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의 IT구상](7)이원종 충북도지사

 ‘충북을 첨단 BINT 융합기술 요람지로.’ 충북도가 올해 야심차게 내건 슬로건이다. 이원종 충북도지사(64)는 2002년 오송 국제 바이오 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에 이어 지난해 4억6000만달러 규모에 달하는 독일 쇼트글라스사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면서 일약 주목받는 지역자치단체장으로 급부상했다. 이 지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오창·오송단지의 정보기술(IT)·생명기술(BT) 인프라를 바탕으로 나노기술(NT)이 융합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BINT 첨단 산업도시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미 오창과학산업단지는 국내 대기업은 물론 외국 기업들로부터 ‘기업하기에 좋은’ 최적의 산업단지로 각인되고 있다. 지난 한해 외자 유치 실적만 무려 7억5300만달러에 달할 정도이고 쇼트글라스 유치 실적을 포함할 경우 12억달러를 훌쩍 넘어선다. 글로벌 단지로 고공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이 지사가 생각하는 지역 경제 및 과학기술정책 기조와 첨단산업 육성 방안, 정보화 육성책 등을 살펴본다

 -올해 과학기술 정책 운영 방향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을 중점 육성해 ‘과학기술중심 사회’를 선도하는 지자체로 거듭날 계획이다.

 충북은 이미 과학기술 혁신 기반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지역으로 검증된 바 있다.지난 2000년 정보화 선포식 이후 3년만에 충북도는 ‘인터넷을 가장 잘하는 정보화 최우수 도시’로 선정된 바 있다. 읍·면·동까지 광케이블이 깔린 도시는 아마 충북 뿐일 것이다. 바이오 산업에서도 타 시도의 추종을 불허한다. 도 자체적인 연구개발(R&D) 예산율은 2.09%로 전국에서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기술 사업화 예산 역시 1394억원으로 전국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는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위해 오송·오창 단지내 하드웨어 구축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또 바이오신약과 칩, 센서 등 차세대 성장 동력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기술혁신을 통한 R&D 허브로 구축해 나갈 게획이다.

 -지난해 연말 충북도와 인접한 대덕밸리 일대가 대덕R&D 특구로 지정됐다. 최근 충북에서는 대덕밸리 일대만을 R&D 특구 지역으로 한정한 것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한 도의 입장은.

 ▲대전과 청주·천안은 상호 보완 단계에 놓여 있다. 어느 한 지역만을 R&D 특구로 묶어 놓고 육성한다면 파급 및 시너지 효과가 적을 것이다. 각 지역간 네트워킹화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송과 오창 단지의 R&D 특구 지정은 필수적이다. 이들 두 지역은 대학과 연구소·기업 등이 집적화돼 있고 △R&D 성과 사업화 및 창업 △과학기술 혁신 역량 △외국인 투자 요건 등에서 최적지로 꼽히는 등 법에 정한 지정 요건을 모두 갖췄다. 앞으로 도에서는 오송·오창 단지가 특구 범위에 포함되도록 특구 지정 당위성 홍보를 극대화하고, 기업과 기관, 연구소 등과 공조 체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덕과 오송·오창 단지, 충남 등과 연계해 광역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상생 발전의 전략을 마련해 나가겠다.

 -쇼트글라스 등 외국 기업들의 오창행이 줄을 잇고 있다. 비결은 무엇이며 향후 추가적인 투자 유치 전략은.

 ▲무엇보다도 외국인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최적의 여건을 구비했다는 점이다. 오송·오창을 비롯한 도내 전역이 IT·BT산업으로 특화돼 있고 고속도로와 공항 등 편리한 교통망과 용이한 접근성도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했다. 특히 지역내 투자 유치 유관 기관간 유기적인 협조 체제가 강점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우리 도에서는 98년 이후 외자 유치 실적이 17억6500만달러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는 2003년 1억5900만달러 보다 4.7배나 증가한 7억53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컴퓨터, 디스플레이 분야 중 첨단산업 분야가 전체의 83.5%인 7억3600만달러를 차지한다. 독일과 네덜란드, 프랑스, 일본, 미국 등 외국인들로부터 투자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부지가 모자랄 지경이다. 올해는 이러한 강점을 살려 오창 단지에 IT 및 디스플레이 부품·소재 산업 중심지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단지 조성이 가시화되는 오송 단지는 BT 관련 타깃 기업군을 선정해 중점 유치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IT를 중심으로 한 첨단 신산업 육성 정책 방향은.

 ▲충북 수출액의 대부분은 반도체 등 IT 부문이 전체의 76.4%를 차지하고 있다. 도에서도 이러한 강점을 보유한 IT산업을 지역혁신발전 5개년 계획의 전략 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도에서는 IT산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지난해 수립한 충북 IT산업 로드맵을 기본으로 오송 단지와 연계한 BINT 융합기술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IT 전략 산업의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반도체 장비 및 부품 공동테스트센터와 전자정보부품산업지원센터를 각각 오는 4월 완공, 본격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9월에는 충북테크노파크를 착공하고 IT협동화연구센터와 지방과학연구단지 육성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다른 어느 도시보다도 BT산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향후 바이오 산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 달라.

