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워 국내 업체를 긴장시키고 있는 애플의 플래시메모리 타입의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셔플’은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다. 생산 파트너로 MP3 종주국인 우리나라를 택하지 않고 중국을 택한 것은 그만큼 중국의 생산 경쟁력이 한국보다 앞서 있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가 21일 발표한 ‘한·중 간 기술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MP3플레이어는 이미 중국이 산업경쟁력에서는 한국을 0.5년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한국추월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디지털가전 분야 한국 추월 임박=자료에 따르면 디지털가전에서 디지털 TV의 경우 기술경쟁력이 중국에 비해 1.5년, MP3플레이어가 2년, DVD플레이어가 1.5년 정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선진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거대 내수시장, 중국 자체 표준화 전략 등으로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좁혀지고 있어 2010년경에는 중국의 전반적인 기술경쟁력이 한국과 거의 대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격, 생산, 품질, 서비스, 납기, 산업특성 등을 종합한 산업경쟁력은 더욱 심각하다. MP3플레이어의 경우 이미 산업경쟁력에서는 중국이 0.5년 정도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으며 오는 2010년에는 2년 이상 격차가 확대될 전망이다. 디지털 TV는 현재 우리나라가 산업경쟁력에서 1년 앞서고 있지만 2010년에는 역전돼 중국이 0.5년 가까이 앞설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산업경쟁력에서 우리나라가 1.5년 앞서고 있는 DVD플레이어는 2010년에 격차가 0.5년으로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디지털가전 생산이전 확대될 듯=중국이 생산경쟁력에서 우리나라를 앞서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생산기지 이전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관섭 산업자원부 산업기술정책과장은 “이미 디지털가전 분야의 많은 국내업체가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겼고 중국의 산업경쟁력이 계속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도 많은 생산기지가 중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중국은 지난 2003년 기준으로 248억달러 규모의 가전제품을 생산, 163억달러 어치를 생산한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가전 생산국으로 부상했으며 수요 부분에서는 미국(352억달러)에 이어 2위(96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디지털가전 업종에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원천기술을 확보해 나가는 방어전략과 함께 국제기술 표준화 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협력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산자부가 지난 2003년부터 5개년간 주요 품목별로 중국의 기술 경쟁력 분석을 위해 한국산업기술재단에 의뢰해 ‘중국산업기술경쟁력 정보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돼 왔으며 디지털가전, 철강, 금형, 건설기계, 자동차부품, 남성의류 등이 포함됐다. 산자부는 22일 한국기술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이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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