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는 디지털 환경과 아날로그 환경이 조합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유비쿼터스 환경이 학계, 언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비롯해 특정 분야를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전문가 역시 연구 분야나 학계에 국한되지 않고, 해당 관련 산업 분야로 응용되면서 u관련 전문가들이 속속 배출되고 있다. 올 초 ‘u세상 속으로’라는 기획물로 유비쿼터스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는 본지는 학계와 연구계는 물론 정부기관과 통신·부품·SI 등에서 선구자 역할을 맡고 있는 전문가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유비쿼터스 용어가 사용된 것은 10여년전 쯤으로 추산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IT정보센터장을 맡고 있는 하원규 박사를 유비쿼터스 도입의 선구자로 보고 있지만 비슷한 시기에 학계의 움직임도 시작돼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김동환 중앙대학교 공공정책학부 교수와 최남희 국립청주과학대학 행정전산학과 교수는 하 박사와 함께 국내 유비쿼터스 ‘1세대 3인방’으로 불린다. 이들은 3년전부터 ‘유비쿼터스연구회’를 결성, 공동으로 출판 활동을 하는 등 유비쿼터스와 관련한 활발한 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이한 점은 유비쿼터스를 구현하는 기술 인프라의 중요성 때문에 유비쿼터스 관련 선구자적 역할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먼저 발생했을 것이란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국내에 유비쿼터스 개념을 소개하거나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는 초기 인물들은 사회과학 분야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큰 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비쿼터스 접근을 기술적인 관점에서가 아닌 문명사적인 접근과 시각을 가지고 유비쿼터스 기본 개념과 본질부터 파악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간 혁명을 통한 생활 혁신이 곧 유비쿼터스요, 이런 공간 서비스가 이뤄져야 새로운 시장과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국내 유비쿼터스 원조들의 생각이다. 이들의 사례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국내 유비쿼터스 학계를 주도하는 인물 중에는 사회과학 분야에서 출발한 교수들이 유달리 많다.
오래전부터 e거버먼트 개념을 소개하며 전자정부 프로젝트를 주도해온 조덕호 대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영남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과에서 도시 및 지역계획학을 전공했다. 이후 국내외 주요 연구소에서 다양한 연구 경험을 쌓았다.
또, 여성으로 국내 최초의 ‘유비쿼터스 박사 1호’라는 타이틀을 달아 주목받은 김선경 충남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도 빼놓을 수 없다. ‘유비쿼터스 정부 서비스 방안’이란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서울시립대학교 전자정부연구소 선임연구원 시절부터 ‘U-Goverment’ 개념적 설명을 시도해 왔다. 또 김도훈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도 앞선 이들과 함께 국내 유비쿼터스 학계 인맥의 큰 줄기 중 하나로 꼽힌다.
학술적인 성과로 전문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교수들로는 권오병 경희대학교 국제경영학부 교수와 우운택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를 꼽을 수 있다.
경영정보시스템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권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이후 한국과학기술원 경영과학과 공학석사, 박사를 받았다. 연구분야는 주로 에이전트 기술, 상황인지 컴퓨팅, 웹서비스, 사례기반추론의 지능형 시스템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분야로 본격적으로 기여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도에 카네기멜론 대학 전산학과에서 노먼 사데교수와 함께 ‘MyCampus’라고 하는 유비쿼터스 시스템 구축 관련 프로젝트에 개발팀으로 참여하면서부터다. 그 이후로 CAMA, NAMA, ubiDSS, ubiES 등 유비쿼터스 상거래를 목표로 하는 상황 인지 기반의 비교쇼핑, 개인비서 시스템을 개발하여 프로그램 등록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유비쿼터스 시스템으로 실현되는 서비스의 수준을 평가하는 평가 방법론도 구축하고 있다.
3차원영상, 가상현실, HCI, 유비쿼터스 컴퓨팅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우 교수는 남가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첨단영상연구소 초빙연구원과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 출신인 우 교수는 유비쿼터스 환경 지향 3차원 시각기반 상호작용 기술, 실감미디어 기술 응용 연구에 주력하고 있으며 3D 영상기반 실감 미디어 제작 및 증강현실기술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핵심 요소로 부상한 유비쿼터스 ID(Ubiquitous Identification) 기술 분야의 아주대학교 김영길 교수도 눈길을 끈다. u ID는 기존의 마그네틱이나 바코드 시스템을 대체할 사물자동식별 기술로 국방·의료·유통·교통·보안·제조·서비스·행정 등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이외에도 손영우 연세대학교 교수, 이재호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송형규 세종대학교 교수, 김병관 아주대학교 교수 등도 빼 놓을 수 없는 전문가로 꼽히며, 오태원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전파공학과 교수도 휴대인터넷 등 전공 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전통적인 교수 타입을 벗어나, 산학연계에 중점을 두고 유비쿼터스의 현실 적용을 위해 노력하는 교수들도 많다. 대표적인 인물들이 조위덕 아주대학교 교수, 이근호 순천향대학교 교수, 정창덕 서울벤처정보대학원대학교 교수, 오재인 단국대학교 교수 등이다.
