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의 IT구상](5)김태호 경상남도지사

 경상남도는 ‘지식기반 산업수도’를 지향한다. 실사구시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 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첨단산업을 육성해 중장기적으로 ‘지식기반 산업수도’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플랜을 갖고 있다.

 올해는 우선 ‘남해안 경제축’으로 거듭나기 위한 각종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 기계와 메카트로닉스, 조선, 항공·우주산업 등의 분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로봇, 지능형 홈, 바이오산업 등 ‘21세기형 고부가가치 신성장 동력 산업구조’로 전환하면서 한편으로는 인력양성, 일자리 창출, 외자유치 등 다양한 방안들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2단계 ‘메카노21 사업’ 육성을 위해 지역전략산업과 관련 있는 국책연구기관을 적극 유치하고 ‘경남과학기술원’ 설립을 통해 과학기술 기반을 강화키로 했다. 또 지역기술혁신 R&D 예산 확대와 지역혁신체계구축 등 산업별 클러스터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부가가치를 창출할수 있는 새로운 산업을 확대 발전시키고 기존 산업에 지식·정보·디자인을 접목한 이른바 ‘+0.5차 산업’을 적극 육성해나갈 예정이다.

 “경남도가 대한민국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원년’이 될 수 있는 해가 되도록 할 것”이라는 김태호(42) 경남도지사를 만나 그가 품고 있는 과학기술분야 도정 구상과 전망을 들어봤다.

 -경남도는 무엇보다 산업용 로봇, 지능형 홈, 바이오 등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에 거는 기대가 크고, 그런 만큼 지원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이들 분야에서 중점을 두어 추진할 내용은.

 ▲경남도는 그동안의 성장동력원이었던 자본집약적 기계산업을 새로운 첨단기술을 접목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따라서 주력기간산업인 기계산업을 지식기반 첨단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메카노21’ 사업을 추진하는 등 산업구조를 21세기형 고부가가치 신성장 동력산업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

 우선 지식기계산업과 함께 성장잠재력이 가장 풍부한 첨단미래산업인 산업용 로봇, 지능형 홈, 바이오 산업을 우리 도의 4대 전략산업으로 선정해 오는 2008년까지 총 6639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제조업이 중심이 되는 지역산업 특성을 감안해 155억원을 투입한 로봇센터 건립, 602억원을 투자하는 로봇공통기반기술 및 첨단제조용 로봇개발 등 첨단 산업용 로봇 개발을 중심으로 특화된 로봇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또 지능형 홈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산업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2008년까지 1715억원을 들여 5만평 규모의 지능형 홈 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이밖에 생명공학 산업화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바이오 전용펀드 100억원을 조성, 운용하는 등 진주(농생명), 김해(의생명), 통영(해양생명)을 연결하는 ‘바이오 트라이앵글’을 구축해 경쟁력이 높은 바이오 부문도 연구결과를 산업화로 직접 연결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의 바탕이 될 인력양성과 관련한 구상이 있다면.

 ▲국가의 주력산업이 노동집약형→자본집약형→기술·지식집약형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고급 인력양성 필요성이 높다.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기반으로 한 설계기술을 도입하고 기존 기술에 첨단 기술을 접목하여 전략산업의 고부가 가치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산업인력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 경남도는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247억원을 투입해 전략산업별 인력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기계분야에는 174억원을 들여 지식집약형 기계산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도내 6개 대학과 67개 기업이 참여, 산업체 현장파견 신규 인력양성과 현장인력 재교육사업을 실시키로 했다. 지능형 홈 분야에는 55억원에 연간 540명, 생물 산업 분야에는 18억원을 들여 지역 소재 바이오 산업체의 수요 지향적 인력양성을 통한 바이오 산업 육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경남도를 이른바 ‘지식기반 산업 수도’로 만들기 위한 경남도만의 특별한 방안은.

 ▲앞으로는 자본집약적인 기계산업만으로는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 산업에 지식·정보·디자인 등을 접목한 ‘+(플러스) 0.5차’ 요소를 적극 발굴해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아울러 연관산업인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국가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창원국가산업단지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산학연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창원산업단지를 세계적 혁신클러스터로 만들어 나가는 등 경남을 지식기반 산업수도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이다. 나아가 이 지역이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어 남해안 시대를 열 수 있도록 경남과 전남, 부산 등이 동반 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경남도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외국자본 투자유치에 앞서가고 있는데 비결이 있다면.

 ▲지난 1999년 이후 본격적인 투자유치에 나선 이후 작년까지 18개사에 7억8100만달러의 외국인투자를 유치했다. 외자유입액의 57%를 도가 직접 유치했다.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한 공무원들이 공격적 투자유치활동의 결과라는데 의미를 둘 수 있다.

 하지만 경남도가 비수도권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지금까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 투자유치에 관심을 갖지 않았을 때 전국 처음으로 투자유치조례, 조직, 예산 등 투자유치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기회를 선점했다. 또 외국인투자기업전용단지의 확보 등 외국기업에게 저렴한 임대용 공장부지를 제공했으며 시설·고용·교육훈련 보조금의 지급과 15년간의 지방세 감면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마련했다. 앞으로도 다른 시도와 인센티브를 차별화하는 등 공격적 투자유치전략을 통해 올해 목표인 해외자본 4억달러와 국내자본 2조원 달성을 위하여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다. 그 동안 쌓인 노하우와 원스톱 서비스 능력이 각 지방자치단체간의 무한경쟁시대가 된 지금에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올해 완공 예정인 창원컨벤션센터(CECO) 활용계획은.

