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를 넘어 시스템 강국으로](2부)도약의 씨앗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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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DDI

 노트북PC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반도체는?

 대부분은 메모리로 생각하기 쉽지만 정답은 보통 LCD구동칩(LDI)이라 불리는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이다. 노트북PC에는 대개 8개 정도의 메모리가 사용되지만 화면을 표현하는 액정표시장치(LCD)에는 이보다 2배나 많은 14개에서 16개를 LDI로 사용한다.

 DDI는 특히 삼성전자, 매그나칩반도체 등 국내를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토마토LSI, 리디스테크놀로지 등 국내 중소기업들도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여서 국내 반도체 산업에서 제 2의 메모리로 여겨지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꽃 DDI=LCD 드라이버 IC는 LCD에 화면을 표현하는 데 필요한 IC다. LCD는 무수한 화소로 구성되며 화소마다 적색·녹색·청색 3가지 색상을 조합해 색상과 밝기를 나타낸다. 적색·청색·녹색을 켜거나 끄는 데 사용되는 IC가 바로 LDI다. 따라서 모든 LCD에는 이러한 LDI가 부착돼 있다. 보통 소스 IC와 게이트 IC로 구성되며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더 많은 IC를 필요로 한다.

 DDI 제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술분류는 인터페이스, 출력채널 수, 컬러 그리고 액정기술이다. 모니터·노트북 PC 등 대형 패널용 DDI는 원가 경쟁력에 의해 주도되므로 다채널화에 의한 표준화, 피치 미세화에 의한 차별 양상을 띠고 있다. 패키지도 양산안정성이 뛰어난 TCP(Tape Carrier Package) 위주로 개발이 진행돼 오다가 최근에는 칩 축소, 다채널화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미세 피치에 강점이 있는 COF(Chip On Film)로의 전환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화면·고화질·광시야각 LCD TV 대응을 위한 새로운 아키텍처의 도입도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패널 대형화와 그에 따른 데이터 전송속도 급증에 따른 전력소모와 전자파간섭(EMI)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전력 소모를 20% 이상 감소시키고 전자파 간섭을 최소화하는 신개념 시리얼 인터페이스인 ‘와이즈버스(WiseBus)’를 자체 개발한 바 있다. 모바일용 DDI에서는 휴대폰 고급화에 따라 고도의 색재현성, 고해상도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에의 요구가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소스 IC의 경우 LCD TV의 등장으로 지난해에는 10억8200만개에서 오는 2007년에는 22억8800만개로 3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어느 반도체보다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유일한 비메모리 1위 품목=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지난 2002년 DDI 분야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오른 후 2003년에는 1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 비메모리 제품으로는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IMF 시절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내 대표적인 적자사업으로 낙인찍혀 성장사업으로 키우자고 했던 초기부터 퇴출 사업으로 위기를 맞았으나 자사의 LCD사업부(현 LCD총괄)에 대형 TFT LDI를 납품하면서 새로운 힘을 얻게 됐다. 또 STN분야 1위 업체인 삼성SDI, 중소형 TFT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LCD 총괄 등이 향후에도 탄탄한 수요 기반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로부터 분사한 매그나칩반도체(e대표 허염) 역시 LCD에서 1, 2위를 다투는 LG필립스LCD를 고객으로 두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다. 매그나칩은 최근 대형 LCD TV용 10비트 디스플레이 구동 IC(DDI)와 타이밍 컨트롤러 키트를 개발, 오는 4분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트북PC, 모니터에서 LCD TV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그나칩은 이와 함께 현재 중소형 TFT QVGA급 DDI와 OLED용 DDI 등의 개발도 진행, 상반기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DDI 제품에서 지난해 전년대비 40% 성장한 2억6000만달러를 달성하였으며, 올해는 약 3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구동칩 업체인 리디스테크놀로지(대표 안성태 http://www.leadis.com)는 26만화소를 지원하는 TFT LCD용 구동칩 2종을 출시했다. 주로 STN LCD용 디스플레이 IC를 개발해온 토마토LSI(대표 최선호)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소형 TFT LCD 드라이버 IC를 출시하면서 사업을 TFT LDI분야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하나의 칩으로 휴대폰 내외창 TFT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는 IC제품을 출시해 주목을 받은 바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흑백 STN LDI 85%, 컬러 STN LDI 10%, TFT LDI 5% 등의 매출 구조를 가졌으나 올해는 TFT가 70% 이상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터뷰: 고재수 토마토LSI 수석연구원

“휴대폰 등 소형 시장에서 TFT LCD가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이미 1∼2년 전 개발에 착수, 누구보다 빨리 소형 TFT LCD 구동 단일 칩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휴대폰용 QVGA급 TFT LCD 구동 단일 칩을 개발한 토마토LSI 고재수 수석연구원은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칩 개발에 있어서 시장을 내다보는 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연구원은 “처음에는 메모리가 들어간 소스 칩과 파워가 내장된 데이터 칩 등 두개의 칩으로 개발하던 것을 하나로 합하게 된 것이며, 최근에는 두개의 패널을 하나의 칩으로 구동할 수 있는 제품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두개 칩 제품 개발에는 대략 6개월, 양산까지는 1년 정도의 기간이 걸렸으며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 단일 칩을 8개월 이내에 내놓을 수 있었다.

 “제품 개발에서 공정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단일 칩 개발을 위해서는 미세기술과 고전압 기술이 필요한 복합 공정이 사용됩니다. 복합 공정 기술은 국내에서 그동안 시도된 적이 별로 없어서 제품 개발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고 연구원은 앞으로 TFT LCD용 구동 칩 시장이 첨단 고가형과 저가형으로 크게 분리될 것으로 보고 이 시장에 대비해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은 기능보다 저가형 중요해 가격 낮추는 방안을, 선진국에는 MP3P·디지털카메라·TV 등 융복합 트렌드를 수용하는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를 차지하는 국내 DDI 업계가 앞으로도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다양화되는 애플리케이션에 빠르고 적절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적기에 기술을 개발해야 하며, 특히 패널 기술과 궁합을 잘 맞춰야 합니다. 그래야 기술이 앞서면서도 원가가 저렴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고 연구원은 DDI는 사람들의 눈을 통해 제품의 품질이 바로 평가되는 것으로 쉽게 사람의 눈에 맞도록 개발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사람들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