조 교수는 재단법인 유비쿼터스컴퓨팅사업단을 이끌며 산학관련 기초연구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인물이다.
반도체 연구에서 출발한 조 교수가 연구개발분야에서의 산학협력에 접근하고 있다면, 이 교수는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의 접근 차원에서 산업정책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경우다. 조 교수가 과기부를 대표하고 있다면 이 교수는 산자부 정책을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오재인 단국대학교 상경학부(경영정보학 전공) 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휴스턴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텍사스에이앤엠대학(프레어리뷰) 교수로 재직하면서 전략정보시스템의 평가 툴인 SC를 개발하고 아메리컨캐피털, 내셔널 오일웰, 랜덜스 등 유수기업에 적용한 바 있다.
경영정보, 유비쿼터스, 벤처경영, 정보감사보안 등을 전공한 정 교수는 KAIST(MIS), 미국 캘리포니아 CN 대학 박사학위를 받고 일본 도시바, 와세다대와 미국 GE, GA Tech University 연구원을 역임했다. 한국유비쿼터스학회 회장이기도 하다.
또, 특허청을 비롯한 산학연 관계자들이 두루 참여한 가운데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유비쿼터스 특허연구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ICU 김대영 교수도 놓칠 수 없는 인물이다.
이와 함께 특정 분야에서 유비쿼터스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교수들도 있다. 웨어러블 컴퓨팅 분야의 정기삼 용인송담대학교 의료정보시스템과 교수가 대표적이다. 전기공학박사인 정 교수는 생체신호처리, 의료정보학, 의료기기 설계 분야의 전문가다. 송해룡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송·통신 융합 분야에서 유비쿼터스 개념을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수평적 확산을 위한 분야별 인재 육성을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uT)은 정보기술(IT) 외에도 바이오기술(BT)·나노기술(NT)·환경기술(ET)·문화기술(CT) 등의 메가융합 연구개발이 요구된다. 또한 개인의 보안 및 프라이버시 문제와 비즈니스 모델 등의 사회·제도적인 문제까지를 고려해야 하는 범사회적인 문제를 포괄한다.
현재의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은 신제품 개발주기 측면에서 볼 때 도입기 초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도입기 초반에 몇몇 전문가에 의한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의 도입과 연구개발의 추진은 우리 나라의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 확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초기 국내 유비쿼터스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산원, 전자부품연구원, 정보통신부 등에서 일부 ‘싱크탱크’그룹에서 주도해왔다면 이제는 이들의 노력과 함께 산·학·연의 보다 결속된 연계를 만들어가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금까지의 국내 유비쿼터스는 제3 공간 등 철학적 의미를 마련하고 개념을 잡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비쿼터스 환경 구현을 위한 방향성을 설정하고 관련 산업에 적절히 적용해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즉, 몇 사람에 의존한 수직적 확산 시기를 벗어나 수평적 확산을 시도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u도시, u교육, u정부, u국방, u의료, u생활 등에 대한 큰 그림을 하원규 박사, 최남희 교수, 김동환 교수 등이 그려 놓았다면 이제는 u도시는 도시 계획 전문가, u국방은 군 관련 전문가, u의료는 의료분야 전문가 등이 맡아야 한다. 사회 각 분야에 유비쿼터스가 접목돼 유비쿼터스와 정치, 유비쿼터스와 택배, 유비쿼터스와 마케팅 등 수도 없는 많은 분야가 개발돼야 한다는 것. 유비쿼터스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교육과 보급을 통한 수평적 확산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럽의 경우는 EU커미셔에서 추진 중인 7개의 주요 연구개발 테마 중 IST(Information Society Technologies)의 ‘사라지는 컴퓨팅(Disappearing Computing)’을 통해 EU 주요 국가별 산학연의 콘소시엄 형태로 연구개발을 추진중이다. 지난해부터는 ‘DC2’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미국의 경우 DARPA 등의 정부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개별 대학, 연구소 및 기업에 의한 민간분야에서도 다양한 연구개발을 수행중이며, 일본은 총무성을 중심으로 한 ‘e-Japan’ 전략 이후의 2010년 유비쿼터스 미래 사회상을 바탕으로 한 ‘u-Japan’ 전략을 실행중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국가적 아젠다로 ‘u-Korea’의 성공적인 구현과 향후 소득 2만불을 이끌어갈 성장동력으로서 유비쿼터스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눈에 보이는 단기 상품화에 초점을 두어 기존에 상용화된 IT 기술들을 이용해 유비쿼터스 서비스 기술로 제시하는 경향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조위덕 아주대학교 교수는 학제간 연계를 통한 메가융합형 전문가 육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 사회에 적합한 인재 육성은 장기적으로 유비쿼터스 관련 개별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개별 산업에 대한 막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기초를 제공해 준다는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