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를 시작으로 캠코더, 복사기, 프로젝터 등 우리 주위에서 늘 사용되는 광학기기의 핵심 부품은 렌즈다. 사람 눈의 역할을 하는 렌즈는 광학기기의 품질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술 장벽이 높아 일본과 독일의 몇몇 업체가 독점하는 렌즈 시장에 불과 창립 1년밖에 되지 않은 국내 벤처가 도전장을 던졌다. 그 주인공은 마이크롭틱스(대표 한학수 http://www.m-optics.net)다.
마이크롭틱스가 세계 렌즈 시장에 과감히 출사표를 던질 수 있는 이유는 비구면 유리 렌즈 관련 기술력에 있다. 비구면 유리 렌즈는 말 그대로 둥글지 않은 렌즈를 말한다. 일반 구면 렌즈는 빛의 입사각이 달라서 맺히는 상이 한 점에 모이지 않기 때문에 실물에 가까운 상을 얻기가 힘들다. 이를 광학용어로 구면수차라고 한다.
반면 비구면 렌즈는 휘어진 비율(곡률)이 다른 둥근 렌즈를 여러 장 붙여 놓은 모양으로 가장 실물과 같은 상을 얻을 수 있다. 백만 화소 이상의 광학 기기에서는 비구면 렌즈가 필수적이다.
특히 비구면 렌즈의 장점은 휴대폰용 카메라모듈에서 빛난다. 비구면 렌즈 1장으로 구면 렌즈 여러 장의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휴대폰용 카메라모듈의 필수 조건인 소형화에 안성맞춤이다. 물론 비용 절감 효과도 낸다.
따라서 세계 유수의 렌즈 업체들은 비구면 유리 렌즈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아사히글라스 등 3∼4개 일본 업체만이 비구면 유리 렌즈를 만들 수 있으며 국내에서는 마이크롭틱스가 유일하다.
한학수 마이크롭틱스 사장은 이에 대해 “비구면 유리 렌즈의 양산은 렌즈 설계기술, 금형설계 및 가공기술, 금형표면 코팅기술, 렌즈 성형기술 등 여러 기초 기술이 집약돼야 가능하다”며 “비구면 유리 렌즈 기술 개발로 일본과의 광학 관련 기술격차를 일년 이내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롭틱스는 작년 2월 설립 후 6월에 휴대폰용 렌즈를 개발하고 8월 레이저프린터용 비구면 렌즈를 만들었다. 이어 10월에 130만 화소와 200만 화소 휴대폰용 비구면 렌즈를 출시했고 11월에는 캠코더용 비구면 렌즈까지 개발 완료했다.
지난 1월부터는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오던 캠코더용 비구면 렌즈와 레이저프린터용 렌즈를 월 30만개씩 생산하고 있다. 또 일본의 샤프, 교세라, NEC 등 굴지의 휴대폰 업체들로부터 휴대폰 카메라용 비구면 렌즈 개발을 의뢰받아 시제품을 보냈다. 올해 2분기부터는 렌즈의 메카인 일본에 수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마이크롭틱스는 현재 월 100만개의 렌즈 생산이 가능한데 이를 연말까지 월 500만개로 늘리고 내년에는 월 1000만개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마이크롭틱스가 ‘렌즈를 통해 세상을 풍요롭게’라는 회사 슬로건처럼 렌즈로 세계인에게 보다 좋은 품질의 영상을 주는 날이 머지않았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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