응용산업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또 지역산업의 연구역량과 마케팅, 네트워크도 획기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며 내륙 삼각 거점도시인 광주·대구·대전의 ‘R&D’ 특구 지정을 추진해 서남권 과학기술 거점도시로 거듭나도록 할 계획이다.

-전략산업인 광산업의 집적화 사업평가와 향후 계획은.

▲지난 2000년부터 4년간 광산업 1단계 사업을 통해 광주는 광관련 인프라가 전국에서 가장 잘 갖춰진 도시가 됐다. 인력양성과 기업체의 기술력 향상, 제품의 경쟁력 강화도 이뤄졌다. 지난해부터 5년간 계속되는 광산업 2단계 사업은 반도체 광원과 광통신부품에 대한 집중 투자와 LED밸리 조성이 핵심이다. 특히 미국 애질런트 등 해외 기업체의 유치도 역점시책이다. 이러한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오는 2010년 광산업 생산액은 7조원을 넘어설 것이다.

-가전 및 첨단부품·소재산업의 비전은.

▲지난해 삼성전자 수원공장의 세탁기 및 에어컨 라인과 30여개의 협력업체 이전으로 광주의 전자산업 육성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이에 맞춰 시도 생활가전의 경쟁력 강화와 전자부품산업 육성차원에서 올해부터 2008년까지 4년간 1055억원을 들여 디지털컨버전스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과 연계한 지능형 정보가전 연구개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광주는 50여개에 달하는 첨단부품·소재 기업들을 전문화·대형화해 나갈 것이다. 또한 티타늄 등 특수합금부품·초경량 신소재 원천기술을 확보해 질적 향상을 도모하면서 이들 부품·소재의 공급 기지로 삼을 방침이다.

-디자인과 신에너지 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데.

▲2002년 산자부로부터 지역디자인센터 건립대상지로 선정돼 국비 250억원 등 총 500억원을 투자해 디자인센터를 건립중이다. 올 연말에 건물의 완공되는데, 자동차·전자 등 기존 산업과 광산업, 에너지, 첨단부품·소재산업 등 신산업을 디자인과 연계시켜 육성할 계획이다. 또 선진 디자인 전시 및 마케팅 등 종합 디자인 행사인 ‘광주디자인비엔날레’도 올 10월에 창설된다. 이를 통해 디자인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세계 선진 디자인 도시와 교류를 강화할 방침이다.

시는 이미 태양에너지 도시(솔라시티)를 선포했다. 이미 조선대에 국내 유일한 태양에너지실증연구단지가 조성돼 있다. 앞으로 그린빌리지와 신·재생에너지 교육·홍보관 등을 건설해 시민 참여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해 나가겠다. 아울러 국내·외 기업 및 전문가를 유치하고 산·학·연 협력체계 구축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광주 연구·개발(R&D)특구 유치 및 조성을 위한 방안은.

▲광주 첨단과학산업단지에는 광주과학기술원과 한국광기술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광통신연구센터 등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광산업 관련 연구기관이 밀집돼 있다. 또 대학과 기관에는 총 150여개의 연구소가 설치돼 있어 광주의 R&D에 대한 인프라와 역량은 충분하다고 본다. 앞으로 첨단산업단지를 중심으로 R&D 특구 지정에 노력하겠다. 특히 올해 연구개발비로 2530억원을 지원하는 등 매년 그 비중을 높여 연구력 강화와 전문 인력 유치에 박차를 가하겠다.

-그동안의 기업 및 투자유치 성과와 계획은.

▲지난 2002년 취임 때부터 시정의 최대 목표를 투자유치에 두어 왔다. 투자유치기획단을 구성, 인원을 대폭 늘렸으며 투자유치기획단장에는 민간기업의 경영마인드와 전문지식을 갖춘 인물을 영입했다. 또 각종 투자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하고 투자촉진지구도 지정해 국내·외 기업 유치에 노력해왔다. 그 결과 지금까지 196개 기업에 약 1조 2022억원을 유치했으며 투자를 약속하고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기업도 76개사에 이른다. 올해에도 직접 3∼4차례 해외 투자유치에 나서고 국내에서도 3차례 기업유치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아시아문화수도 조성과 문화산업 육성 계획은.

▲광주-문화수도 조성은 참여정부의 핵심 국책사업이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문화수도 조성 원년 선포식이 열렸다. 문화수도 조성은 영상·애니메이션·게임 등 문화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사업이다. 올해는 모든 역량을 결집해 문화수도의 기본 틀을 중앙정부의 종합계획에 반영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문화시설과 콘텐츠 산업, 영화스튜디오 등 문화 관련 기관과 관광산업이 집적된 첨단문화복합단지도 조성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올해부터 국비지원으로 컴퓨터가공영상(CGI·Computer Generated Image)사업이 추진된다. 문화산업 인력양성에서부터 제작지원과 마케팅 지원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시스템을 갖추는 사업이다. 21세기는 문화산업에서 각국의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믿는다. 광주는 다양한 유·무형의 문화유산과 우수한 인적기반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첨단과학 기술도 뛰어나 세계적인 문화산업 클러스터로 육성될 수 있다고 본다.