 ▲이미 지난 2002년 바이오 엑스포를 통해 충북의 역량을 충분히 검증받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는 2010년까지 1조5301억원을 투자해 명실상부한 ‘동북아 최고의 바이오 메카’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한국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세계적인 수준의 BT단지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완공을 목표로 오송생명과학단지 조성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150여개 바이오 관련 기업·기관들이 분양 계약을 체결했다. 단지가 조성되면 1만30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와 6조6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 9400억원의 소득 창출 효과 등이 기대된다.

 -도에서 내세우는 첨단 산업벨트의 발전방향은.

 ▲충북도는 오송·오창과 충주∼제천∼단양을 잇는 산업벨트를 첨단산업벨트로 육성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충주첨단산업단지는 중부 내륙권의 첨단 산업 전초기지로, 제천바이오밸리와 증평산업단지는 각각 전통의약산업과 항공우주산업의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오송(보건의료)과 대전(생명의약), 논산(동물자원), 제천(한의학), 영동(기능성식품) 등 오송과 대전·충남을 잇는 초광역 클러스터로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다.

 ▲그간 정보화 지원 사업 성과와 향후 추진 계획 방안은.

 -도에서는 지난 2000년부터 도정 최우선 역점 시책으로 ‘인터넷 가장 잘 쓰는 도’를 추진해 왔다. 6개 분야에 걸쳐 129개 사업을 추진해 온 결과 정보 인프라 및 도민 정보화 수준 향상에 큰 견인차 역할을 했다. 현재 충북은 사업 초기에 비해 인터넷 초고속망이 155Mbps에서 20Gbps로 무려 129개 증속됐고,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도 40만 가구를 넘어서고 있다. 도내 2790개 전 농촌 마을에도 홈페이지가 구축돼 농업의 정보화를 선도하고 있다. 올해는 2단계 사업으로 7개 분야 62개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전국 최초로 오송생명과학단지에 ‘U-바이오 시티’를 조성, 도시내 모든 자원을 지능화·네트워크화한 첨단 신도시를 건설할 방침이다. 시범 지역에는 첨단 인프라 통신망 광대역 통신망(BcN)을 구축, 정보화를 통한 실질적 경제 효과를 창출해 나갈 생각이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etnws.co.kr

 ◆이원종 지사는 누구

 이원종 충북도지사(64)는 지난 63년 체신부 9급 공무원 생활을 시작으로 야간 대학에 입학, 행정 고시에 합격해 서울시장과 충북도지사까지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공직 생활의 대부분을 서울시에서 근무하면서 주요 보직을 두루 섭렵했으며, 관선 충북도지사 재직시 전격적으로 서울시장으로 발탁되는 등 합리적인 업무 추진과 추진력으로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94년 서울 시장직을 물러난 이후 모교인 성균관대에서 강의를 맡고 청주 서원대 총장을 역임하는 등 교육계에 몸담기도 했다. 지난 92년 관선 충북지사에 이어 민선 2기와 3기에 잇따라 충북의 도백으로 선출된 이 지사는 2002년 바이오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충북을 바이오의 중심지로 각인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냈다. 한동안 황량한 나대지로 남아있던 오창·오송 단지를 특유의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국내 IT·BT산업의 요람으로 성장시켰으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산업단지로 탈바꿈시켰다.

 ◆역점 사업과 예산

 충북은 ‘바이오토피아 충북’ 실현을 가속화하기 위해 혁신형 첨단 신산업 발전 기반 구축에 ‘올인’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식약청과 독성연구원 등 4대 국책기관 건물 착공에 들어가 BT·IT 연구 지원시설을 차질없이 건립한다는 방침이다.

 오송과 제천, 영동을 잇는 바이오 삼각축의 중심 기관인 보건의료산업종합지원센터 건립을 위해 국비와 도비 등 총 29억원을 투입한다.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5월 건물 착공에 들어가며 향후 지원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바이오토피아 충북 건설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BINT산업의 요체가 될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차세대 자기공명장치(NMR) 기기동의 막바지 작업을 위해 191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단백질 등 거대 생체 거대분자의 3차원적 입체 구조를 규명하는 데 활용될 NMR 기기동은 향후 신약 개발과 구조단백질학의 핵심 기능 기관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나노바이오연구개발 사업도 본격화된다. 지난해 나노바이오연구개발사업단을 발족한 데 이어 오는 2008년까지 5년간 60억원을 지원, 고부가가치 생체 시스템 나노바이오 산업을 중점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통신사업자협회로부터 선정된 IT협동연구센터 사업에 대한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올해 128억원을 투자해 센터 설계와 함께 IT부품과 바이오센터, 의료정보서비스 등 5개 특화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

 유비쿼터스 충북을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도 분주하다. 오창단지에 30억원을 투입해 유비쿼터스 BIT 융합단지를 조성하고 이에 따른 유비쿼터스 기반 도시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