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클러스터 선도기관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변해야 합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이 ‘혁신’과 ‘클러스터’라는 슬로건 아래 변신하고 있다. 변화의 신호탄은 이미 지난해 10월 김칠두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예고됐다. 김 이사장 스스로가 산자부 차관 재직시 혁신 클러스터 정책을 입안한 장본인이자 산업단지혁신클러스터위원회의 초대위원장을 맡은 클러스터 전문가이기 때문.
김 이사장은 “전국 30개 국가산업단지를 관리하는 산단공이 혁신 클러스터 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것은 다른 어떤 기관보다 혁신 클러스터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만큼 산단공에 있어 ‘혁신’과 ‘클러스터’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전략 그 자체라는 게 김 이사장의 판단이다.
이런 생각은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진다. 지난 7일, 이사장 취임 3개월 만에 단행한 조직 개편과 50여개의 산·학·연 협의체(미니 클러스터)의 구성 및 운영이 그것이다.
지난 40년간 유지해온 ‘고참은 곧 승진’이라는 연공서열의 틀부터 없앴다. 과장급 인사이라도 혁신능력을 보고 과감히 팀장으로 발탁했다. 이사장 이하 경영진이 갖고 있던 주요 결재 권한도 팀장으로 넘겼다.
“이번 조직개편은 산단공 전체를 클러스터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동시에 인적자원의 쇄신을 통해 전 직원을 혁신전문가로 양성하는 데 가장 큰 역점을 뒀습니다.”
미니 클러스터는 특정 제품이나 기술 분야에서 기업과 산·학·연 전문가들이 공동 참여해 경영 및 기술 관련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는 지역 클러스터 내 소규모 협의체다. 미니 클러스터를 통해 전국 산업단지를 혁신 클러스터로 유도, 기반 인프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김 이사장은 “미니 클러스터가 결국엔 국가 전체 혁신 클러스터 사업의 근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전국 산업단지 인근 호텔이나 강당에서는 하루도 빠짐없이 미니 클러스터 관련 행사가 열릴 것”이라고 장담했다.
실제로 중소기업이 밀집돼 있는 반월·시화단지의 경우 지난달부터 이미 기계부품, 자동차부품, 전자부품, 정밀화학, 도금 등 분야별 미니 클러스터가 구성돼 가동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메카트로닉스, 홈네트워크, 광통신부품 등 특정 분야별 미니 클러스터가 전국 시범단지로 확산될 예정이다.
이런 과감한 조직 혁신과 미니 클러스터 운영을 통해 김 이사장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내부적으로 산단공 전 직원이 스스로 혁신을 주도하고 수행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1차적인 과제다. 이런 분위기에서 혁신 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공단 입주업체들이 산단공을 관료적이고 보수적인 기관이 아니라 회사 운영을 가장 가까이에서 도와주는 기관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김 이사장은 “공단 내부적으로 혁신 클러스터 주도 기관에 걸맞은 명칭 개편 등 혁신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며 “산단공은 이미 혁신과 클러스터를 주도하고 실천하는 기관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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