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산업진흥회(회장 윤종용)이 조사한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삼보컴퓨터, 이트로닉스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의 2005년 전자부품 구매계획에 따르면 올해 부품 구매 금액은 작년에 비해 12% 늘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국산 조달 비율도 1.2% 포인트 상승, 부품업체에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 수익악화로 인해 부품 가격 인하를 보다 거세게 추진하고 몰아주기를 통한 가격 인하를 추진할 계획이어서 부품 업체간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친환경 부품 확대추세, 협력업체의 선진경영시스템 구축 요구 등 대기업들의 협력업체에 대한 요구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품목별 희비 쌍곡선=국내 주요 대기업의 2005년 전자부품 구매계획을 살펴보면 품목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셋톱박스(191.4%), VCR&DVDP(51.2%), PC(26.5%), 휴대폰(23.5%), 청소기(10.7%) 등은 부품구매가 늘어나는 반면 해외 생산이 확대되고 있는 캠코더(-28.1%), 모니터(-25%), TV(-19.5%), 전자레인지(-15.8%), 광기록재생장치(-13.2%) 등은 부품 구매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휴대폰의 경우 전체 구매 규모의 절반이 넘는 19조4000억원에 이르는 등 최대 부품 수요처로 자리잡고 있다. TV는 작년에 비해 -19.5% 줄어든 3조6900억원, PC는 2조8000억원 어치의 부품을 구매할 예정이다. 이어 에어컨(1조9500억원), 냉장고(1조8800억원), 셋톱박스(1조22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업체별 조달계획=LG전자는 올해 총 18조5000억원 어치의 부품을 구매,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구매업체로 부상할 전망이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계획에서는 LG전자의 구매금액이 삼성전자를 앞섰으나 실제 실적에서는 삼성전자가 15조7300억원 어치를 구매, 15조1200억원을 구매한 LG전자를 앞섰다. 이 회사가 구매를 크게 늘리는 품목은 TV(35%), PC(33%), VCR&DVDP(50%), 청소기(20%), 휴대폰(37%) 등이며 구매를 줄이는 품목은 모니터(-25%), 전자레인지(-20%) 등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작년에 비해 0.7% 늘어난 15조8300억원 어치의 부품을 구매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 가운데 전체 구매 금액의 75%인 12조원 어치를 휴대폰 부품에 투입할 예정이다. 구매를 늘리는 품목은 셋톱박스(191.4%), DVDP(22.1%), 냉장고(20.4%), 휴대폰(16.3%) 등이며 구매를 줄이는 제품은 TV·모니터(-65.8%), 세탁기(-25.1%), 캠코더(-28.1%) 등이다. 대우전자는 전년에 비해 12.3% 늘어난 1조 4600억원 어치를 구매한다. 이 가운데 TV가 작년에 비해 14% 증가한 4300억원, 냉장고가 16% 증가한 428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삼보컴퓨터는 전년에 비해 36.6% 늘린 1조680억원 어치를 구매, 이번 조사 업체 가운데 구매 성장율이 가장 높다. 특히 노트북 부품의 경우 작년에 비해 187% 늘어난 2230억원의 부품을 구매한다. 이트로닉스는 작년보다 8.8% 줄어든 688억원 어치의 부품을 구매할 예정이다.
◇전략 구매 확대될 듯=LG전자는 올해 전략 구매 확대, 프로세스 혁신 가속화, 공급 파트너십 강화, 구매 능력 관리 강화 등을 주요 구매 정책으로 내세웠다. 특히 최근 휴대폰사업부에서 진행하는 KKK 프로젝트 등 단위 기업당 구매 물량을 늘리고 글로벌 소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 구매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일류 구매도약 기반 구축의 해로 삼고 전략 구매 중심의 원가절감, 협력회사 경쟁력 강화, 구매 SCM의 글로벌 확산, 해외법인 구매 수준 제고 등의 구매 전략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양사는 이러한 정책과 함께 협력업체 선진화 프로그램도 가동, 협력업체의 수준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58개 협력사에 ERP 구축을 지원하고 혁신활동, 인력 등을 지원하며 자금 지원도 확대한다. LG전자는 향후 5년간 협력회사에 1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며 자사 교육 시설을 이용해 협력사의 교육을 지원하며 인력 채용에도 도움을 주겠다는 전략이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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