 ▲올해 9월 개관 예정인 창원컨벤션센터는 부지 1만2185평(4만282㎡), 건물 연면적 1만2473평(4만1232㎡) 규모로 5000명, 480개 부스를 수용할 수 있는 전시장, 6개국 동시통역시스템을 갖춘 국제 회의장,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기계중량물 전시와 도민들을 위한 이벤트 행사를 위한 야외전시장 등 국제수준의 최첨단 시설을 보유하게 된다.

 개관 행사로 지역의 산업 인프라를 이용한 국제자동화정밀기기전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후에도 국제자동차부품산업전시회, 경남과학대전, 지능형 홈·벤처엑스포 등 전문산업 전시회와 채용박람회 등 전시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효율적인 센터관리와 전문적인 운영을 위해 최근 COEX에 2009년까지 5년간 포괄 위탁운영하기로 협정을 맺기도 했다.

 CECO는 앞으로 지역 기업들에 종합마케팅 공간을 제공하고 기술의 유통촉진과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전시컨벤션 및 이벤트를 적극 유치, 호텔·관광·요식 등 연관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을유년을 맞아 지식기반 산업 종사자들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말은.

 ▲우리는 지식과 기술과 정보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 각국이 첨단기술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날로 심화되고 있는 국제경쟁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기술력 우위를 확보하고 지역의 기술과 인재가 중심이 돼 끊임없이 혁신하고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산·학·연·관이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유기적인 연계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국가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확신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산=허의원기자@전자신문, ewheo

◆경남도 지식기반 산업 투자

‘지식기반 산업의 인프라 구축’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경남도의 올해 핵심사업은 주로 지식기반 기계분야와 함께 △산업용 로봇 △지능형 홈 △바이오 등 이른바 4대 전략산업 분야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도는 올해 무엇보다 기술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 예산 확충에 주력하고 2단계에 접어든 ‘메카노21’을 확대해 기계산업을 지식기반 산업으로 재편하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기계산업의 제품 고도화 및 부품 혁신을 위한 R&D 역량 강화와 신기술 융합으로 첨단 제조용 로봇시스템 개발 및 부품 국산화를 주요 목적으로 한다. 지난 2000년부터 작년까지 1단계 동안에는 총 4284억원이 투입돼 산업간 기술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기반기술 개발에 보탬이 되고 있다.

 2단계에서는 △메카트로닉스, 정밀기계, 항공산업 지원센터 및 로봇센터 설립 △시제품 성능 평가 및 관련 업종 정보교류 △기술개발(R&D) 강화 등이 진행되며 올해 85억3000만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창원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화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오는 2008년까지 진행되는 이 사업에는 총 1250억원이 투자되며, 사실상 사업 첫해인 올해 민자와 국비를 합쳐 350억원이 투자된다. 산학연 네트워크 기술혁신체계 구축과 활성화라는 취지의 이 사업은 지식기반 기계, 로봇, 지능형 홈 산업분야의 중소 부품전문업체 육성 및 산업네트워크 구축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

 경남과학기술원 설립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역혁신 및 첨단과학기술 혁신을 선도할 고급 과학기술인력 양성 △첨단산업 분야 연구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지역 균형발전 기여 차원에서 추진된다. 올해 1억5000만원을 들여 입지선정 등을 추진하는데, 총 2012년까지 총 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바이오 사업은 진주, 김해, 통영(고성)을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육성하는 것을 골자로 총 1857억원이 투자된다. 올해 중으로 바이오 전용산업단지 조성을 완료해 향후 바이오 벤처플라자를 건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태호 지사는 누구

 ‘42세 도지사.’ 작년 6월 5일 재보선 이후 김태호 경남도지사에게 붙어다녔던 꼬리표지만 그는 불과 1년도 안돼 ‘애송이’라는 인식을 완전히 떨쳐버렸다. 또 ‘CEO형 도백’으로 대변되던 전임자가 주는 부담감도 떨쳐 버렸다.

 서울대 농대 80학번인 그에게서 막 익기시작한 CEO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한편에서는 노련미 넘치는 ‘정치인’의 이미지도 읽힌다. 36세 경남도의원, 40세 거창군수, 42세 경남도지사라는 최근 6년간의 행정가적 경력이 이런 그를 만들었을 것이다.

 김 지사는 초선 경남도 의원 경력으로 2002년 거창군수 공천장을 받아 전국 최연소로 민선 군수에 당선된 후 임기 2년을 남겨 놓고 다시 당내 도지사 보선 후보 경선에 도전해 지금에 이르렀다. 훤칠한 외모와 거구에서 풍기는 후덕함과 달리 그가 얼마만큼 강한 집념을 소유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이력이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라는 평가다.

 인구 320만의 경남도를 이끌고 있는 ‘도백’ 김 지사는 아직 그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 을유년이 데뷔 무대나 마찬가지다. 올해는 지식기반 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경남도의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업그레이드된 로봇, 지능형 홈, 바이오산업 등을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해 육성키로 했다. 특히 ‘메카노21 사업’을 완성하고 지역전략산업과 관련된 국책연구기관을 적극 유치해 도의 과학기술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경남도에서 세계 1등 상품이 쏟아져 나오도록 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