-광주시의 공공기관 유치노력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광주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기기 위해서는 지역개발에 파급효과가 큰 대형 공공기관을 유치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시는 중점 유치기관으로 20개 기관을 선정했다. 그중 한국전력공사 등을 유치해 신에너지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기여토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한국문화예술진흥원 등 문화수도 육성을 견인할 문화산업 중추기관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광주시가 추진하는 각종 대형 프로젝트와 밀접한 공공기관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

*박광태 시장은...

박광태 광주시장은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변신에 성공한 인물이다. 69년 정치에 입문, 지난 92년 14대 총선(광주 북갑)에서 전국 최다득표로 화려하게 정치권에 입문해 내리 3선 가도를 달렸다.

완도 출신. 목포 문태고를 거쳐 조선대 법대를 졸업한 박 시장은 국민회의 수석 사무부총장, 국민회의 광주시지부장, 국민회의 제2정책조정위원장, 경제대책위원장, 민주당 광주시지부장, 총재특보, 당무위원 등 화려한 정치 및 정당경력을 소유하고 있다.

14대 이후 줄곧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산자위원장까지 지냈으며 한국광산업육성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광주시가 주력 사업으로 광산업을 유치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지난 2002년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광주시장 후보로 합의 추대돼 당선됐다. 박시장은 국회 산자위 시절의 수뢰 혐의로 지난해 1월 전격 법정 구속됐다가 6개월여만에 항소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아 직무에 복귀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박광태시장은 업무복귀 후 광산업과 디자인, 첨단부품·소재 등 특화 전략 산업을 집중 챙기는 한편 정부의 문화수도 조성사업에 문화산업(CT) 육성계획이 포함될 수 있도록 틀을 새로 짜는 등 광주경제 살리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는 현재 한국발명진흥회회장과 전국테크노파크협의회 고문을 맡아 활동하는 등 경제 분야 마인드 만큼은 어느 지자체장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점사업과 예산

광주시는 광산업 2단계 사업의 내실있는 추진과 함께 디자인과 첨단 부품·소재산업, 신에너지, 콜센터 등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을 통한 다양한 지역경제 활성화 노력이 전개된다.

◇광산업=지난해 시작돼 2008년까지 5년간 계속되는 광산업 2단계 사업에는 총 3863억원이 투입된다. 올해부터 반도체광원 시험생산지원 등 4개 인프라 사업(사업비 932억원)이 본격화된다. 또 차세대 광반도체 소재·부품·시스템 기술개발 등 연구·개발(사업비 1488억원) 사업도 추진된다.

이와는 별도로 2만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댁내광가입자망(FTTH) 서비스 개발 시범사업에도 1194억원이 투입돼 본격화되며 앞으로 5년간 1239억원을 투입되는 발광다이오드(LED) 혁신클러스터 사업도 시작된다.

◇디자인 및 첨단부품·소재=연말까지 광주첨단산업단지에 500억원이 투입된 광주디자인센터가 건립된다. 광주전시컨벤션센터에서 10월 열리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50억원이 투입된다. 부품·소재산업과 관련, 올해부터 2008년까지 1055억원이 투자돼 디지털컨버전스센터가 건립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광주지역본부에 첨단부품소재 시험생산시설이 들어선다.

◇신에너지산업=시는 오는 2011년까지 국비 707억원 등 모두 1939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세부사업으로는 관련 대기업 유치 및 기술개발, 인프라 구축 등이 있다. 또 오는 8월까지 미국 파워라이트사와 공동으로 광주전시컨벤션센터에 100억원이 투입된 1㎿급 태양광 발전소도 건립된다.

◇콜센터 유치=현재 20개사에 달하는 콜센터 유치사업도 올해 계속된다. 이를 위해 콜센터 인프라 우수성을 집중 홍보하는 한편 여성인력 고용확대에 따른 보육시설 지원, 인력센터 운영 등의 사업도 추진된다.

◇문화산업=시는 올해부터 2009년까지 ‘고화질(HD)영상콘텐츠 제작 및 HD방송미디어 센터’와 ‘종합특수촬영스튜디어’를 건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디지털 콘텐츠 R&D센터 및 지원시설을 짓기로 하고 현재 세부적인 예산 마련에 들어갔다. 특히 올해부터 300억원을 투입하는 컴퓨터가공영상(CGI)사업을 본격화해 영화·애니메이션·게임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문인력도 양성한다. 이와 함께 문화산업의 기초 역량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산업도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